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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9.0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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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미드 속 주인공 남자아이가 농구화를 신고 침대에 뛰어 올라가 팝콘을 먹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과연 그 아이는 지저분한 아이였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 사람들에게는 살아오며 사회화된 생각과 행동의 틀이 있기 때문에 그 틀 밖에 있는 사람, 혹은 그 틀을 깨려는 사람을 만나면 어려움을 느낀다

 

각자에게는 고정관념이 작동하고 있고, 그것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대화를 하지 않으면 나를 불편하게 할 대상, 더 나아가 나를 위협하는 대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발을 벗고 실내에서 생활하는 보편 문화를 가진 한국 정주민들은 신발을 신고 침대에 오르는 것이 이상하지만, 실내에서도 신발을 신고 생활하는 문화권의 사람들에게는 신발을 벗는 것이 이상하다.

 

상호문화철학의 개념 중에 '차이에의 긍정적 접근'이 있다. 이 개념은 서로 다르다는 것은 서로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상호문화연구를 하게 된 후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은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졌거나,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들에 대해 '내 기준의 색안경'을 끼고 보면서 바로 판단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 사람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하게 된 이유와 배경, 원인들에 대해 충분히 대화해보고,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사고의 여유, 생각의 여유가 생기고 나니 일상생활에서도 답답함과 분노, 조급함 등이 많이 사라진 것을 느낀다. 내 기준,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마음을 기본으로 내 뜻을 관철해야만 한다는 생각, 내 기준이 옳다는 생각, 내가 가진 틀에 다른 이들을 끼워 넣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나니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분노가 많이 줄어든다.

 

통계청의 <2019년 장래인구특별추계를 반영한 내·외국인 인구전망: 2017~2040> 2040년에 따르면 인구 대비 외국인 수가 1.4배 높아질 전망이며 이주배경인구는 20204.3%에서 20406.9%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한부모가 외국인인 2세들은 28만명에서 70만명으로 각각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모든 이들의 귀함을 인정하고, 사회화 되어 생겨난 내 기준이 틀릴 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 서로 상생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는 것, 차이에 긍정적으로 접근해 보는 것. 나의 고정관념의 기준으로만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보편 문화를 이해해보려는 노력, 모두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에 대한 의견 개진과 각자의 경계 속에서 어떻게 상생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려는 노력은 다문화화 되어가는 한국뿐 아니라 매일 치열하게 타인과 부딪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2040년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한국 안에서 상생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연구하고, 그에 따른 정책 방향을 설정할 때 각자 다르기에 괴로울 수 있지만, 다르기에 더 넓은 생각을 할 수 있고, 함께 머리를 맞댈 때 더 창의적인 상상력을 발휘하여 지금보다 더 나은 한국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기억하기를 소망한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7:7)/아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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