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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두리 소수자 14] 소탐대실
      징기스칸이 멀고 넓은 아시아 대륙과 유럽까지 정복할 수 있었던 비법은 육포로 개발된 식량, 그리고, 서양의 말과 다르게 훈련된 말 때문이었다고 한다. 잘 달리기만 하는 높은 말 위에 앉은 유럽의 기사들은 앞뒤 좌우로 움직이는 말을 타고 싸우는 몽골인들을 당할 수가 없었다. 산들을 경계하고 살았던 유럽인들과 달리, 넓은 평야와 하늘 사이에 살던 몽골인들의 시력도 달랐다. 먼 거리에서 사물과 자연을 먼저 식별하는 안목이 있었다.   유럽 대륙과 아일랜드를, 나중에는 북미까지 진출했던 바이킹 족에게도 그들만의 비법이 있었다고 한다. 유럽 대륙을 벗어나 북미까지 항해를 할 수 있는 그들만의 항해술과 염장 기술, 즉 소금에 절인 대구를 식량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들은 그 비법으로 콜롬버스보다 500년이나 먼저 북미대륙에 도착했다. 그들의 앞선 항해술은 유럽의 이웃 나라들에게도 영향을 주어, 나중에 유럽이 해상을 장악하는 힘이 되었다.   콜롬버스가 도착하기 전의 북미 연안은 당시에 유럽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대구의 황금 어장이었다. 그런데, 그 지역에 먼저 와 있던 바이킹 족은 그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그들 끼리만 상권을 지키고 있었다고 한다. 자기들끼리만의 유익을 지켜 내려고 힘을 쓰는 동안, 원주민들과 늘어나는 유럽인들을 당해 낼 수 없게 된다. 그 후, 영국은 북미 대륙을 영국령으로 선포하고, 먼저 왔던 바이킹 족의 노르웨이 대신 영국 국기를 꽂게 된다.   만일 바이킹 족이 그 당시에, 남들이 모르는 비밀과 엄청난 수입으로 국가를 이루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남들보다 앞서 가졌던 항해술과 염장술, 그리고, 그들만의 전투력으로 먼저 대륙 국가가 되었을 것이다. 유럽 대륙과 아일랜드, 미 대륙까지…. 그러나 당시의 엄청난 수입원인 대구 어장만 지키다가, 미 대륙 전체를 놓쳤다. 몇 세기 동안, 무적의 투사들로 이름을 날리던 그들은, 야만족과 약탈자, 해적으로 기억되고 말았다.   오랜 역사 속에, 우리나라도 외세로부터 시달릴 때 마다,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힘을 보이기도 했다. 위기 때마다 나타난 위대한 지도자들도 있었고, 순진하게 살아왔던 국민들이 용감하게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끼리 싸우다가, 나라를 빼앗기기도 했다. ‘소탐대실 (小貪大失)’이다.   지금처럼 70여년의 긴 세월 동안, 대한민국, 한반도에 전쟁이 없이 평화로웠던 시절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최첨단의 인프라가 구축이 되고, 잘 먹고, 잘 살고, 잘 입고, 인기 있는 나라가 된 것 같다. 그렇게 살기 좋은 나라의 정치인들은 국정에 헌신하기보다 정쟁에 혼신을 다하는 모습이다.국민들은 너무 힘들게 살아 내고 있으면서 정치인들의 이념 전쟁을 걱정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그래서 주변 나라들이 이렇게 오래 놔 두 적이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하나님이 보호하사, 1,000 여 번 이상의 외침에도 지켜졌었다. 한국은 국민끼리 하나되면 세계를 이끌 영적 문화국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때로는 동물들에게도 귀한 교훈을 얻는다. 나는 언젠가 동남 아시아에서 원숭이를 사냥하는 방법을 듣고웃다가 심각해 졌다. 그 방법은 이러다. 입목이 좁은 항아리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곡식을 넣고, 원숭이가 다니는 길목에 놓는다. 원숭이는 항아리에 가까이 와서 그 안에 손을 넣고, 곡식을 움켜진다. 이를 보며 기다렸던 사람은 그 항아리만 들고 오면 된다. 원숭이가 움켜진 주먹을 펴지 않기 때문이다. 멀리서 사자가 전력 질주하며 달려오고 있는데, 두 마리의 사슴이 싸우다가 먹히는 장면도 기억난다.   ‘우리끼리’의 대립 때문에, 큰 일을 당하는 소탐대실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 나 또한 나의 좁은 마음 때문에 하나님의 마음과 이루시려는 뜻이 제한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믿음을 주시고, 우리의 믿음으로, 이 땅에서도 하늘의 뜻을 펼치고자 하신다. 이생의 자랑과 안목의 정욕과 육신의 정욕을 구하려 하다가, 그의 나라와 그의 의가 막히면 안 되겠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태복음 6:33)        *김윤곤목사는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구약 및 상담학) 학위를 받고, 앵커리지 한인장로교회 담임목사로 17년 시무했다. 미국장로교 대서양한미노회 노회장 등을 역임하고, 아프리카 케냐에서 다종족 주민 협력 프로젝트 등을 위해 7년간 선교사로 지냈다. 김목사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목양적 단상과 영감을 이민자·목회자·선교사·다문화 사역자의 관점에서 나눌 예정이다. (격주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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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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