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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교신학회서 교회직분제도 논의

“교회의 직분은 권력이 아닌 섬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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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4.0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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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jpg▲ 이날 학회에서 이승구교수는 한국장로교의 직분제도를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가르치는 장로’와 ‘다스리는 장로’의 구분 통해 장로교 발전
“수석 부목사, 수석 장로란 용어는 유교식 개념으로 옳지 않다”

한국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교파는 ‘장로교회’이다. 이는 매우 특이한 현상이다. 미국에서는 침례교와 감리교가 다수를 차지하고, 유럽에서는 루터교이다. 아프리카와 남미에서는 오순절교회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난달 23일 열렸던 한국장로교신학회 제 33회 학술발표회에서 그 단초를 찾아 볼 수 있다.

이날 학회에서 이승구교수(합신대 조직신학)는 「교회의 임직자 선출과 사역분담의 모범적 사례들」이란 주제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교수는 “한국교회 안에서 직분 문제로 분쟁이 많은 것은 직분을 섬김이 아닌 권력으로 보기 때문이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중세시대 가톨릭에도 임직이 존재했다. 이들은 교회일 만이 아닌 지역 행정도 담당했던 권세가였다”며, “천주교 감독직은 철저한 위계질서에 기초했다. 부제, 사제, 주교(감독), 대주교 순으로 일반 성도는 교회 임직을 맡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중세의 봉건적 질서가 형성됐고, 종교와 권력은 서로 결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개혁 시기에 개혁파 교회는 “목사와 장로 위에 있는 주교는 성경적 근거가 없다고 밝히며 감독직 폐지를 요구했다”고 이교수는 설명했다. 디도서 1:5~7에 근거 감독과 장로가 같은 직임을 주장했고, 디모데전서 5:17 “잘 다스리는 장로들은 배나 존경할 자로 알되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리할 것이니라”를 근거로 개혁파 교회는 목사와 장로직분의 정당성을 내세웠다. 그 결과 “치리 사역으로서 장로의 역할이 회복됐다”고 이교수는 강조했다. 그래서 ‘가르치는 장로’로서 목사와 ‘다스리는 장로’로서 장로가 확립돼 지금의 장로교회가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교수는 이어서 제임스 패커와 스팁스의 저서 〈그리스도안에 계신 성령〉을 분석했다. 패커는 “우리 시대는 현재 평신도 지도자로 섬기는 사람들에게, 우리 제도가 목사에게 부과하는 목회자의 책임을 충분히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신약 성경의 패턴이 요구하는 것이며, 평신도들에게 동일한 은사를 주심을 알고 믿음으로 이런 모험을 감당할 목회자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이것을 제도적으로 잘 드러낸 것이 장로교이며, 그 제도의 의미가 현실적으로 잘 드러나게끔 작업해야 한다”고 해설했다. 그래서 “모든 직분 자들은 하나님의 선출을 받은 동등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종교개혁의 핵심이다”며, “그런데 한국교회는 직분에 있어 종교개혁의 원리가 아닌, 여전히 천주교식 위계질서가 작용하고 있다. 유교적 질서가 이를 강화한 측면도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석 부목사, 수석 장로란 용어는 옳지 않다”고 이교수는 지적했다. 즉 “진정한 겸손이란 하나님 앞에서 모든 직분이 동등하고, 맡은 직임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종교개혁 정신은 바로 성경적 직임의 회복이며 위계가 아닌 그리스도 앞에서의 겸손이 직분자에게 요구되는 첫째 덕목이다”고 밝혔다.

이교수는 장로교정치의 근본적 특징에 대해 “교회의 권세는 지교회의 치리 기관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즉 “모든 지역 교회가 같이 목회하고, 치리하는 역할은 현 장로교회에서 ‘노회’를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로교는 평신도가 대표로서 장로를 선출하는 투표제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교수는 “이런 부분에 있어 한국 장로교는 아직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장로 선출은 사사로운 감정에 의탁하는 행위가 아니다”며, “장로 선출에 따라 교회의 운명이 걸렸기에, 오직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심정으로 투표에 임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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