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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9.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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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는 공동체 자신의 궁극적 관심을 문화라는 그릇을 통해 드러내며, 복음의 씨는 문화라는 토양을 전제로 성장한다. 그러기에 선교에서 문화를 무시할 수도 없고, 무시해서도 안 된다. 따라서 한국 전통문화 속을 지나면서 오늘날까지 우리 사회 안에서 성장일로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므로 대부분 기독교 교단들은 <대한예수교>나 <한국기독교>로 지칭하면서 ‘기독교’ 앞에 ‘대한’이나 ‘한국’을 넣었다. 이제 기독교는 한민족의 얼과 삶의 자리로 신앙 고백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의 명절은 조상들의 얼을 신나는 멋으로 그리고 살맛 나는 삶을 찾기 위해 한민족 공동체의 축제로 한국교회는 토착화했으면 한다. 그러한 축제 문화에서 소외되어 겉도는 것은 결코 기독교 선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민족은 일제강점기에서도 민속명절을 한민족 공동체의 축제로 잘 지켜왔다. 고향으로 내려간다고 해서 아이들은 꼬까옷을 입고, 어른들은 한복차림에 선물을 마련해서 서로 나누었고, 아침에는 온 가족이 모여 하느님과 조상에게 감사를 드리는 차례(추도예배)를 지내고 성묘를 하였다. 한가위 추석에는 새로 수확한 햅쌀과 햇곡식들로 밥을 지을 뿐만 아니라, 쌀가루로 빚어 송편을 만들어 먹었다. 가족을 비롯해 여러 구성원들이 모여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공동체 놀이가 있었다. 

 

 우리는 성경에서 이러한 토착화문제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레위기 23:5-14에 무교절 또는 유월절은 보리 추수를 시작하는 때이다. 성경주석가에 의하면 무교절은 본래 가나안의 절기로 보리 추수의 시작을 알리는 기쁨을 축하하는 축제였다. 추수한 처음 이삭을 여호와께 드린다는 것은 일찍부터 있었던 의식이다. 그런데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나안에 들어간 후 이 명절을 받아들여서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께 보리 추수감사제사를 드렸다. 단순히 추수감사의 의미만이 아니라, 자기 조상들의 출애굽 사건의 의미와 관련하여 이 절기를 받아들였다. 땅의 소산에 대해 여호와 하나님께 감사하고, 보리의 열매로 누룩을 넣지 않고 떡을 빚어 출애굽 사건을 상기케 하였다. 또한 그들 조상의 숨결을 느끼기 위해서 고난의 떡을 먹었다. 어떤 고난 속에서도 정체성을 지키는 문화로서 이스라엘 민족을 지켜왔다.

 

 이와 같이 그 땅의 추수감사제를 이스라엘 사람들은 출애굽 사건과 연결을 지어서 민족사적 의미를 가지고 유월절로 지키며 그들과 함께 보리 추수의 기쁨을 나누는 축제로 만들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도 그 나라를 건국하게 된 민족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마침내 자기네 종교와 문화가 융합되어진 것이다. 자기네 축제 문화에 신앙고백을 담은 것이다. 이제는 한국교회도 민속 축제에 신앙고백을 담을 수 있을 만한 교인 수를 가지고 있다. 이 땅에서도 우리 민족과 고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축제가 한국교회의 명절이 되어야 한다. 한국교회의 성숙은 한민족 공동체의 축제문화 속에 기독교 선교가 파고 들어가는 ‘문화 선교’에 있다.  

 

 그런데 우리의 민속명절은 농경사회에서 일어난 문화로 산업사회로 발전하면서 변화하지 못해 위기를 맞이했다. 그저 이름뿐이지 개인주의 성향으로 바뀌어 요식행위로 한민족 공동체의 축제는 사라지고 있다. 한 조상으로 살아온 민족의 혼과 얼을 엮을 수 있는 문화가 거의 쇠퇴하고 있다. 그러므로 민족과 자기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축제는 열린 마당이다. 이러한 축제에 담기는 의미와 놀이는 언제나 어디서나 확장시켜 나갈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명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누구나 하나님께 감사하며 서로 기쁨을 나누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한민족 공동체의 축제로 선도해가는 사회적 책임의 과제가 우리에게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면 참으로 살맛나는 세상이 아니겠는가?  

/강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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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공동체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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