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6-17(화)

출판/문화/여성
Home >  출판/문화/여성  >  문학

실시간뉴스
  • [현대문학산책]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18)
    그들이 희생자라고 생각했던 것은 내 오해였다. 그들은 희생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 남았다. 그 도시의 열흘을 생각하면 죽음에 가까운 린치를 당하던 사람이 힘을 다해 눈을 뜨는 순간이 떠오른다. 입안에 가득 찬 피와 이빨 조각들을 뱉으며,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밀어올려 상대를 마주 보는 순간.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를, 전생의 것같은 존엄을 기억해내는 순간. 그 순간을 짓부수며 학살이 온다, 고문이 온다, 강제진압이 온다, 밀어붙인다, 짓이긴다,쓸어버린다. 하지만 지금, 눈을 뜨고 있는 한, 응시하고 있는 한 끝끝내 우리는……(213쪽)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5.18민주광장의 광경   <소년이 온다>의 1장부터 6장까지 등장하는 6명의 인물은 오월 광주의 희생자이고 피해자이다. ‘은숙’ ‘선주’ ‘나’ ‘동호 어머니’는 각각 자기 위치에서 5.18을 증언한다. 은숙이 도청 밖으로 나온 그 순간 ‘영혼이 부서졌다’고 생각한다. 은숙은 검열 경찰에게 ‘뺨 7대’를 맞으며 5.18의 트라우마를 기억해 낸다 임선주는 광주를 치루며 참혹한 성고문을 당하고 그후유증으로 여성성을 상실한다. 선주는 자신에게 광주의 상처와 고문을 증언하라는 유신 시절 알고 지내던 사람들, 노동 운동할 때 믿고 의지하던 성희 언니조차 모른척 한다. 이는 고통의 기억을 거부하고자 한 것이다. 동호 어머니는 두 아들을 다 잃을 수 없어 동호에게 집에 오라고 하고 발걸음을 돌린 것을 평생을 자책한다. 동호의 실제인물, 당시 광주상고 1학년인 열여섯 살 문재학이 우리에게 온다. 2024년 10월, 노벨문학상의 수상작 <소년이 온다>의 동호가 되어 나라마다, 도시마다 온다. 넋이 온다. 한강은 5월 광주를 기억하고픈 이에게 영혼들이 못다한 말들을 시적 초혼과 산문적 증언을 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고통스럽지만, 원망스러울 만큼 정확한 인간 존엄의 서사이다. 한강은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다가 두 개의 질문을 한다.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를 질문한다.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를 자신에게 물었다. 더 이상 소설을 쓸 수 없으리라고 체념을 했을 때 한 젊은 야학 교사의 일기를 읽었다. 1980년 5월 군인들이 되돌아 오기로 예고된 새벽까지 도청 옆 YWCA에 남아 있다 살해 되었던 수줍은 성격의 조용한 사람이었다는 박용준은 마지막 밤에 이렇게 썼다. ”하느님, 왜 저에게는 양심이 있어 이렇게 저를 찌르고 아프게 하시는 겁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 박영준의 마지막 밤에 쓴 ‘양심’에 대한 증언은 한강에게 현현이란 이피퍼니가 되었다. 오월 광주에서 쓰러진 이들은 그들에게 죽음이 다가옴에도 인간의 양심이란 눈부신 한순간을 느꼈던 것이다.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5-05-29
  • [현대문학산책]한강,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 (17)
       치열이 고른 이를 드러내며 그가 부하를 향해 말했습니다. 아시겠습니까. 그러니까 이 사진에서 이 아이들이 나란히 누워 있는건, 이렇게 가지런히 옮겨놓은 게 아닙니다. 한줄로 아이들이 걸어오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가 시킨 대로 두 팔을 들고, 줄을 맞춰 걸어오고 있었던 겁니다. (132-133쪽)  그들이 도청을 떠날 수 없었던 것은 내면속 양심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그들의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느꼈다. 도청의 어린 학생들까지 그 양심의 보석을 죽음과 맞바꿔도 좋다고 여겼을 것이다. 동호가  온다. 넋이 온다  상무대 공터에 군법재판소가 지어졌다. 최종 조서가 넘어간 지 열흘 만에 재판이 열렸다. 하루에 두차례씩 닷새 동안 재판이 열렸다. 한 번에 약 삼십 명씩 들어가 선고를 받았다. 재판장님이 입장하십니다. 서기의 말이 떨어지자 앞문이 열리며 법무장교 셋이 차례로 들어왔다. 앞에서 두 번째 줄에 앉아있던 영재가 소리 죽여 흐느끼듯 애국가의 첫 소절을 부르기 시작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이미 합창이 시작되었다.    죽은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던, 땀과 피와 고름이었던 피고인들이 조용히 노래하는 동안 무서운 군인들이 제지하지 않았다. 그들이 노래를 끝마칠 때까지, 소절과 소절 사이마다 위태한 침묵이 풀벌레 소리와 함께, 간이재판소의 서늘한 공기 속에 도사리고 있었다.    어린 영재는 지난 십년 동안 여섯차례 손목을 그었다. 매일 밤 수면제를 술에 타서 먹고 잤다. 그 어린 영재는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아마 영원히 살아서는 나올 수 없을 것이다.  김진수와 교대 복학생 나는 비녀 꽂기, 통닭구이, 물고문, 전기 고문을 당하고 수사관이 원하는 거짓 자백을 했다. 그들은 한줌의 식사를 나눠 먹었다. 밥알 하나, 김치 한쪽을 두고 짐승처럼 싸우지 않기 위해 인내하며 숟가락질을 했다. 계엄군은 그들을 굶기고 고문하면서 ‘너희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부른게 얼마나 웃기는 일이었는지 깨닫게 하려 했다. 냄새를 풍기는 더러운 몸, 상처가 문드러지는 몸, 굶주린 짐승 같은 몸뚱어리란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김진수는 5.18 이후 고문의 후유증으로 10년을 버티다가 자살했다. 그는 유서와 도청 앞마당에 총에 맞아 죽은 사람들, 직선으로 쓰러져 죽어 있는 아이들이 찍힌 사진을 남겼다.    한강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말했다. 5월 광주의 열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작가는 열 살이었다. 한강은 초등학교만 다섯 곳을 다녔다고 한다. 이사를 자주해서이다.    일찍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대신해 중학교 교사 봉급으로 손아래 형제들을 맡아 키웠던 아버지가 막내고모까지 대학을 졸업시키면서 글쓰기에만 전념하였다. 한강은 가난했지만 한승원의 서가에 있는 갖가지 책들을 읽으며 공상을 했다. 불꺼진 방안에서 홀로 머리를 굴렸다.     한승원이 광주의 누군가를 조문하러 갔다가 그 도시의 터미널에서 구했다는 사진첩을 몰래 펼쳤다. 마지막 장까지 책장을 넘겨, 총검으로 내리그어 으깨어진 여자애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을 기억했다. 거기 있는지도 미처 모르고 있었던 어린 한강의 연한 부분이 소리 없이 깨어졌다.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5-05-20
  • [현대문학산책]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16)
