[목회자 칼럼]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2018/11/08 10:5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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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황의봉.jpg▲ 황의봉목사
  1964년 13일의 금요일에 뉴욕 퀸즈에서 발생한 사건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가? 이 이야기는 로렌 슬레이터가 쓴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라는 책을 통해 소개되었고 우리나라에도 이미 2005년에 번역되어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게 읽고 있다.
 
  1964년 3월 13일 새벽 세 시. 뉴욕 퀸즈에서 아주 끔찍한 범죄가 발생했다. 제노비스라는 20대 후반의 한 여성이 집 앞 도로에서 칼로 난자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범인은 어떤 동기나 이유도 없이 이 여성의 목과 성기를 칼로 난자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소리치며 도움을 요청했다. 비명에 도로 옆 아파트 창문에는 하나둘씩 불이 켜졌다. 이렇게 해서 당시 이 잔혹한 살인의 광경을 자신들의 집 창가에서 직접 목격한 증인들은 모두 38명이나 되었다. 참으로 끔찍하고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곧 수사가 시작되자 사건 자체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그녀가 칼로 온몸이 난자당하는 동안, 그리고 그녀가 죽는 순간까지 터뜨렸을 그 끔찍한 비명을 들으면서도 38명의 목격자들 모두가 그 광경을 철저히 외면해 버렸다는 것이다. 도움을 주기는커녕 그녀가 완전히 절명할 때까지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도대체 왜 이날의 목격자들은 자신의 신변에 직접적인 위협이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렇다고 해서 범인과 목격자들 간에 연결고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들은 사건을 외면했고 젊은 여성은 난도질당한 채 죽어야만 했다. 왜 그랬을까? 38명의 사람들은 왜 신고하지 않았을까? 이것은 의외로 단순하게,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신고하겠지…’라는 생각에 비롯된 것이다.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누가복음 10장을 보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길에서 강도를 만나서 옷도 벗기고 많이 맞아 거의 죽게 되어 쓰러진 사람이 있었다. 그때 제사장이 그 길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의 종교 지도자였던 그는 그저 무심하게 지나가 버렸다. 이 제사장은 아마 성전에 제사를 드리러 가는 중이었을 것이다. 성직을 수행하러 가는 중요한 시간이기 때문에 강도 만나 길가에 쓰러진 형제를 돌볼 수 없는 형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뿐만 아니라, 조상 대대로 성전에서 제사장을 돕고 사는 레위 사람 한 분이 오더니 그를 보고 또 그대로 지나가 버렸다.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누가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는 유대인에게 찾아오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멸시받고 천대받던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하지만 유대인의 자존심은 자신에게 가까이 오고 있는 사마리아 사람을 아는 체할 수 없었다. 또 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사마리아인이 다가온 것이다. 그리고 유대인이 자기를 어떻게 대하였던 그것은 상관하지 않고 지금 그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그 필요한 곳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리스도인에겐 선한 일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죄이다. 우리의 주님은 우리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고 계신다. “너도 이와 같이 행하라”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 살아나가야 할 중요한 명제이다. 
/평안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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