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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1.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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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은 지방회 중심으로, 연회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

“통합은 대세이며 실현 위해서 창의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연회통합 건이 교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감리교단에서 가장 규모가 큰 중부연회 정연수감독은 이 문제에 대한 입장과 방향을 밝혔다. 정감독은 통합은 대세이며 실현을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부연회 감독으로 2년 차를 맞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연회를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정감독=중부연회는 한국 감리교의 장자와 같은 연회입니다. 약 1,200개의 교회가 있고, 역사도 가장 깊습니다. 그 동안 한마디로 ‘치고 나가는’ 역할을 했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도 많이 했고, 감리교정치도 주도적으로 했습니다. 그러다 문제 일으키는 연회, 사건 많은 연회로 비춰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많이 안정됐고, 화합됐습니다. 소송도 대부분 다 끝났습니다.

 

 

연회통합 결의가 갖는 의미

▲지난해 기감 입법총회에서 신학교 통합, 연회 통합 등 매우 중요한 법안이 큰 무리 없이 통과됐습니다. 감리교를 넘어 한국교회 전체에 주는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정감독=혁명보다 개혁이 어렵습니다. 개혁은 설득해야하니 그만큼 어려운 것입니다. 지난 입법총회에서 개혁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큰 의미가 있는데, 무엇보다 코로나에게 제일 감사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있던 거짓된 포만감을 제거했습니다. 큰 위기의식 없이 우리끼리 잘살고 있다는 이 거짓이 코로나로 폭로된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바꾸고 개혁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연회통합이 가장 큰 이슈로 보입니다. 장로교의 경우도 노회 통합이 가시화되고 있다. 어떻게 연회통합이라는 대원칙을 도출했는지 궁금합니다.

△정감독=주님이 오시기 전까지 연회 통폐합은 안 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감독회장을 중심으로 먼저 감독들이 각자 연회의 이익과 손해가 있었지만, 통폐합에 대한 원칙을 공감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철감독회장이 연회마다 다니면서 진지한 자세로 설득했고, 결국 입법총회에서 의결됐습니다. 분열은 결국 자리싸움에서 시작된 것인데, 하나님의 역사는 통합하고 하나로 만드는 것이지 갈라지고 분열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마음과 자세로 연회통합이라는 대원칙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연회통합의 과정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합니다.

△정감독=아직까지 방법은 결의된 것이 없습니다. 방법을 거부하면, 통합도 물 건너갑니다. 모연회와 자연회의 기계적인 결합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결국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야하는데,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면 제주도 교회 중 우리 중부연회에 가입하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교통과 통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지역적 경계는 점점 약화되고 있습니다.

지방회 통폐합부터 먼저해야할 것입니다. 60개 교회가 넘으면 한 지방회를 설립할 수 있는데, 이는 60개 교회를 유지하라는 의미로 봅니다. 앞으로는 지방회 중심으로 모든 행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연회는 지방회를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감독은 권력을 행사하는 자가 아닌, 영적인 어른으로서 섬기고 소통하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합니다. 일이 밑으로 가야 합니다. 감독회장이 영적인 어른으로 존재하고, 실제적인 일은 감리사가 전적으로 하면 됩니다.

 

 

통합을 위한 과제와 방법

▲통합을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 반발도 여전할 것 같습니다.

△정감독=일부에서는 지금까지 우리끼리 잘 지내고 있는데 왜 통합하려고 하느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선교적 마인드도 아니고, 하나님의 역사도 아닙니다. 우리끼리만 뭉쳐있으면 하나님이 흩어놓습니다.

연회통합은 단순히 예산절약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비용의 관점으로만 접근하면 안 됩니다. 분열의 감리교가 아닌 하나가 되는 감리교의 시그널이 되는 것입니다. 통합은 분명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연회 통합으로 감리교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궁금합니다.

△정감독=저 역시 정말 궁금합니다. 통합 찬성의 이유는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로 만들었을 때, 오히려 망하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강은 결국 바다로 가는 것처럼 통합이라는 거대한 물줄기는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방법에 대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와야 합니다. 예컨대 중부연회가 통합에 있어 먼저 희생적인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지역이라는 물리적 공간에만 매몰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위드 코로나시대의 한국교회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어떻게 목회를 해야 할지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갑니다.

△정감독=양과 질의 변증법으로 답하고 싶습니다. 과거에는 시험 봐서 들어가는 학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학원 학생들은 돈만 내면 아무나 가는 학원 학생들과는 달랐습니다. 그들에게는 자부심과 긍지가 있었습니다. 과거에 교회는 작았고, 소수였고, 가난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대에 교회는 오히려 강했습니다. 교회를 교회답게, 강하게 만드는 것은 돈과 권력이 아니라 도덕성과 복음의 선명성입니다.

키 속에서 알곡은 모아집니다. 가나안교인이 30만이라고 하는데, 코로나로서 한번은 걸러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적으로 강력한 교회가 돼야 합니다. 이럴 때가 중요합니다. 이럴 때 질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합니다. 이 위기의 시대, 응축과 압축의 시대를 잘 견뎌내야 합니다.

 

▲미자립교회 문제가 한국교회의 큰 이슈이다. 감독으로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정감독=감리교 전체에서 46%가 미자립교회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중부연회는 42.8%입니다. 거의 절반이 미자립교회라는 말입니다. 가난은 나랏님도 못 구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경제적 지원으로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미자립교회 목사라서 ‘실패한 목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작은 볍씨이든 큰 과일의 씨이든 생명을 갖고 있습니다. 생명의 가치는 같습니다. 큰 교회나 작은 교회나 거기에는 복음의 생명이 있습니다. 미자립교회 목회자를 ‘루저’로 만들지 말아야합니다. 연회 감독으로서 해줄 수 있는 말은 ‘당신은 루저가 아니다’라는 겁니다.

 

▲미자립교회 목회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지 물질적 지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감독=나 역시 성남에서 13평 판자촌 교회를 하며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나는 긍지가 있었습니다. 나의 목회를 창피하게 생각하거나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목사는 목사로서 인정받지 못할 때 힘든 것입니다.

나무에서 실뿌리가 모든 것을 다합니다. 모든 영양분을 빨아들이고, 심지어 돌도 뚫고 들어갑니다. 개척교회가 실뿌리입니다. 실뿌리가 죽으면 나무가 마르듯이 개척교회가 없어지고 사라지면 한국교회가 메말라 가는 것입니다.

보통 가장 어렵고 힘든 사람이 개척교회를 찾아옵니다. 그래서 개척교회 목사는 24시간 한 사람을 위해 헌신합니다. 그렇게 신앙이 성장하다 교회에서 문제가 생기면 큰 교회로 옮겨가곤 합니다. 신도시에서 급성장한 교회는 어디서 그들이 왔는지 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교회는 신학으로 움직입니다. 번영신학의 관점에서 보면 미자립교회 목회자는 루저일 뿐입니다. 그러나 성경적 신학의 관점에서 보면 동역자입니다. 불신자를 ‘마귀자녀’로 볼 것인지 구원받아야할 불쌍한 한 영혼으로 볼 것인지 바르게 판단해야 합니다.

 

▲장시간 진솔히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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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감 중부연회 정연수감독 특별인터뷰, “통합은 하나 되는 감리교의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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