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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서 시작한다

본지 창업자 고 김연준박사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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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5.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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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한양대학교의 교훈은 ‘사랑의 실천’이다. 어떤 사람은 내가 기독교 신자이니까 기독교의 사랑과 연결지어 성경에서 그 말을 가져 온 것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것은 종교적이기보다는 도덕적이고 철학적인 의미가 더 강하다. 성장기에서도 잠시 언급한 바가 있는데, 굳이 근원을 따지자면 철학적인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 자산에 나의 인생 철학을 보태서 만든 것이다.

 

나는 일찍이 한양대학에서 기술 교육을 실시하면서부터 학생들에게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였다. 몇 해 전에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리 학교의 졸업생을 만났을 때 그들이 자식을 키워 보니 그 말의 의미를 절실히 느끼겠다고 하던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사랑의 실천’을 가문의 철학으로 여기고 자식들에게 가르친다고 하면서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내 아들과 남의 아들이 싸우면 이유를 막론하고 내 아들은 잘못했다고 나무라고 남의 아들은 위로했습니다. 그게 현명한 아버지의 자세라고 여겼습니다. 그때 학창 시절에 듣고 배운 ‘사랑의 실천’이 상기되면서 내가 남의 아들을 사랑하면 남들도 또 내 아들을 사랑할 것이라는 점을 생각했습니다.”

 

내가 학생들에게 늘 강조해 온 것도 사랑이란 먼저 주는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런데 학생들은 당시에는 어려서 그 깊은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다가 사회에 나가서 현실에 부딪혀 보니까 저절로 터득되었다는 것이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60대에 이른 사람들이 학교의 교훈이자 나의 철학인 ‘사랑의 실천’을 가훈으로 하여 자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나는 마음 속으로 참으로 흐뭇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열심히 씨앗을 뿌리면 반드시 수확하게 되는 날이 온다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내가 알기로는 우리 교직원들 가운데에도 ‘사랑의 실천’을 가훈으로 정한 분들이 많다고 한다. 그것도 결국 나의 철학에 감화를 받은 결과라 할 수 있을 터인데, 이렇게 가정과 가족 구성원으로까지 넓고 깊게 확산되어 나간다면 우리 사회는 참으로 훈훈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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