      김진수가 자신의 총을 챙겨 굳은 얼굴로 나가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 너는 돌아오지 말아라. 그러나 짐작과 달리 그는 삼십분이 채 지나지 않아 돌아왔습니다. 나갈 때와는 달리 긴장이 완전히 풀린 얼굴이었습니다. 밀려오는 졸음을 견딜수 없는 듯 가늘게 뜬 눈으로 총을 벽에 세워 놓더니, 창 아래 놓인 인조가죽 소파에 모로 누워 잠들어 버렸습니다. 내가 흔들어 깨우자 신음하듯 말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조금만 잘께요. 이상한 일은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도 별안간 기운이 빠진 듯 벽에 기대앉았다는 것입니다.  하나둘 꾸벅꾸벅 졸기 시작 했습니다. 나도 막막한 마음이 되어 김진수가 누운 소파 옆에 웅크려 앉았습니다.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졸음이 오기는커녕 신경이 가장 날카롭게 곤두서야 할 시간, 냉정한 정신력에 의지해야 할 그 시간에, 우리들은 눈도 귀도 없는 뭉클뭉클한 잠 속으로 정신없이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110-111쪽) 대학생 김진수는 도청이 진압되고 체포되어 7년형을 받고 이듬해 성탄절까지 특사로 석방되었다. 김진수는 여성적인 외모로 변칙적인 고문을 더 당했다. 성기를 꺼내 탁자에 올려놓게 하고 나무 자로 내려 치겠다며 위협당했다. 하체를 발가벗기고 영창앞 잔디밭으로 데려가, 팔을 뒤로 묶고 엎드려 있게 했다. 굵은 개미들이 세시간 동안 김진수의 사타구니를 물었다. 그는 석방된뒤 매일 밤 벌레와 관련된 악몽을 꾸었다. 김진수와 한조가 되어 도청을 지키다가 체포되어 9년형을 받았던 스물세살의 교대 복학생의 증언이다. “적당한 때 너는 항복해라. 알겠지. 항복하라고. 손들고 나가. 손들고 나가는 애를 죽이진 않을 거야” 김진수는 도청을 빠져 나가지 않은 중학생 아이에게 마지막 순간에 항복해서 목숨을 건지라고 설득했다. 가장 길었던 5월의 깊고 검은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었다. 외신기자가 찍은 사진중에 직선으로 쓰러져 죽은 아이들이 보였다. 군인들의 명령대로 이층 복도에 머리를 박고 있던 우리들이 도청 마당으로 끌려내려간 건 동틀 무렵이었습니다. 뒤로 손이 묶인채 마당 가장자리에 일렬로 무릎 꿇고 앉은 우리들에게 한 장교가 다가왔습니다.  그는 흥분해 있었습니다. 한사람씩 군화로 등을 밟아 흙바닥에 머리를 박게 하며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씨팔, 내가 월남 갔다 온 사람이야. 내 손으로 죽인 베트콩 새끼들이 서른명도 넘는다, 더러운 빨갱이 새끼들.  그때 김진수는 내 옆에 있었습니다. 장교가 김진수의 등을 밟자, 하필 자갈에 찧은 이마에서 피가 흘렀습니다.  다섯명의 어린 학생들이 이층에서 두 손을 들고 내려온 것은 그때였습니다.  계엄군이 대낮같이 조명탄을 밝히며 기관총을 난사하기 시작했을 때 내가 소회의실 캐비닛에 숨으라고 명령했던 네명의 고등학생과 소파에서 김진수와 짧은 실랑이를 벌였던 중학생 이었습니다. 더 이상 총소리가 들리지 않자 그들은 김진수의 말대로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러 내려온 것이었습니다. 저 새끼들 봐라, 김진수의 등을 밟고 있던 장교가 여전히 흥분한 채 소리쳤습니다. 씨팔 빨갱이들, 항복이다 이거냐? 목숨은 아깝다 이거냐? 한발을 여전히 김진수의 등에 올린 채 그는 M16을 들어 조준했습니다. 망설이지 않고 학생들에게 총을 갈겼습니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봤습니다. 씨팔, 존나 영화 같지않냐.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5-05-15
  • [현대문학산책]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15)
      시가지를 벗어난 트럭은 어둑한 벌판 가운데로 난 텅빈 길을 달렸어. 참나무들이 우거진 낮은 언덕길을 오르자 철문이 나타났어. 트럭이 잠시 멈추자 보초병 둘이 경례를 붙였어. 보초병들이 철문을 열 때 한번, 닫을 때 다시 한번 길고 날카로운 쇳소리가 울렸어. 트럭은 거기서부터 좀더 언덕길을 올라가, 단층 콘크리트 건물과 참나무 숲 사이 공터에서 멈췄어. 그들이 운전석에서 걸어 나왔어. 트럭 후미의 잠금쇠를 푼 뒤, 다시 2인1조로 우리들의 팔다리를 잡고 나르기 시작했어. 턱으로, 뺨으로 미끄러지며 매달려 내 몸을 따라가면서 나는 불 켜진 단층 건물을 올려다 봤어. 무슨 건물인지 알고 싶었어. 여기가 어디인지, 지금 내 몸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공터 뒤의 덤불숲 사이로 그들은 들어갔어. 상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지시하는 대로 다시 열십자로 차곡차곡 몸들을 쌓아올렸어. 내 몸은 아래에서 두 번째에 끼여 납작하게 짓눌렸어. 고개가 뒤로 꺾인 채 눈을 감고 반쯤 입을 벌린 내 얼굴은 숲 그늘에 가려 더 창백해 보였어. 맨위에 놓인 남자의 몸에다 그들이 가마니를 덮자, 이제 몸들의 탑은 수십개의 다리를 지닌 거대한 짐승의 사체 같은 것이 되었어. (46-48쪽) 정대는 이미 죽어 혼만 있는 상태에서 5.18 희생자들의 죽음을 증언한다. <소년이 온다>의 등장인물은 고립된 상황에서도 타인의 삶과 죽음을 관찰하고 증언한다.동호는 정대의 삶을, 정대는 공터에 버려진 시신들을 증언한다.  한강 작가는 5월 광주를 증언하는 900여 명의 증언록을 구해, 약 한 달에 걸쳐 매일 아홉 시간씩 읽어 완독했다. 광주 뿐만이 아니라 국가 폭력의 다른 사례와 자료를 구해 인간들이 세계 곳곳에서 전역사에 걸쳐 반복해온 학살에 대한 책을 읽었다. 계엄군에게 붙잡혀 모나미 검정볼펜으로 고문을 당한 23살의 교대 복학생 ‘나’는 평범한 모나미 볼펜을 우연히 마주칠 때마다 숨을 죽였다. ‘나’는 손가락 사이에 끼어진 볼펜을 이용한 고문을 당했다. 하얗게 뼈가 드러나고 희끗한 진물을 뱉으며 썩어 들어 갔던 자리를 쓸어본다. 그들은 존엄하다는 착각속에 살고 있었고 언제든 아무것도 아닌 것, 벌레, 짐승, 고름과 진물의 덩어리로 변할 수 있는 거였다고 자조했다.  ‘나’는 대학 신입생 진수를 증언한다. 사실 그 친구가 마지막 밤에 남을 거라곤 생각 못했습니다. 총기를 모두 회수한 뒤 계엄군이 들어오기 전에 도청을 깨끗이 비워놓자고, 단 한사람도 희생되어선 안된다고 말하는 학생들 중 하나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녁에 남은 걸 보고도 의심했습니다. 저 친구는 자정이 되기 전에 빠져나갈 거라고. 김진수와 나를 포함해 열두 명이 한조가 되어 이층 소회의실에 모였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통성명을 했습니다. 각자 간단한 유서를 써서 이름과 주소를 적고는 찾기 쉽도록 셔츠 앞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당장 닥쳐올 일들이 실감나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계엄군이 시내로 진입했다는 무전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그제야 긴장이 되었습니다. 상황실장이 복도로 김진수를 불러낸 건 자정 무렵이었습니다. 여자들을 호위해 도청 밖으로 데려다 주라는 상황실장의 우렁우렁한 목소리가 회의실 안까지 들렸습니다. 상황실장이 김진수를 지목해 그 일을 맡긴건, 유난히 가냘프게 생긴 그 친구가 돌아오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에서였을 거라고 나는 짐작했습니다.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5-05-09
  • [현대문학산책]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 (14)
