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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12.2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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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 목회는 온·오프 넘나드는 ‘플랫폼으로서의 목회’

협력과 민주적 운영으로서의 목회로 건강한 교회모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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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교회다움’을 잃어버려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은 지금,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예수의 가르침과 행함을 따르고 실천해 교회의 사명을 다하며 ‘교회다움’을 위해 묵묵히 힘쓰는 교회가 있다.

 

2012년 8월 창립해 올해 9주년을 맞은 서울 도봉구에 자리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생명사랑교회(담임=한문덕목사·사진)는 작으나 ‘건강한 교회’, ‘평신도 중심의 사역’, ‘선교 사명에 충실한 교회’라는 목표를 가지고 온 교우가 교회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창립 초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순탄치 않은 순간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목회자와 함께 온 교인이 하나 돼 주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한 걸음씩 걸어왔다.

 

 

‘플랫폼으로서의 교회’를 지향

2012년 설립한 생명사랑교회는 처음에 평신도들의 모임이었다. 교회 분쟁을 겪고 나온 교인들이 모여 예배 공동체를 구성했다. 이들은 3년 넘게 모임을 지속하면서 공동체 틀을 다진 후, 한국기독교장로회 교단 홈페이지에 담임목사 청빙을 공고했고, 2015년 11월 한문덕목사를 담임으로 청빙했다.

 

한목사는 부임 과정에 대해 “2014년 4월 향린교회 부목사직을 사임한 후, 생명사랑교회의 정관이나 활동, 지향점에 공감이 갔고, 참 소중한 교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교회에서 목회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저를 포함해 20여 명의 지원했다고 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목사는 부임 후, 평신도가 운영의 중심이었던 공동체 특성을 그대로 살리면서 좀 더 개혁적이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교회를 세워가고자 했다. 기성 교회를 답습하기보다는 보다 새로운 교회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당시 상황에 대해 한목사는 “부임 전 설교목사께서 노회가 파송한 임시당회장과 함께 교회를 기장 교단에 가입하게 하고, 장로를 선출하여 교회로 만들었지만, 이제야 막 싹을 틔운 느낌이었다”며, “저는 그 싹이 잘 자라도록 뿌리를 내리는 목회에 우선 집중했다. 1년간 목회활동은 교인들 심방에 집중하며, 교회에 적응하고, 교인들과 사귀는 과정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부임 초기의 시간을 통해 뿌리는 잘 내렸고, 4년 차에 접어든 2019년, 한목사는 기존의 목회방식으로는 전도도 어렵고, 교회의 질적 성숙과 양적 성장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플랫폼으로서의 교회’를 지향하며 온라인 목회와 선교 활동을 부지런히 펼치고 있다. 그러던 중, 2020년 코로나19라는 불청객이 찾아왔고, 온라인 플랫폼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했다. 목회의 영역을 온라인으로 넓힌 결과, 현재 ‘생명사랑교회’ 유튜브 구독자는 1,300명, 매 주일 예배도 300~400명이 함께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인연을 맺은 성도들이 헌금도 하고, 신앙상담 요청도 해온다.

 

한목사는 “저는 미래교회의 성패가 오프라인과 온라인 목회의 균형과 숙련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교회는 새로운 시대의 플랫폼이 되어야 하고, 이전과는 다른 목회의 도전들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앞으로 다양한 신앙인들이 신앙을 교환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세상 사람들도 이 플랫폼에 와서 행복,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생명사랑교회가 주님의 사랑과 정의를 노래하는 열린 마당,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오가는 플랫폼 교회, 미래의 모든 가능성을 품어내는 장터가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일방’ 아닌 ‘민주적 운영’으로의 목회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교회가 우왕좌왕한 이유 중 하나로 모든 것을 담임목회자 혼자 책임지는 목회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 팬데믹 상황에서의 대면예배 혹은 비대면예배라는 예배 형태의 선택과 온라인 봉헌 등 중요하고 긴급한 결정을 목회자가 도맡아왔다. 이런 목회구조 속에서 목회자의 선택이 교인들의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고, 잘못된 행위와 선택은 교회가 감염의 발원지가 되게 만들기도 했다.

