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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5.0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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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기천교수.jpg▲ 소기천목사
 
예수말씀은 누가복음 6장 28절에서 “그리고 너를 비방하는 자를 위해서 기도하여라”고 권면한다. 비방과 기도를 단순하게 대비시킬 때, ‘비방 〉 기도’, ‘비방 〈 기도’, ‘비방 ≤ 기도’, ‘비방 ≥ 기도’ 등으로 구분된다. 비방이 큰지 기도가 큰지 혹은 비방과 기도가 서로 어떻게 상쇄하느냐의 문제이다. 이런 수리·논리적 비교와는 달리 성경은 기도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잠언 27장 11절의 “내 아들아 지혜를 얻고 내 마음을 기쁘게 하라. 그리하면 나를 비방하는 자에게 내가 대답할 수 있겠노라”는 말씀에 감히 하나님을 비방하는 자를 향해서 그 자녀들이 하나님의 중시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게 하면, 하나님께서 자신을 비방하는 자에게 대답하신다고 가르친다. 이 말씀은 무슨 뜻일까? 아버지이신 하나님을 그 자녀들이 거역하지 않고 그 뜻을 따른다면 하나님께서 자신을 비방하는 자들에게까지도 대답하시겠다는 가르침이다.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예수말씀은 잠언의 바로 이런 지혜의 말씀을 배경으로 할 때, 제대로 이해가 된다. 예수는 지혜자로 오신 분이시다. 루돌프 불트만은 예수의 가르침을 ‘지혜 교사의 가르침’으로, 제임스 로빈슨은 ‘지혜자들의 말씀들’로 중시하였지만, 예수는 지혜 그 자체이시다. 잠언의 지혜를 잘 알고 계신 예수께서는 기도를 하나님과의 대화라는 관점에서 ‘비방하는 자’를 위해서 ‘기도하는 자’를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신다고 가르치신다.

기도는 단순한 외침이나 일방적 방언 혹은 되돌아오는 메아리가 아니다. 기도는 대화이고 응답이다. 예수께서는 비방하는 자로 인하여 괴롭고 힘들 때 원망하거나 무기력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도하라고 가르치신다.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대답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기도를 소홀히 여기는 성도들이 많다. 기도하려 하지 않고, 아니 기도만 빼놓고 모든 일을 다 한다. 이것은 신앙인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차라리 일하지 말고 가만히 자리를 펴고 앉아서 기도하라. 기도하지 않고 일할 때는 내가 일하지만, 가만히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면, 그때부터 하나님께서 일하시기 시작한다.

누가복음 11장과 마태복음 6장에 나오는 기도에 관한 예수의 가르침을 읽어 보라. ‘기도하여라’는 단어인 헬라어에만 독특하게 나오는 중간태 명령형은 ‘주어가 한 행동의 결과도 주어에게 미치게 하는 화법’이기에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곧 나를 비방하는 자를 위해서 참고 인내하면서 기도하지만, 그 기도가 정작 비방하는 자에게 아무런 효과를 미치지 못할 때, 그 기도는 결국 기도하는 그 사람에게 미치게 된다. 왜 비방하는 자를 위한 기도가 그를 변화시키지 못할 때도 내게 기도의 응답이 임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비방하는 자를 위해 계속해서 참고 고동을 감내하면서 기도하는 성도들의 기도를 응답해 주시기 때문이다.

기도의 응답은 기도가 상대방에게 임하지 않을 때도 그 기도가 쌓여서 내게로 응답이 되는 놀라운 비밀의 차원이 있다. 흔히 중보기도를 나와 좋은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비방하는 자를 위하여 드리는 기도는 하나님께서 특별관리를 하셔서 그 기도가 비방하는 자를 변화시키지 못할 때, 오히려 나를 변화시켜서 내게 응답되는 축복의 통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낙심하지 말고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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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학동향 - 성서신학] 예수말씀 연구(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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