       오늘밤 시민군이 모두 죽더라도 유족에게 확실히 연락이 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했다. 동호 혼자서 여섯 시 안에 이것들을 정리해 관마다 붙여 놓으려면 서둘러야 한다. “동호야아 ”하고 부르며 엄마가 트럭들 사이로 걸어왔다. “집에 가자” 물에 빠진 사람처럼 무섭게 손을 끌어당기는 엄마를 떨쳐내려고 동호는 손목을 뒤튼다. 남은 손으로 엄마의 손가락들을 하나씩 떼어 냈다. “군대가 들어 온단다. 지금 집에 가자이.” 동호는 억센 엄마의 손가락을 다 떼어내고 날쌔게 강당 안으로 도망쳤다. 뒤따라 들어오려는 동호의 엄마는, 집으로 관을 옮겨가려는 유족들의 행렬에 가로 막힌다. “여섯시에 여기 문 닫는데요 엄마” “문 닫으면 나도 들어 갈라고요” 엄마의 얼굴이 그제야 펴진다. “꼭 그래라이, 해 지기 전에 와라이. 다 같이 저녁밥 묵게.” 동호가 목격한 정대의 죽음은, 그로하여금 마지막 순간까지 도청에 남게 했다. 그렇게 해야된다는 그날의 양심이 죽음을 회피하지 못한 것이다. “시민 여러분, 도청으로 나와주십시오. 지금 계엄군이 시내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도청 끝에서 총소리가 들렸을 때, 은숙은 동호를 데리고 가려 했다. 동호는 계단으로 날쌔게 달아났다. 겁에 질린 얼굴로, 마치 달아나는 것만이 살길인 것처럼 ”같이 가자, 동호야 지금 같이 나가야 돼“ 위태하게 이층 난간을 붙들고 선 동호는 떨었다. 마지막으로 눈이 마주쳤을 때, 살고 싶어서, 동호의 눈꺼풀은 떨렸다. 작가는 동호를 ‘너’라고 2인층으로 서술한다. 동호는 친구 정대와 시위대 선두에 같이 있다가 정대가 총에 맞는 것을 목격한다. 그후 동호는 도청에 남아 시신을 거두고 기록하며 정대의 시신을 찾는다. 정대는 시위대에 있다가 총탄에 맞아 죽은뒤 유령으로 남아 버려진 시신을 목격한다. 검은 숨, 공터에 버려진 시신들 우리들의 몸은 열십자로 겹겹이 포개져 있었어. 내 배 위에 모르는 아저씨의 몸이 구십도로 가로질러 놓였고, 아저씨의 배 위에 모르는 형의 몸이 다시 구십도로 가로 질러 놓였어. 내 얼굴에 그 형의 머리카락이 닿았어. 그 형의 오금이 내 맨발에 걸쳐졌어. 그 모든 걸 내가 볼 수 있었던 건, 내 몸 곁에 바싹 붙어 어른거리고 있었기 때문이야. 그들이 다가왔어. 얼룩덜룩한 철모를 쓰고, 팔엔 적십자 완장을 차고서 빠르게. 그들은 2인 1조로 우리들의 몸을 들어올려 군용 트럭에 던져 넣기 시작했어. 곡물 자루들을 운반하는 것같이 기계적인 동작으로. 난 내 몸을 놓치지 않으려고 뺨에, 목덜미에 어른어른 매달려 트럭에 올라탔어. 이상하게도 나는 혼자였어. 그러니까 혼들은 만날 수 없는 거였어. 지척에 혼들이 아무리 많아도, 우린 서로를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었어. 저 세상에서 만나자는 말따윈 의미없는 거였어. 내 몸은 다른 몸들과 함께 묵묵히 흔들리며 트럭에 실려갔어. 피를 너무 쏟아내 심장이 멈췄고, 심장이 멈춘 뒤로도 계속 피를 쏟아낸 내 얼굴은 습자지 같이 얇고 투명했어. 눈을 감은 내 얼굴을 본 건 처음이라 더 낯설게 보였어. 시시각각 저녁이 오고 있었어.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5-04-25
  • [현대문학산책]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시적 산문(13)
       동호는 키 순서로 배정되는 교실에서 언제나 맨 앞에 앉는 아이였다. 상황실에서 온 진수 형은 열일곱살 고1 어린 동호를 보고 여기 있는건 힘든데, 집에 들어가라고 했다. 그러나 동호는 고3이라고 둘러대며 상무대 자리를 지켰다.  동호가 장부에 기록한 인적사항들은 진수가 벽보에 써서 도청 정문에 붙였다. 그걸 직접 보거나 전해듣고 나타난 가족들에게 동호는 흰천을 열어 죽은 몸들을 보여주었다. 사자의 몸을 덮고 있는 흰천은 순수하고 깨끗하다. 흰천은 죽은 것이 아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한다.    입관을 마친뒤 약식으로 치루는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불렀다. 관 위에 태극기를 반듯이 펴고 친친 끈으로 묶어 놓았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태극기로 관을 감싸고 그 앞에서 애국가를 부른다. 왜일까?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 군인들이 권력을 잡으려고 총을 쐈다. 그들은 나라가 아니기에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쓰러진 사자를 추도하며 유족들은 애국가를 불렀다. 복도 여기저기서 동시에 입관이 치러졌다.  흐느낌 사이로 돌림노래처럼 애국가가 불러졌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그 다른 세상이 계속됐다면 지난주에 너는 중간고사를 봤을 거다. 시험 끝의 일요일이니 오늘은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 마당에서 정대와 배드민턴을 쳤을 거다. 지난 일주일이 실감되지 않는 것만큼이나, 그 다른 세상의 시간이 더 이상 실감되지 않는다.  학교 앞 서점에서 문제집을 사려고 혼자 집을 나선 지난 일요일이었다. 갑자기 거리에 들어찬 무장 군인들이 어쩐지 무서워 너는 천변길로 내려가 걸었다. 신혼부부로 보이는, 성경과 찬송가 책을 손에 든 양복 입은 남자와 감색 원피스 차림의 여자가 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날카로운 고함 소리가 몇차례 위쪽 도로에서 들리더니, 총을 메고 곤봉을 쥔 군인 셋이 언덕빼기를 타고 내려와 그 젊은 부부를 둘러쌌다. 누군가를 뒤쫓다 잘못 내려온 것 같았다.   무슨 일입니까? 지금 저흰 교회에……    양복 입은 남자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사람의 팔이 어떤 것인지 너는 보았다. 사람의 손, 사람의 허리, 사람의 다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보았다. 살려주시오. 헐떡이며 남자가 외쳤다. 경련하던 남자의 발이 잠잠해질 때까지 그들은 멈추지 않고 곤봉을 내리쳤다. 곁에서 쉬지 않고 비명을 지르다 머리채를 잡힌 여자가 어떻게 되었는지 너는 모른다. 덜덜 턱을 떨며 천변 언덕을 기어올라 거리로, 더 낯선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 거리로 들어섰기 때문이다.(24-25쪽)  동호는 일요일에 천변길에서 목격한 성경 찬송가책을 손에든 신혼부부가 군인들에게  곤봉으로 마구 난타당하는 광경이 뇌리에 박혔다. 동호네 사랑채에 세들어 살던 정대와 그의 누나 정미는 방직공장에 다니며 검정고시 보기 위해 공부를 했다. 동호 친구 정대가 광장에서 옆구  리에 총을 맞는 것을 봤다. 동호는 친구 정대와 정미 누나도 생사를 알 수 없었다. 동호는 상무관 출입구의 탁자 앞에 앉아 있다. 탁자 왼편에 장부를 펼쳐놓고, 죽은 사람의 이름과 일련번호, 전화번호나 주소를 십육절 갱지에 큼직하게 옮겨 적었다.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5-04-21

실시간 문학 기사

  • [세계명작과 성경의 만남 16] 과학자의 진실과 종교재판의 협박 -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갈릴레이의 삶」
