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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9.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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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안양대학교 겸임교수

이음사회문화연구원 상임연구위원

「기후 위기와 기독교」 저자


처서를 지나니 바람 끝에 가을의 향기가 묻어난다. 계절이 바뀌는 자리에서 올 여름을 다시 되뇌인다. 누군가 내게 2021년 여름을 묻는다면 나는 불과 물의 시간이었다고 대답할 것이다. 누군가는 코로나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를 올 여름의 특징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다. 왜냐하면 코로나19라는 명칭이 말하고 있듯이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현상은 벌써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불볕 더위하는 말과 같이 여름은 당연하게 불과 연결될 수 있으나, 내가 올 여름의 특징을 불과 물로 설명하는 이유는 단순히 관용적인 표현 때문만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우리가 실제적으로 경험한 재난 상황 때문이다. 

올 여름은 열돔, 폭우, 산사태 그리고 산불이라는 기후이상 현상이 전 지구적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와 미국, 터키, 이탈리아, 그리스, 러시아 그리고 남극까지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을 기록했다. 전례 없는 폭염은 수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생태계와 인간의 삶을 고통에 빠트렸다. 북미와 유럽의 열돔 현상과 더불어 일본과 중국 그리고 독일은 연일 폭우로 심각한 산사태를 경험했다. 이러한 이상기후는 하나의 사실을 웅변한다. 그것은 기후위기다. 


기후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인간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기후 변화와 위험 및 완화와 적응 전략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위해 국제적으로 자료와 데이터를 수집하고 과학적으로 평가한다. 일곱 차례에 걸쳐 평가서를 발표한 IPCC는 다음의 내용을 명시했다: ①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 중이며, 인간의 활동과 문명, 다시 말해서 인간 자신이 그 원인이다. ② 그리고 2050년 이전에 지구 평균 온도를 1.5도 상승선에서 막아내지 못하면 전 지구적 재앙이 불가피하다. ③ 마지막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 문제가 빈곤한 국가들의 생존을 위협한다.

IPCC 보고서가 말하듯이,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인간이다. 인간 활동의 결과로 산업화 이후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배출한 온실 가스는 기후 온난화를 야기했다. 온난화는 대기 온도와 해수온도 상승과 빙하와 산악빙하의 해빙을 초래하였으며, 그 결과 해수면이 상승했다. 기후 온난화에 의한 기후 위기의 영향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며 지속적이다. 기후 위기의 일차적 결과는 폭염, 폭우, 한파, 폭설, 가뭄, 강한 태풍, 해수면 상승, 식수의 보족과 식량 문제 그리고 온갖 전염병과 질병의 확산 등이다. 이로 인한 부정적인 연쇄적 결과가 나타난다. 기후 위기가 인간의 건강, 식량 생산, 자원 안보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보다 취약한 사회 집단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며 환경오염에 따라 수많은 조기 사망자를 발생시킨다. 


기후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신학의 주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경험하는 기후위기라는 기후 비상사태는 기후를 자연과학의 영역을 넘어 신학의 주제이자 신앙의 문제로 만들고 있다. 기후 위기는 인간 삶의 조건인 환경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후 위기는 인간 삶의 양식과 인간의 사고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인간 자신의 변화를 의미한다. 우리가 기후 위기를 우리 자신의 변화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 생존의 문제인 동시에 온 생명의 공존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선적으로 물을 수 있다. 진정 기후위기가 신학의 문제일 수 있는가? 그렇다. 기후 위기는 신학의 과제다. 어떤 의미에서 기후 위기가 신학적 주제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우리는 신학 대상에 대한 논의에서 찾을 수 있다. 신학의 흐름 속에서 신학 대상은 언제나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인간의 질문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신학 대상이고, 하나님은 그가 인간에 의해 인식되어진다는 점에서 신학 대상이다. 신학 대상은 분명 하나님이다. 하나님에 대해 말하지 않는 신학은 신학이 아니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에 대해 말하지 않는 신학도 신학이 아니다. 칼뱅이 『기독교강요』에서 말한 것과 같이 인간 역시 신학 대상이다. 즉, 신학 대상은 하나님과 인간이다. 그리고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이다. 신학은 하나님과 인간, 이 둘의 관계에 대한 이해 속에서 구성된다. 

