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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7.2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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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김은진.jpg
 
나는 30대 중반으로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이다.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나 아버지가 병으로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 홀로 두 남매를 어렵게 키우셨다. 하지만 어머니도 힘겹게 암투병을 하시다가 내가 20대 후반일 때 돌아가셨다. 나의 20대는 아름답고 빛나는 시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딱히 불만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힘들고 마음이 어려울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을 의지했다. ‘지금의 고난은 잠깐이요 앞으로 올 영광과 비교할 수 없다’는 주님의 말씀을 의지했고 의인의 기도에 역사하는 힘이 크다는 말씀에 힘입어 어머니의 병도 하나님께서 고쳐주실 것이며, 나의 삶이 지금은 비록 연약하고 볼품없어 보일지라고 참고 견디면 하나님이 나의 삶을 꼭 변화시키시고 축복하신다는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끝내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나의 삶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백마탄 왕자도 없었고 재정적으로 크게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참고 견디면 행복하고 기쁜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느날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언덕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날따라 참으로 고단한 하루였다. 마음속으로 눌러왔던 원망이 폭발했다. 그리고 속으로 욕을 하면서 하나님께 말했다 “이럴 꺼면 나도 엄마처럼 일찍 죽여주세요. 사는 것 보다 죽는게 낫겠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원망의 말이였다. 그렇게 속으로 한참을 원망하며 신호등 앞에 멈춰섰을 때 하나님께서 너무나 근엄하신 음성으로 나에게 말했다. “나는 금 그릇도 만들고 천하게 쓸 그릇도 만든다. 나는 이 세상을 만들고 너를 만든 여호와 하나님이다. 나는 원망의 대상이 아니라 찬양받기 합당한 대상이다”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나는 고개를 들 수도 횡단보도를 걸어갈 수도 없었고 마음속에서는 이런 고백이 나왔다. “하나님 죄송합니다. 원망한 저를 용서해 주세요. 당신은 찬양과 영광을 받기에 합당하신 분입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에서야 깨닫게 되는 건 나의 삶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이 아니였다는 것이다. 인간적인 시선으로, 인간적인 기준으로 변화된 것은 없을지라도 고난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을 더 알아가게 하셨고 신앙을 견고하게 하셨으며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을 가르치셨던 것이다. 이제는 예수님 믿는 사람을 만나 연애하고 가정을 꾸리도록 허락하셨다. 하지만 나는 두려움이 앞섰다. 내가 가정을 잘 꾸려 갈수 있을까?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결혼을 준비하면서 부모님의 빈자리가 너무 많이 느껴졌고, 남자친구가 마음을 써주고 잘해주고 있지만, 마음 한 켠에 오는 외로움은 어찌할 수가 없다. 어느 날은 울면서 “하나님 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저는 두려워요”라고 고백하며 성경을 읽는데 이 구절이 마음에 딱 박혔다. “그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고 사랑하였으니 이삭이 그의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창세기 24장 67절)” 하나님께서는 이 말씀을 통해 나에게 또 위로를 주셨다. 가정을 통해 나를 위로 하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가실 것을 소망한다.

보잘 것 없는 나의 삶에 오셔서 나를 자녀 삼아 주시고 아바아버지라고 부르게 하신 그분을 찬양하고 사랑한다.
/거여제일교회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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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암] 하나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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