      호세아 10장 4절에서 “그들이 헛된 말을 내며 거짓 맹세로 언약을 세우니 그 재판이 밭이랑에 돋는 독초 같으리로다”고 했다.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는 〈갈릴레이의 삶〉에서 갈릴레오는 로마가톨릭교회가 종교제판에서 고문하겠다는 위협에 굴복하여 지동설을 취소하는 인간으로서는 지극히 나약한 존재임을 표출하였다. 그의 지동설은 진실임이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로마 바티칸의 회의실에서 이제 울반 8세 교황이 된 바르베리니가 종교재판관의 알현을 허가했다. 교황은 제복을 입고서, 갈릴레오가 박해 당하게 할 의향이 없음을 선포했다. 학문적으로 뛰어난 교황은 교회가 과학적 탐구를 억압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황은 갈릴레오를 고문하겠다고 협박함으로써 지동설 주장을 취소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교황 울반 8세는 교황의 제복을 입고서, 먼저 자신이 과학도요 갈릴레오의 천재성을 존경하고 있었다. 그러나 교황의 제복이 상징하는 것처럼, 그는 교회의 권위자로서 교회의 이익추구를 위해서 갈릴레오를 박해하도록 허락했다. 교황도 자기 자신의 제복이 상징하는 권력의 희생자가 된 것이다.   갈릴레오는 바티칸으로 불려가서 종교재판에서 심문을 당하게 됐다. 갈릴레오는 고문을 가하겠다는 협박을 받고서, 그의 지동설의 가르침을 취소하겠다고 했다. 그의 학생들은 갈릴레오가 교회의 권력자들로부터의 압력에 항복하는 것을 보고 충격 받았다.   갈릴레오가 자기의 가르침을 취소하겠다고 선포한 해인 1633년부터 1642년 세상을 뜨기까지, 갈릴레오는 늙고 깨어진 상태에서, 가택에 연금되어, 교황청의 사제가 그의 활동을 감시하도록 되어 있었다. 갈릴레오는 거의 눈이 먼 상태였다. 그의 딸 버지니아가 아버지를 돌보고 있었다. 교회는 갈릴레오 쓰는 모든 논문은 그의 딸 버지니아가 그 내용을 받아 적도록 하고서, 논문마다 종교재판관에게 넘겨야만 했다.   그런 상황에서 전날에 그의 제자인 안드레아가 찾아왔다. 갈릴레오는 그 제자에게 〈두 가지 새로운 과학들〉이란 책 한 권을 주었다. 그 책은 그의 과학적인 발견들을 진솔하게 기술한 책이었다. 갈릴레오는 안드레아에게 그 책을 이탈리아 밖으로 몰래 내어보내어 외국에서 읽게 하라고 했다.   안드레아는 이제 옛 스승인 갈릴레오가 발견한 지동설을 취소하는 태도를 비판한 것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알드레아는 갈릴레오가 그의 가르침을 취소하겠다고 한 것은 교회지도자들을 속여서 자신의 연구를 완성하기 위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안드레아는 갈릴레오의 행동은 영웅적임을 믿었다. 갈릴레오는 자신이 취소한 것은 고문당하는 것이 두려워서였다고 했다. 안드레아가 떠난 후, 갈릴레오는 딸 버지니아가 요리한 거위고기를 먹었다.   안드레아는 갈릴레오의 논문을 가지고 국경선을 넘었다. 몇 명의 소년들이 늙은 여인의 집밖에서 노리를 하면서 “저 여자는 마녀야, 화형에 처해야 해!”라고 했다. 안드레아는 소년들 중에 한 소년에게 “저 부인의 창문 속을 들여다보고서 그 증거를 대란 말이야”고 했다. 그 소년은 노부인이 아무런 해로운 일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서도, 마녀라고 믿고 있었다. 안드레아는 소년에게 “눈으로 본 것을 다시 생각해 보란 말이야!”하고 떠나갔다. 미신은 잘 살아지지 않는다. 소년은 노부인이 건전하다는 증거를 본대도 불구하고 자기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했다. 갈릴레오가 꿈꾸고 있는 이성의 시대는 아직 도래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요한복음 8장 32절에서 예수는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하셨다.  /라이프신학원 총장, 국제크리스천학술원 원장, 한국기독교영성총연합회 총재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0-07-12
  • [세계명작과 성경의 만남 14] ‘과학적 진리’ 막으려는 교회음모 -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갈릴레이의 삶」
      시편 38편 12절에서 “내 생명을 찾는 자가 올무를 놓고 나를 해하려는 자가 괴악한 일을 말하여 종일토록 음모를 꾸미오나”하고 했다.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극작품 「갈릴레이의 삶」에서 갈릴레오는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주장하려했으나 로마가톨릭교회는 교리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교권을 이용하여 갈릴레오로 하여금 지동설을 발표하지 못하도록 음모를 꾸미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갈릴레오와 동료 과학자 사그레도는 계속해서 연구한 결과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돈다는 지동설의 증거를 갖게 되었다. 그들 두 과학자는 밤에 망원경으로 달과 행성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였다. 목성 주위의 궤도를 별들이 선회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목성은 어떤 것(하늘)에 부착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공중에 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의 관찰은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을 강하게 지지하도록 했다. 태양중심설은 강력한 로마 가톨릭교회의 교리에 반대되는 것이었다. 여기에 더하여, 갈릴레오는 자신의 과학적 연구 결과를 전통적인 라틴어로 발표하지 않고 평범한 이탈리아어로 출판하여 일반 시민들이 읽기 쉽도록 했다.   갈릴레오는 자기 저택에 메디치 가문의 신사 숙녀들과 저명한 학자들과 특별히 9세 된 메디치의 코시모 태자를 초청하여 망원경이 보여주는 놀라운 천문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아무도 망원경을 통한 새로운 과학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으며, 망원경을 통해 천체를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가톨릭교회 회의실 옆방에서 천문학자 크라비우스는 망원경을 통해서 갈릴레오가 관찰한 천체의 운행을 보고 있었다. 갈릴레오는 고위성직자들과 수도사들과 하자들로 가득 찬 방에 혼자 앉아 있었다. 갈릴레오의 주장이 진리라고 믿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학설은 단순히 웃기는 일이라고 했다. 늙은 추기경은 갈릴레오가 인류의 적이라고 탄핵까지 하고서, 지구는 만물의 중심이며 인간은 지구의 중심이라고 하고, 갈릴레오는 하나님께서 주신 인간의 고귀한 지위를 박탈하려 한다고 공격했다. 늙은 추기경이 쏟아낸 분노가 앞으로 갈릴레오가 직면해야만 하는 적개심을 예고하고 있었다.   박식한 벨라르민 추기경의 저택에서 연회가 열렸다. 갈릴레오는 벨라르민 추기경과 뛰어난 수학자이면서 강력한 교회지도자인 바르베리니 추기경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바르베리니 추기경과 갈릴레오는 갈릴레오의 최근의 학설에 관해서 유쾌한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성경을 자유롭게 인용하여, 바르베리니는 갈릴레오의 학설을 공격하고, 갈릴레오는 자신의 학설을 변호하고 있었다.   그때 벨라르민 추기경이 비서들로 하여금 모든 대화의 내용을 기록하라고 훈시했다. 벨라르민 추기경은 갈릴레오에게 종교재판은 갈릴레오의 이론을 이단으로 취급한다고 했다. 두 교회 지도자들은 개인적으로 우호적인 척했다. 비서들은 갈릴레오와 추기경들의 대화 내용과 농담 삼아 한 말까지 모두 기록했다고 했다.   갈릴레오와 추기경들의 대화와 천진난만한 버지니아의 모든 대화가 갈릴레오를 정식으로 이단으로 정죄하는데 사용할 뿐 아니라, 종교 재판관은 고의적으로 갈릴레오로 하여금 함정에 빠지도록 했다. 바르베리니 추기경은 갈릴레오의 경계의 마음을 풀고 말하게 함으로써 비서들로 하여금 기록하게 하여, 종교재판에서 불리하게 증언하려고 했다.   잠언 16장 1절에서 “사람이 어질고 진실하게 살면 죄를 용서받고, 주님을 경외하면 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라이프신학원 총장, 국제크리스천학술원 원장, 한국기독교영성총연합회 총재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0-06-24
