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19.07.02 16:27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최규창.jpg
 
그대의 눈빛 익히며 
만남이 익숙해져 
이제는 서로가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좋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쓸쓸하고, 외롭고, 차가운 
이 거리에서 
나, 그대만 있으면 
언제나 외롭지 않습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내 마음에 젖어드는 
그대의 향기가 향기로와 
내 마음이 따뜻합니다 

그대 내 가슴에만 
안겨줄 것을 믿고 
나도 그대 가슴에만 
머물고 싶습니다 

그대는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우리 한가롭게 만나 
평화롭게 있으면 
모든 시름과 걱정이 사라집니다 

우리 사랑의 배를 탔으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 
그대는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입니다
   -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2」의 전문

용혜원의 시 속에 승화된 사랑은 지란지교의 관계를 연상시킨다. 지초와 난초같은 향기로운 사귐의 사랑, 그리고 벗 사이의 맑고도 높은 사귐의 사랑에 대한 향기이다. 우리 모두의 순수하고 깨끗한 사랑을 노래하기 때문이다. 그의 사랑의 시들은 절망과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사랑의 메시지이다. 아름다운 사랑을 위한 다리를 놓고, 사랑의 꽃이 피어난 마을을 향한 동행의 노래이다. 깊은 산 속의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처럼, 맑고 청순한 목소리로 사랑의 관계를 만든다. 사랑의 마음이 샘솟도록 용기를 주고,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로 그리운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하도록 일깨운다.

용혜원은 ‘사랑의 시인’이다. 사랑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사랑의 고뇌와 그리움을 노래하고, 아름답고 영원한 사랑을 추구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열정과 그리움으로 성숙한 사랑에 이른다. 그 사랑의 대상은 ‘그대’이며, ‘당신’이다. 그대나 당신은 누구나가 정겹고 사랑스럽게 일컫는 대상이다. 화자인 나의 그대이며, 나의 당신이다. 화자인 ‘나’를 우리 모두의 사랑으로 객관화시키는 것도, 깊은 감동의 공감대를 형성시켜 준다.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2」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승화시켰다. 아름다운 사랑의 깊이와 넓이를 추구했다.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이란 맑고 순수한 사랑의 깊이와 넓이를 복합적으로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제1연은 서로가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좋은 사람이 되었다는 관계를 고백한다. 그것은 그대와의 만남으로 사랑에 대한 눈빛을 익히며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에 대한 관계를 구체화했다. 제2연과 3연은 함께 있으면 외롭지 않고,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고백한다. 쓸쓸하고 외롭고 차가운 거리에서도, 그대만 있으면 언제나 외롭지 않음을 실토한다. 그리고 3연에서는 함께 있으면 그대의 향기가 향기로워 마음이 따뜻함을 고백한다. 1연과 같이 깊은 사랑의 관계를 구체화했다.

제4연은 무르익어 가는 사랑의 바람이다.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에 대한 사랑의 믿음을 승화시켰다. 그래서 그대는 내 가슴에만 안겨줄 것을 믿고, 나도 그대 가슴에만 머물고 싶다는 바람이다. 제5연은 사랑의 만남으로 모든 시름과 걱정이 사라진다. 사랑하기 위해 온갖 말잔치나 꾸밈의 어떤 계산이 없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가롭게 만나 평화롭게 있으면, 모든 시름과 걱정이 사라진다는 사랑의 관계를 승화시켰다. 마지막 연은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미 ‘사랑의 배’에 승선했음을 단정한다. 이 지상에서의 삶, 즉 동행하는 삶을 의미한다.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세상의 바다를 향해 떠나고 싶은 소망이다.

이러한 이 시는 순수한 사랑의 관계와 의미를 일깨워 준다. 사랑의 길 위에서 성숙한 사랑에 이르는 관계를 보여 준다. 한 폭의 수채화로 그린 아름다운 사랑의 풍경이다. 

/시인·한국기독교문인협회 전 회장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 28] 순수한 사랑의 깊이와 넓이 - 용혜원의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2」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