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노화장애인시설 교남시냇가
장애인들에게 ‘사람다운 삶’을 지원
◇교남시냇가는 조기노화장애인이 여생을 행복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장애’와 ‘노화’를 극복할 사회적 가족으로서 돌봄 사명에 중점
단순돌봄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정착해 자립하도록 지원
파주의 교남시냇가(원장=황규인·사진)는 장애인의 생애주기를 고려해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삶을 지원하고 있다. 이 시냇가는 지난 2010년 설립된, 전국 유일 ‘조기노화장애인’ 거주시설이다. 교남재단 설립자 전택보박사의 그리스도 사랑과 섬김의 삶을 기반으로 “장애인 한 사람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며, 조기노화 발달장애인들에게 △가정생활 △노화에 따른 의료 △문화·여가 △호스피스·장례 등을 제공함으로 그들에게 있어 ‘황혼기’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 입주한 장애인들의 연령대는 주로 30대 후반부터 50대 사이로, 실제 연령보다 더 빠르게 노화를 겪고 있는 발달장애인 약 30명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전체 입주자의 70% 이상이 다운증후군이며, 비장애인이나 또 다른 유형의 장애인에 비해 약 15~20년 빠른 노화를 겪고 있다. 또한 전체 입주자의 85% 가량이 무연고 장애인으로, ‘장애’와 ‘노화’라는 이중고를 안고 있는 이들에게 사회적 가족으로서 돌봄의 사명을 다하는 특수시설이다.
「좋은 가족·좋은 동반자」란 슬로건으로, 건강한 의·식·주에 자기가 선택한 삶을 향유하고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주력 사역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몸과 마음, 영혼이 건강한 삶」, 「자연 속에서 평온한 일상과 리듬」, 「선택과 결정을 존중하여 생기있는 삶」, 「이웃과 더불어 즐거운 삶」이다.
40년간 장애인의 곁을 지켜 온 황규인원장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역할을 강조하며 “우리의 미션은 어려움에 처한 이웃이 전인적 존재성을 회복하고 주체적 삶을 살아가도록 우리의 전문성과 사랑으로써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에게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서비스가 아닌 보통사람들처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반적인 서비스와 장애로 인한 특수 서비스를 포괄하는 지원을 한다”며, “우리는 이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에 융화되어, 가정과 같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황원장은 기관의 방향성에 대해 “이들을 지역사회 친화적으로 만드는 데 있다”며 “장애인 개개인이 보통사람들처럼 ‘이성교제-결혼-출산’과 같은 생애주기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남재단의 시설과 기관들은 장애인들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립해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도록 ‘그룹홈’ 등으로 주거와 자립을 오랜 기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황원장은 “이러한 커뮤니티는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주거형태의 모범적 모델로 설명된다”며, “한 사람의 역량과 삶의 형태는 기관의 목표와 방향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황원장은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에게도 외면받아 갈 곳 없는 이들은 대다수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며, “그런 환경과 조건 속에서도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모습, 오히려 자신의 것을 나눠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황원장은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 “한 지적장애 친구가 자립해 직장을 다니고 저축도 하는 의젓한 모습에 많은 생각과 감정이 떠오른다”며, “그저 시설 안에서 지냈다면 볼 수 없었던 개인의 잠재능력과 달라진 삶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것으로 삶의 의미가 충분하다”고 전했다.
조기노화장애는 연구와 정보가 부족하고, 우리사회의 인식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황원장은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며 “비장애인의 노인기에 필요한 것은 다 비슷해서 제도나 정책이 잘 마련돼 있다”며, “하지만 조기노화장애인들의 노화는 개인차가 커 돌봄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끝으로 시설은 지금의 지역사회 주거지원 서비스 위주에서 더 나아가, 발달장애인 집중돌봄 공동주택뿐 아니라 ‘발달장애인 단기돌봄서비스기관’, ‘전담 노인요양센터’ 등을 설립할 장기 로드맵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