  • [세계명작과 성경의 만남 13] 위대한 과학자의 거짓말과 참말 -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갈릴레이의 삶」
      골로새서 3장 9잘에서 바울은 “너희가 서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 옛 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 버리고”라고 했다.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는 〈갈릴레이의 삶〉이란 극작의 14장을 통하여 갈릴레오는 천문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위대했지만, 돈이 필요하여 망원경을 자기가 발명했다고 거짓말하는 나약한 인간이었음을 말하고 있다.   갈릴레오(1564~1642)는 17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 공화국의 저명한 교수요 과학자였으나 돈이 없었다. 1609년 이탈리아 파두아에 있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빈약한 가구로 꾸며진 연구실에서, 가정부의 아들인 제자 안드래아가 나폴리 법정으로부터 보내온 선물을 가져왔다. 그 선물은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을 바탕으로 그린 천문지도였다. 갈릴레오는 사람들이 천동설과는 달리 곧 지동설이 옳음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갈릴레오의 과학적 연구에는 경제적 정치적 종교적 어려움이 따랐다. 경제적으로는 평범한 학생들로부터 받는 등록금과 과학에는 무관심한 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것이었다. 그리고 교회의 고위 성직자들과 정계의 고위 직권자들의 사상에 맞추어 학설을 펴야 한다는 것이었다. 천동설대신에 지동설을 주장해서는 안 되었다. 갈릴레오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연구를 계속해야만 했다.   그러던 중 루도비코 말시리란 귀족 가문의 젊은이가 찾아와서 갈릴레오의 학생이 되겠다고 했다. 갈릴레오는 루도비코가 우수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여 거절하려 했다. 그러나 가정부가 등록금을 받으면 돈벌이가 된다고 하자, 루도비코를 제자로 받기로 했다.   루도비코는 갈릴레오에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팔리고 있는 신기한 발명품인 ‘기이한 관으로 된 것’ 즉 망원경에 관해 말해주었다. 갈릴레오는 안드래아를 시켜서 렌즈를 사오게 하여, 망원경을 복제하여 마치 자신의 발명품인 것처럼 공화국에 제시했다. 고관들과 상원의원들, 관료들, 베네치아의 총독 앞에서 망원경을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그 물건을 전쟁에 사용하면 아주 좋겠다고 했다. 그 발명품의 보상으로 갈릴레오는 과학 관련 기관으로부터 급료를 더 많이 받게 되었다.   갈릴레오의 예쁜 딸 버지니아와 제자 루도비코가 들어왔다. 루도비코는 망원경이 갈릴레오의 발명품이 아닌 것을 알기 때문에, 갈릴레오는 “내가 그 물건을 개량했지”라고 했다. 그때 천문대 관장이 들어와서 화를 내었다. 네덜란드로부터 망원경이 홍수처럼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발명했다는 거짓말이 탄로되어 이제 그는 베네치아에서 파멸된 것이다. 갈릴레오는 친구 사그레도에게 망원경을 자기가 발명했다고 속인 것은 5년 동안 방해 받지 않고 연구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갈릴레오는 망원경 사건 때문에 딸 버지니아에게 베네치아에서 피렌체로 이사 가려 한다고 했다. 버지니아는 매력적인 여성인 만큼 아버지에게 순종적이고 헌신적이었으며, 아버지의 연구 내용은 잘 모르지만 피렌체의 화려한 궁전으로 간다는 것에 즐거웠다.   갈릴레오는 친구 과학자 사그레도에게 말하기를, 망원경을 통해 달을 본 결과 달 스스로는 빛을 발하지 않으며 달에도 산들이 있다고 하고, 은하수는 많은 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구도 하나의 별이라고 했다. 사그레도는 만일 그렇다면 2천년 동안의 천동설은 거짓말이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과학적인 참말에도 교회의 권위자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고 그를 박해하려 했다.    잠언 12장 22절에서 “거짓 입술은 여호와께 미움을 받아도 진실하게 행하는 자는 그의 기뻐하심을 받느니라”고 했다.  /라이프신학원 총장, 국제크리스천학술원 원장, 한국기독교영성총연합회 총재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0-06-18
  • [세계명작과 성경의 만남 12] 고기잡이와 치유 - 헤밍웨이의 「큰 두개의 심장을 가진 강」
      열왕기하 5장 14절에서 “나아만이 이에 내려가서 하나님의 사람의 말대로 요단강에 일곱 번 몸을 잠그니 그의 살이 어린 아이의 살 같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되었더라”고 함으로써 강은 치유의 이미지를 나타낸다.   미국의 소설가 헤밍웨이(1899~1961)의 단편소설 〈큰 두개의 심장을 가진 강〉 2부에서 닉 아담스는 전쟁에서 부상 당하고 정신적 쇼크로 쇠약해졌지만, 강에서 송어잡이를 함으로써 심신이 회복되고 자기의 삶의 구원을 누리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설 제2부에서 닉은 강물에 들어가기 전에 고기잡이를 위한 준비를 한다. 미끼가 있어야 했다. 다행이 메뜨기는 아침의 자욱한 이슬 때문에 잘 뛰지를 못하고 풀 속에 깃들이고 있었다. 닉은 병에다가 종일 사용할 수 있도록 메뚜기로 가득 채웠다.   닉은 낚시 상자로부터 낚싯대를 집어내고, 낚싯줄과 낚시 바늘을 준비하고서 “좋은 느낌이 나는데.”라고 했다. 닉은 모든 도구를 울러 매고서, 샌드위치를 두 개의 앞주머니에 넣고, 메뚜기 병을 목에 걸고서, 부대자루와 낚싯대를 가지고 강으로 갔다.   닉은 고기를 잡으려 물속으로 들어갔다. 강은 닉의 잠재의식과 잠재의식 속의 기억과 평형을 이루는 실마리이기도 하다. 물 쌀이 강해서 몸의 중심을 잡기가 힘들었다. 닉이 잡은 첫 번째 고기는 작아서, 미끈미끈한 외피를 상하지 안 토록 조심스럽게 송어를 다시 물속에 던져 넣었다. 이 작은 송어는 닉의 연약함을 상징한다.   닉은 송어를 만지기 전에 손을 물로 씻었다. “마른 손으로 송어를 만지면, 흰 곰팡이가 송어의 무방비 부분을 공격하게 되거든.” 닉은 낚시에 전문가였다. 닉은 다른 낚시꾼과는 달리 낚시에 대한 전문적인 코드를 갖고 있었다. 그 코드 때문에 닉은 고기와 자연을 존경하는 도덕적으로 높은 그룹에 속하는 선택된 소수였다.   닉은 낚싯바늘에 미끼를 다시 끼우고, 행운이 따르라는 습관으로 춤을 미끼에 팩 뱉었다. 거대한 송어가 걸려들어서 물위로 높이 뛰었다. 그렇게 큰 송어는 본 적이 없었다. 닉은 송어의 크기에 압도되었다. 그런데, 운 사납게도 낚싯줄이 끊어져서 송어가 도망가고 말았다.    닉은 이번에는 물속에 들어가서, 조심스럽게 낚시 줄을 던졌다. 좋은 송어 한 마리를 잡았다. 또 한 마리를 잡았으나 또 도망갔다. 이번에는 송어가 깊은 물속에 깊이 들어 가버렸기 때문이었다.    닉은 성공적으로 송어 두 마리를 잡은 후, 앞으로 강을 건너 가무잡잡한 늪에서도 고기잡이를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모았다. 늪은 닉의 두려움과 불확실성의 상징이다. 분명히 닉은 벌서 전쟁의 충격으로부터 회복하기 시작했다. 희망적이었다.   닉은 샌드위치를 먹고, 완전히 만족하여 캠프로 돌아왔다. 닉은 더 깊은 늪으로 가서 고기를 잡겠다고 생각했다. 닉에게 늪에서의 낚시는 전쟁의 쓰라린 경험을 치료하는 최후의 영역이었다. 닉은 늪에서의 도전은 다음에 하기로 한다. 닉은 현제의 치료의 과정만으로도 만족했다. 닉은 전쟁의 공포를 뒤로하고, 치유되어, 적절한 삶의 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헤밍웨이는 자연과 고기잡이가 상징하는 기독교적인 구원과 관련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과 고기잡이를 통한 치유를 넘어,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신앙에는 아쉽게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시편 95편 3절에서 시인은 “여호와는 크신 하나님이시요 모든 신들보다 크신 왕이시기 때문이로다 땅의 깊은 곳이 그의 손 안에 있으며 산들의 높은 곳도 그의 것이로다 바다도 그의 것이라 그가 만드셨고 육지도 그의 손이 지으셨도다”라고 노래했다.  /라이프신학원 총장, 국제크리스천학술원 원장, 한국기독교영성총연합회 총재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0-06-16