 

한목사는 이러한 목회구조를 비판하며 “우리교회는 교인들과 교회의 중요 정책들을 함께 의논하고 실행하는 목회의 민주적 운영방식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 상황에서 했던 결정들에 대해 온 교우가 수긍할 뿐만 아니라 구경꾼이 아닌 참여자로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며, “우리교회는 당회원 3명, 담임목사 1인, 7개의 부서 대표, 5개의 신도회 대표, 권사회 대표 1인으로 구성되는 목회운영위원회라는 교회운영기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월 마지막 주에 모여 지난달 목회활동을 점검하고 다음 달 교회의 모든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부활절을 앞둔 4월, 코로나로 인해 힘겨워했던 교인들을 위해 무언가 했으면 좋겠다는 고민이 교인들 사이에서 생겨났고, 목회위원회에서 한목사의 제안으로 ‘생명사랑 생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교인에게 5만원 씩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전 교인 114명 모두에게 2세 아기부터 97세 노인까지 나이와 직분 구분 없이 똑같이 나눠 줬다. 한목사와 전도사, 장로들이 직접 교인들 집을 방문해 생활 지원금 봉투와 달걀, 작은 화분, 한 목사의 목회 서신을 전달했다.

 

한목사는 “작은 돈이지만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가정에서 아이들과 씨름해야 하는 부모들, 홀로 외롭게 지내야 하는 교인들 모두에게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라며, “동시에 본인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 이웃들과 나눌 수 있고, 교회에서 기본소득이라는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새로운 시대의 목회는 ‘협력목회’

새로운 시대 목회에 필수적인 것은 협력목회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목회는 반드시 부교역자들과 교인들 모두의 상호 소통과 자발적 헌신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사이가 협력목회가 아닌 상하관계라면, 그런 방식으로는 창의적이고 상황에 적합한 목회가 되기 힘들다.

 

한목사는 “동료여야지만 서로 배울 수가 있다. 물론 제가 목회경험이 더 많기 때문에 우리 후배 목회자들께서 저에게 배워야 할 것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후배 목사님들이나 전도사님들은 저보다 더 신세대들이시기 때문에 그 세대들만이 갖고 있는 감각은 제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여전히 권위주의적인 옛 방식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자멸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목회철학을 바탕으로 동 교회는 부교역자들이 배우고 경험하는 일이라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전임전도사가 총회교육원 어린이·청소년 교재개발과 관련한 일을 하게 됐을 때, 적극 권장하고 필요한 경비를 지원했다. 또, 2019년 9월, 7주간 세계선교협의회가 주최하는 국제신학생 프로그램에 전도사가 파견됐을 때 보통 교회에서 파트타임 교역자가 7주 동안 교회를 비우는 것을 허락하기가 쉽지 않지만 흔쾌히 허락하고, 무노동·무임금이 원칙이지만 선교지원비 명목으로 원래 사례비의 절반을 지급했다. 주일대예배 설교도 부교역자들에게 일 년에 2-3회씩 권유하고, 매주 토요일 회의에서는 주일에 있을 예배와 교육에 대해 자유롭게 공부도 하고 토론도 한다.

한목사는 “많은 이들이 교회의 문제가 목사에게 있다고 보듯이 지도자를 잘 양육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기회들을 통해 전도사님들이 훌륭한 목회자로 성장하리라 믿고, 이것은 우리 생명사랑교회와 교단 그리고 한국교회에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담임목사가 부교역자를 자기의 수하처럼 부리지 않고, 서로 열린 마음으로 자유롭고 평등하게 서로의 지혜를 모아 목회를 해야만 교회가 바르게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다”며, “이것은 교회의 생명이 달린 일이다. 그럴 때 부교역자들도 기쁘게 일하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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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사랑교회와 한문덕목사, 예수사역 재현, ‘건강한 교회’를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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