만약, 우리가 신학의 대상을 하나님에게만 국한시킨다면, 우리는 기후 위기를 신학적 주제로 삼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 삶의 공간이며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신학의 주제로 삼을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이러한 생각들이 옳다면 우리는 인간 삶과 인간 삶의 조건에 대해 어떠한 신학적 논의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신학은 기후 위기에 대한 침묵해야 한다. 그러나 신학이 인간을 그리고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를 신학 대상으로 삼는다면, 그래서 인간과 하나님의 창조로서의 세계와의 관계를 신학 주제로 삼을 수 있다면, 우리가 이미 살펴 본 것과 같이 기후 위기가 인간의 변화 혹은 인간 삶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기후 위기는 분명히 신학의 문제임이 분명하다.

 

우리의 두 번째로 물음은 진정 기후 위기가 신앙의 문제인가 하는 것이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기후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 그리고 자만, 즉 인간의 죄다. 오늘 우리가 경험하는 기후 위기라는 기후 비상사태는 윤리적 위기인 동시에 신앙의 위기이다. 따라서 오늘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생태적 회심이다. 회심한 인간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창조신학에 기초하여 새로운 생태적 가치들을 고백하고 창조신앙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존재들이다. 창조신학적 가치는 인간의 삶과 행동 양식의 전환을 위한 중요한 내적 동기를 부여한다. 창조신학은 인간의 삶과 가치의 전환(회심)뿐 아니라 인간의 생태적 책임과 행동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생태적 회심을 경험한 새로운 존재인 신앙인은 기독교의 공동체적 가치, 즉 연대의 가치를 새롭게 한다. 그리고 우리들의 삶의 자리인 창조세계를 단순한 원자재로 이해하는 근대적 자연관으로부터 하나님이 창조하신 풍성한 생명 세계로 이해한다. 이러한 세계관의 변화는 생명과 인간 삶의 조건에 대한 새로운 생명가치를 추구한다. 신앙인들은 신앙의 눈으로 창조신학에 근거하여 인간과 세계에 대한 생태적 가치를 제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태 신앙적 활동은 기후 위기에 직면한 사회와 공동체에 새로운 도덕적 가치를 제공하고 생태 윤리의 실천적 가능성을 제공한다. 

기후 위기가 신앙인들과 교회에게 요청하는 것은 새로운 생활양식, 즉 조율된 삶의 방식이다. 그리고 창조신앙이 노래하는 풍성한 생명에 대한 송영과 풍성한 하나님의 생명 그리고 창조를 신뢰하는 신앙이다. 뿐만 아니라 창조신앙은 인간을 합리적 이기성에 근거한 경제적 인간으로부터, 즉 개인주의에 기초한 모나드적 존재로부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인간, 즉 연대적 인간으로 전환하도록 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살라는 요청에 대해 신앙인과 교회는 창조신앙에 의존하여 대답한다. 그것은 생명에 대한 긍정과 공동체적 삶이다.


창조신앙은 우리를 온 생명에 대한 책임 있는 존재라고 말하고, 생태적 책임이 그리스도인인 우리에게 위임되었다고 선언한다. 창조세계를 보호하고, 돌보고, 공정하게 공유하려는 의지 없이 모든 피조물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선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책임은 개인의 도덕적 행동뿐 아니라 사회 정치 경제적 구조의 대전환(회개)을 의미한다. 


“피조물이 고대하는 바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는 것이니 [...]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 (롬 8:19-22)



- 프로젝트: 기후 위기 시대의 기독교 ; 생태신학 녹색교회 생명목회를 위하여 - 

- 공동주최: 기독인문학연구원-이음사회문화연구원·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이치투그룹 주식회사

- 후원 및 연대기관: 주)천일식품 ·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 비블로스성경인문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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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기후위기 시대의 기독교 2] 기후 위기, 신학과 신앙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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