  • 새벽녘의 교회당 종소리 - 시인 최규창(새벽기도운동본부 설립에)
      새벽녘에 울렸던 교회당의 종소리는 어둠의 세상 속에서 잠든 자를 깨우고 크나큰 두 팔을 벌려 밤새워 기다리는 교회당에 가는 어둠의 길을 훤히 비췄네 새벽녘에 울렸던 교회당의 종소리에 어머니와 아버지는 세상살이 지친 몸을 깨우고 깊은 잠 속에 떠돌던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온누리에 비췰 교회의 빛을 자식들의 건강과 내일을 기도하셨네 새벽녘에 드렸던 기도는 오늘의 튼튼한 이 땅과 우리들을 축복해 주고 어느 나라보다 부흥한 교회는 저 종소리따라 목메워 기도한 피눈물의 유산이네 새벽녘에 울렸던 종소리는 깊이 잠든 이 민족을 깨웠나니 새벽녘에 울렸던 종소리는 깊이 잠든 이 나라를 깨웠나니 새벽녘에 울렸던 종소리는 깊이 잠든 한국교회를 깨웠나니 새벽녘에 울렸던 종소리는 청청한 대나무처럼 자식들을 키웠나니 목메워 기도한 피눈물의 축복이네 어느 날인가 새벽녘의 종소리는 먼 날의 추억 속에 잠들고 여저기 이 땅은 병들어 가나니 한국교회여 새벽마다 종을 쳐라 너도 나도 저 종소리에 깨어 나거라 병들어 가는 이 나라와 민족 교회와 자식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느니 교회당에 가는 어둠의 길을 훤히 비취네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0-06-16
  • [세계명작과 성경의 만남 10] 왕비의 역경을 구원한 다르타냥 -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잠언 3장 18절은 ‘지혜는 그 얻은 자에게 생명나무라 지혜를 가진 자는 복되도다’고 했다.   프랑스 역사 소설가 알렉상드로 뒤마는 〈삼총사〉에서 다르타냥이 어떻게 궁지에 빠진 안 왕비를 용기와 기지로 구원하는가를 긴장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다르타냥은 보나시외 부인의 보호자로서 왕비와 공작이 밀회하는 자리에 같이 가기로 했다. 안 왕비는 26~7세의 나이에 마치 여신처럼 아름다웠다. 영국의 버킹엄 공작은 왕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왕비의 옷자락에 입을 맞추고는, 사랑을 고백했다. 왕비는 “전 한 번도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어요. 당신의 목숨과 제 명예가 위태로워요”라고 했다.   버킹엄 공작은 왕비의 호의를 보여주는 징표로 지니고 계신 물건이라도 하나 달라고 했다. 왕비는 작은 나무상자를 주면서 “나에 대한 추억으로 간직하세요”라고 했다. 그 상자에는 루이 13세 왕으로부터 받은 12개의 다이아몬드가 있는 목걸이가 있었다.   이런 사실을 스파이를 통해 들은 리슐리외 추기경은 루이 13세 왕을 위해 무도회를 열겠다고 하고, 루이 왕에게 왕비로 하여금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하고 무도회에 오시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왕은 왕비에게 무도회에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하고 나오라고 했다.   보나시외 부인의 요청으로 다르타냥은 왕비를 위해 급히 영국에 가서 버킹엄 공작으로부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아 오기로 했다. 무도회 날까지 한 주일뿐이었다. 3총사는 다르타냥을 무사히 영국으로 가도록 도왔다. 버킹엄 공작은 다이아몬드 목걸이에 2개의 다이아몬드가 없어진 것을 알고 경악했다. 추기경이 스파이인 미레디 부인을 통해 버킹엄 집에 침범하여 다이몬드 2개를 목걸이에서 빼어오게 했다. 버킹엄은 런던에서 최고로 유명한 보석 세공사에게 똑같은 다이아몬드 2개를 3일간 주야로 만들게 해서 다르타냥에게 주었다. 다르타냥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보나시외 부인을 통해 왕비에게 전달했다.   무도회가 진행되고 있을 때 루이 13세 왕은 뭔가 깊은 수심에 잠긴 듯했다. 추기경의 창백한 얼굴에 승리의 미소가 입술에 스쳤다. 왕비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추기경이 왕에게 상자 하나를 건네주었다. 열어보니 다이아몬드 2개가 있었다. 왕은 “이게 무엇이요?”하고 물었다. 추기경은 “왕비님의 목걸이에 보석이 몇 개인지 물어보시지요?”라고 했다. 그때 왕비가 다시 나타났다. 왼쪽 어깨 위에 푸른색 리본에 박힌 다이아몬드가 반짝이고 있었다. 왕은 “목걸이에 다이아가 2개 빠진 것 같아 내가 가져왔소”하고 추기경이 준 다이아몬드 2개를 왕비에게 내밀었다. 왕비는 놀라는 척하면서 “어마나, 그렇게 되면 14개가 되겠네요”라고 했다. 왕이 헤아려 보니 목걸이에는 12개의 다이아몬드가 있었다. 왕은 “이게 어찌된 일이오, 추기경?”하고 하문했다. 추기경은 “왕비님께 2개를 더 들이고 싶었습니다”하고 떨면서 말했다.   왕비는 보나시외 부인을 통해 다르타냥을 불렀다. 다르타냥은 얼른 무릎을 꿇고 왕비의 손을 잡아 공손이 입술에 댔다. 왕비는 다르타냥의 손에 무언가를 남기고 물러갔다. 그것은 다이아몬드 반지였다. 다르타냥은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기다렸다.   다르타냥은 약속 장소로 갔으나 보나시외 부인이 납치당한 것을 알게 되었다. 미레디는 추기경의 스파이였다. 다르타냥은 미레디의 타락상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아토스 총사의 전 부인으로서 창녀요 범죄자요, 영국 벅킹엄 공작을 살해하려는 음모에 가담하고 있었다. /라이프신학원 총장, 국제크리스천학술원 원장, 한국기독교영성총연합회 총재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0-05-29
  • [세계명작과 성경의 만남 9] 예루살렘과 바빌론 -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하나님의 도시」
