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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2.2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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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문상.jpg▲ 권문상목사
 
올해는 3·1절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3·1운동이 한 세기나 흐른 시점에서 한국교회에서도 3·1운동 정신이 계속 회자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교회의 세속화는 100년 전 3·1운동 정신에서 얼마나 멀어졌는가? 오늘날 양심 있는 교회 성도들이라면 3·1절 100주년을 맞이하여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두 가지 의미를 살펴보고 한국교회는 어떻게 3·1운동 100주년을 준비하는 게 좋을지 숙고해보자.

첫째, 3·1운동에서 우리는 지도자의 헌신과 희생을 배울 수 있다. 3·1운동은 천도교 15명, 기독교 16명, 불교 2명의 종교계 인사들 총 33명이 목숨 걸고 앞장서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조선을 강제 합병시킨 일본이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폭력과 수탈 행위에 기반을 둔 무단통치를 일삼았다는 점에서 이러한 불합리한 일본의 강점을 규탄하고 조선의 독립을 선언한다는 것은 자기희생적 결단이 없이는 불가능하였다. 3·1 독립만세 운동을 주도했던 이들 지도자들은 자신의 반 제국주의적 행동을 통해 자신이 구속당하여 고문을 당하고 심지어 생명까지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이 거사를 감행하였다.

이들의 자발적 희생은 전국에 걸쳐 만세 시위를 확산하게 하는 동력을 제공하였다. 이는 결국 일제로 하여금 무단통치를 포기하게 하였으며 국민들에게는 임시정부를 수립하여 궁극적으로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독립하는 전환점을 세우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온 국민으로 하여금 정신적으로 하나를 이루게 하는데 33인의 지도자들의 자기희생적 행동이 결정적이었던 것이다. 이는 곧 지도자의 희생적 결단이 대중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모범적 사례라 하겠다.

둘째, 이들 지도자들은 세계사적 민족자결주의에 힘입어 자기 결정을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희망적 메시지를 제시한 자들이었다. 3·1 운동은 단순히 강자에게 한풀이식 일회성 시위가 아니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1918년에 종식되자 각국이 평화 협상을 하는 중 미국의 윌슨 대통령이 민족자결주의 원칙을 천명하면서 식민 지배를 받던 세계 각 나라와 민족은 독립의 희망을 갖는 분위기였다. 이때 이들 33명의 지도자들은 우리나라도 고유의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여 독립할 수 있다는 세계사적 희망의 분위기를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날 우리의 지도자들이 얼마나 세계사적 흐름에 민감하며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 자기결단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지 그 능력이 요구된다 하겠다.

3·1절 100주년을 맞이하여 지도자의 덕목으로 ‘자기희생’과 ‘자기결단’을 진지하게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지도자 무능’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교회는 어떤 마음으로 준비해야 할지 두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3·1운동 지도자들의 자기희생 정신을 본받아, 세속화된 한국교회 곧 기업화된 교회, 물질주의가 지배하는 교회, 명예와 자리에 대한 탐욕이 가득한 교계 등 인본주의가 지배하는 교회에 대해 그 불의를 지적하고 스스로 희생하는 모범을 보여주는 자기희생적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둘째, 3·1 운동 지도자들처럼 자기결단 능력을 제시할 희망의 메신저를 자임할 교계의 지도자를 기대한다. 교회가 신본주의 영적 재무장을 통해 자정 능력을 회복하여 교회 밖 세계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교회 자결주의’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바라본다. 현재 교회 밖으로부터 수치와 모욕을 듣는 한국교회이지만 천국시민 의식의 회복과 성결의 영으로 무장하면 교회 스스로의 힘으로 한국교회의 세속화를 타파하고 한국교회가 우리나라 시민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줄 지도자를 달라고 하나님께 기원해보자.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장·웨신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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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과 한국교회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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