      시편 18편 1절에서 하나님의 도시에서는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라고 함으로써 인간의 지혜보다 하나님의 권능이 나에게 역사하심으로 경건하게 예배드리게 된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땅의 도시에서는 로마서 1장 21~23절에서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하지도 아니하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 스스로 지혜 있다 하나 어리석게 되어 썩어지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사람과 새와 짐승과 기어다니는 동물 모양의 우상으로 바꾸었느니라”고 했다.   기독교 초기의 교부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의 도시〉 제11책에서부터 22책에서 ‘하나님의 도시’(시편 148편 1절)와 ‘땅의 도시’(요한복음 8장 44절)에 관해서 설명하고 있다. 고린도전서 15장 28절은 “만물을 그에게 복종하게 하실 때에는 아들 자신도 그때에 만물을 자기에게 복종하게 하신 이에게 복종하게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만유의 주로서 만유 안에 계시려 하심이라”고 함으로써, 하나님의 도시는 하나님 중심의 삶을 잘 설명하고 있다.   로마서 1장 24~25절에서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그들(스스로 지혜 있다 하나 어리석게 된 자)을 마음의 정욕대로 더러움에 내버려 두사 그들의 몸을 서로 욕되게 하게 하셨으니 이는 그들이 하나님의 진리를 거짓 것으로 바꾸어 피조물을 조물주보다 더 경배하고 섬김이라”고 함으로써, 땅의 도시는 우상숭배 하는 자기중심의 삶을 잘 설명하고 있다.   두 도시의 차이는, 하나남의 도시는 영을 따라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에, 땅의 도시는 육신을 따라 사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두 가지 사랑이 두 도시를 현성하고 있다. 하나님의 도시 사람들은 거룩하고 서로에게 친근하고 정직하지만, 땅의 도시의 사람들은 불결하고 이기적이어서 부정직하다.    하나님의 도시 사람들은 이웃이 원하는 대로 이웃을 원하지만, 땅의 도시 사람들은 이웃을 정복하여 이용하려 한다. 전자는 이웃의 복지를 위해 이웃과 대화하지만, 후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웃을 조종하려 한다.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하나님의 도시는 예루살렘으로 대표되고. 땅의 도시는 바빌론으로 대표 된다고 한다. 예루살렘은 아벨을 통해서 시작되었지만, 바빌론은 가인을 통해서 시작되었다. 예루살렘은 평화의 비전을 주는 도시이지만, 바빌론은 혼돈의 미래를 주는 도시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은 예루살렘을 만들 것이고, 세상을 사랑하는 자들은 바빌론을 만들 것이다. 각자는 자신이 어느 쪽을 사랑하는지 질문을 하고, 어느 도시의 시민인가를 알아야 한다. 자신이 예루살렘 시민임을 발견하면, 사로잡힌 것을 참고 자유를 소망해야 하지만, 자신이 바빌론 시민임을 발견하면, 탐욕을 뿌리 빼고, 자애를 심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지금은 서로 섞여서 살지만, 심판 날에 각각 두 편으로 분리되어, 예루살렘을 만든 사람들은 왕중왕이신 그리스도의 통치하에 좋은 천사들과 함께 영원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이지만, 바빌론을 만든 자들은 나쁜 천사들과 함께 영원한 유황불에 던져짐을 당할 것이다.   마태복음 5장 3, 8, 10절에서 예수님은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라고 하시고,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라고 하시고,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고 하셨다. /라이프신학원 총장, 국제크리스천학술원 원장, 한국기독교영성총연합회 총재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0-05-15
  • 월간목회, 「청년 그리스도인」 특집
      월간목회 청년층 가치관 변화 따라 사역방식 다각화 절실 「창조문예」는 「작가연구」 여덟 번째로 양왕용 시를 분석, 「신앙계」는 ‘예배’ 조명  한국사회의 결혼관 변화와 교회의 대비책 모색 기독교사상   산뜻한 봄을 보내며 5월호 교계잡지는 오늘날 청년 기독교인의 변화상을 분석했다. <월간목회>는 「청년 그리스도인」, <기독교사상>은 「결혼, 이혼, 비혼동거」, <신앙계>는 「예배? 들통이 나야 형통이 흐릅니다」란 특집으로 꾸몄다. 기독교문학 종합월간지인 <창조문예>는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 특집 동화와 동시를 연재했다.    <월간목회>는 김은호목사(오륜교회)가 「21세기 한국교회 청년 생태계를 회복하자」란 주제로 청년들의 삶과 가치관의 변화를 통한 대학청년부의 부흥은 교회 성장의 동력이 되기에 예배와 양육과 선교의 균형 있는 훈련을 통해 청년기 때 신앙생활의 전성기를 누리는 것이 청년목회의 목표여야 한다고 전했다. 하정완목사(만나교회)는 「변해버린 세상과 오늘의 청년목회」란 주제로 교회가 도덕성을 상실하고 문화가 이를 대체하면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기에 개인과 공동체의 말씀묵상과 재가수도자 훈련 과정 등을 통해 예전이나 의식, 예배 형식의 변화보다 개인의 내면적 변화와 성숙에 중점을 두는 사역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순환목사(LA 뉴처치)는 「하나님나라 확장, 미디어를 창조하신 선한 의도로 이루라」란 주제로 “한국교회는 왜곡된 미디어의 폐해를 극복하고 미디어를 하나님이 본래 의도하신 선한 의도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디어를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나라를 확장해 가 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사역이다”고 말했다.    <기독교사상>은 장혜경 전 연구위원(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결혼, 이혼, 재혼 등 최근의 가족 변화와 그 시선」이란 주제로 혼인과 관련된 인식의 변화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가족의 형태나 구성을 변화시켜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라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김소형연구위원(가족구성권연구소)은 「결혼 제도는 사라지는가, 정상 가족은 사라지는가」란 주제로 한국사회가 동거나 비혼 등 법률적 의미의 혼인이 아닌 다양한 삶의 형태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 인식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를 통계자료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성서와 설교’ 코너에서는 김선용박사(시카고대)가 「갈라디아서 읽기 (6) : 신자의 정체성과 윤리, 그 불가분의 관계」란 제목으로 성경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했다.    <신앙계>는 예배를 주제로 진실한 예배와 예배자는 무엇인지에 관해 찬양사역자 장종택목사와 한국순교자의소리 CEO 에릭 폴리목사의 글이 실렸다. 커버스토리로 실력파 가수인 그룹 V.O.S의 박지헌의 신앙과 여섯 자녀를 둔 자녀양육 솔루션 이야기가 실렸다. 소설가 김성일장로의 너와 함께 있으리라 칼럼이 연재 중이며 중앙교회 한기채목사의 목회서신과 「우리의 피난처시오 우리의 힘이시니」란 주제의 벤 토레이신부의 기도, 저명한 메시아닉 유대인 사역자 아셰르 인트레이터 목사의 칼럼도 연재 중이다. 이달의 인터뷰로는 프리미엄 건강샘물 닥터코아를 생산하는 김 헌대표를 만나 하나님이 주신 물과 건강, 신앙간증을 전한다.    <창조문예>는 신작 「작가연구」 여덟 번째로 양왕용시인의 「갈라지는 바다」 등 대표작과 연보, 작품론, 나의 신앙과 나의 문학을 수록했다. 또한 이명재의 「신록의 계절을 시 문학과 함께」란 제목의 권두칼럼이 게재됐다. 신작 다섯 편으로 김지원와 이재숙의 시가 각각 게재됐다. 연재되는 작품은 박이도시인의 「육필서명본에 담은 시화담 : 애증의 무덤을 넘어」(3회)와 김종회의 「샤머니즘을 통해 바라본 문명충돌과 인간실존 : 김동리의 <을화>」(9회), 김봉군의 「근‧현대 시조 읽기」(12회), 정선혜의 「자연 질서의 회복을 강조한 이주훈의 동화 세상 ②」(9회) 등이 각각 게재됐다. 또한 김익하의 연재소설 「토렴」 12회와 이운룡의 연작시 「별을 낚시하다」(5회)도 연재됐다.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0-04-28
  • [세계명작과 성경의 만남 8] 하나님의 도시와 땅의 도시 -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하나님의 도시」
      마태복음 22장 30절에서 “부활 때에는 장가도 아니 가고 시집도 아니 가고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으니라”고 하고, 그리고 베드로후서 2장 4절에서 “하나님이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하지 아니하시고 지옥에 던져 어두운 구덩이에 두어 심판 때까지 지키게 하셨으며”라고 함으로써, 천사들이 하나님 나라와 사탄의 나라 곧 지옥이 나뉘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기독교 초기의 교부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의 도시> 제11책에서부터 22책에서 ‘하나님의 도시’(시편 148편 1절)와 ‘땅의 도시’(요한복음 8장 44절)에 관해서 이원론적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천사들은 세상이 창조되기 전에 창조되었다. 사탄이 범죄 했기 때문에 천사들은 두 도시로 나뉘게 되었다. 두 도시가 생겨난 근원은 천사들이 좋은 천사와 나쁜 천사로 분리되는 데서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셨는데, 그 인간이 타락하게 되었으며, 그 원죄가 세계에서의 선과 악의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두 도시의 차이는 근원적으로 선을 사랑하느냐 악을 사랑하느냐 하는 각각의 근원에서부터 생겨났다고 한다. 하나는 하나님과 함께하는 빛의 도시로 하나님의 도시요 다른 것은 사탄과 함께 하는 어둠의 도시로 땅의 도시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두 도시의 진전을 4기간으로 나누어 연대기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인간 창조에서 노아를 통해서까지 족장들에서 다윗을 통해서까지, 선지자들에서 그리스도까지, 그리고 메시아의 왕국에 이르기까지 등 각각의 발전을 분리하여 다루고 있다. 두 도시의 주제는 땅의 도시의 최후 심판과 형벌을 하나님의 천상의 도시의 보상과 대조시키는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두 도시 이야기의 주제는 그 범위가 거대하다. 두 도시는 아마도 역사에서 기독교 철학의 제일 첫째가는 그리고 가장 위대한 해설일 것이다. <하나님의 도시>의 두 도시 이야기는 교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신학적으로나 변증론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그리고 초대교회의 신학적인 작업으로나 최고의 역작이리라.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하는 ‘도시’는 전 우주를 포함한다. 인간 사회도 우주적인 도시 안에 살고 있음을 말한다. 한 도시는 하나님의 통치와 주권 안에 있는 도시요, 다른 도시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땅의 도시이다. 하나님의 도시는 정의로운 도시지만 땅의 도시는 사악한 도시이다. 전자는 영을 따라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도시이지만, 후자는 육신을 따라 사는 사람들로 구성된 도시이다.    인간 사회에서도 하나님의 도시에 속한 사회가 있고, 땅의 도시에 속한 사회가 있다고 하고, 사람도 하나님의 도시에 속한 사람이 있고, 땅의 도시에 속한 사람이 있다고 했다. 모든 사람은 최후의 심판 이후에는 천국과 지옥으로 나누어진다고 했다.    하나님의 도시에 속한 나라의 군주와 신하는 서로를 사랑으로 섬기며 신하는 군주께 순종하고, 군주는 신하들을 배려하지만, 땅의 도시에 속한 군주는 정복한 국가를 힘으로 통치하기에, 신하들은 군주의 힘에 눌려 순종을 가장하고, 군주는 힘으로 신하들을 통치한다.    시편 3편 3절에서 “여호와여 주는 나의 방패시요 나의 영광이시요 나의 머리를 드시는 자이시니이다”고 했다. 하나님의 도시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영광 가운데 나의 머리를 들게 하시지만, 땅의 도시에 속한 사람은 자기 자신의 영광 가운데 자기의 머리를 드는 자이다.    하나님 나라의 도시의 시민들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자신을 멸시하지만, 땅의 도시의 시민들은 자신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멸시한다. 전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고 하나님께 순종하지만, 후자는 자신의 힘에 영광을 돌리고 하나님께 대항하려 한다.    이사야 14장 12절에서 “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여 어찌 그리 하늘에서 떨어졌으며 너 열국을 엎은 자여 어찌 그리 땅에 찍혔는고”라고 했으나, 예수님은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태복음 5장 3절)라고 하셨다.  /라이프신학원 총장, 국제크리스천학술원 원장, 한국기독교영성총연합회 총재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0-04-28
  • 15일, 한국장로문인회서 시상식
      한국장로문인회(회장=오성건장로·사진)는 오는 15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그레이스홀에서 한국장로문학상 시상식을 열고, 기독교 문학 발전에 유익을 끼친 이들을 치하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시상식은 동 단체 창립 24주년을 맞아 진행되며 한국 기독교 문학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펼친 문인들을 선정, 시와 수필 부문을 나누어 상을 수여한다. 또한 동 단체에서 발간하는 장로문학 제25호 발간을 기념하는 감사예배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시 부분의 박우승장로(남산교회 원로)와 박완신장로(소망교회 원로)가, 수필 부분의 박노황장로(대구남성교회 원로)가 수상한다.   시상식 관계자는 “한국장로문인회가 1996년 창립된 지 24주년을 맞아 23번째 한국장로문학상 시상식과 장로문학 제25호 발간기념 감사예배를 드리게 됐다”며,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 항상 함께하길 기원하며 많은 이들이 함께하여 자리를 빛내며 기쁨을 나누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장로문인회는 문학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표현하고 한국교회의 성숙을 도모하는 장로 출신 문인들의 활동을 독려하고자 1996년 발족됐다. 초교파적으로 활동 중인 동 단체는 매년 시와 수필 부분의 우수한 기독교 문학 작품을 집필하는 장로 문인들에게 한국장로문학상을 수여하며 기독교 문화의 창달을 꾀하고 장로 문인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 출판/문화/여성
    • 문학
    2020-04-28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