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11-30(수)

이건숙작가의 「바람 바람 새 바람」

역사현장 속 ‘복음의 발자취’를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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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9.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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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숙작가.png

 

이건숙작가의 바람 바람 새 바람1,2(문학나무 펴냄)은 우리나라 기독교 초기 50년 역사의 대하소설로 화제가 되고 있다. 국민일보에 3년간 연재된 이 소설은 이 땅에 기독교가 들어온지 150여년, 그 기간중 1860년부터 1910년까지인 50년이 소설의 배경이다. 이 역사현장 속의 복음의 발자취를 증언하고 있다.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온 초창기 오쳔 년의 전통을 깨뜨리는 단발마의 비명이 이 소설의 주제이다. 특히 평안도 의주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불어오는 변혁의 물결에서 몸부림친 기독교의 발자취에 초점을 맞춘 역사소설이다.


 


바람 바람 표지.png

 

우리나라 기독교 초기인 50년의 역사를 대하소설로 평가 

천민과 양반 지배계층의 실존의식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이 대하소설인 바람 바람 새 바람은 한국 기독교 초기 50년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개화기 사람들인 천민과 양반 지배계층의 실존의식을 리얼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미국 선교사의 영향력에 의한 우리 근현대사의 의식세계가 깊이있게 그려져 있다. 백정이 의사가 되고, 노비가 그리스도 사랑실천의 전도자가 되는 역사현장을 전개시켰다. 실로 이작가 의식만이 창작해 낼 수 있는 신앙과 인성에 대한 혜안적 답을 예시하는 대서사이다.

 

어둠 속에 부는 신령한 바람 

 

평북 희천(熙川)에서 오십 리, 산을 파고들면 우물 모양으로 산에 삥 둘러싸인 마을이 나온다. 산봉우리와 하늘 자락이 맞붙어서 눈을 들면 하늘이 바다처럼 출렁이는 곳, 산이 하도 험해서 업고 들어간 송아지가 황소로 자라면 끌고 나올 수 없어 잡아먹고 나와야 하는 산골마을, 정감록 신봉자들, 추한 죄를 짓고 도망 온 사람들과 강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고 세상을 등진 사람들이 이룩한 부락이다.

 

"약 삼십 호 가량의 화전민들이 모여 살고 있는 이 별천지에 숨통을 터주는 일은 소금을 사러 나간 사람이 안고 오는 세상 바람 한 아름이 고작이었다. 중략어둠 조각에 가려진 눈을 비비는 순간 반아동(返兒洞)에 신령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효심이 극진하며 상하고 착한 심령을 지닌 낮고 천한 흰 옷 입은 사람들 위에 바람, 바람, 새 바람이 높은 곳에서 단비처럼 아래로, 아래로 불어오기 시작했다.“

 

이 소설 프롤로그의 마지막부문이다. 평북 희천에서 오십리 산속에 화전민들이 살고있는 마을에 부는 바람이다. 그것은 새바람인 기독교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 소설은 제1권에 제1어둠 속에 부는 바람과 제2새벽에 깨어난 바람, 그리고 제2권에는 제3아침 미풍으로 구성되어 있다.

 

쪽복음이 민족의 눈을 뜨게 해주고 

 

박진사댁 씨받이로 이용되고 버려진 검둥이는 쪽복음을 들고 다니면서 전도를 한 여명기 우리 여성들의 전형적인 인물이다. 동물보다 못한 삶을 살았던 백정출신 대석과 백석이 성령을 받고 지도자로 부상하기도 한다. 종살이를 하던 문한은 양반들을 밀어내고 사업가로 성장하고 양반의 아들로 태어난 서출은 사탄의 화신이 되어 자신의 핏줄이 섞인 천민들을 증오하면서 괴로워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여인을 씨받이로 빼앗긴 머슴 봉수의 증오는 변혁의 바람을 타고 만주와 미국 땅을 수놓기도 한다. 이러한 것은 지난 날 천민과 양반이 상존한 우리의 역사이고, 천민들의 아픈 삶이었다.

 

우리의 기독교 초창기 50년 역사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로운 사건들 투성이다. 이스라엘처럼 전쟁이 그치지 않는 틈새 국가인 한반도에 불어온 성령의 바람은 하나님이 사랑하여 택한 민족에게 내려진 하나님의 역사이기 때문에 숨가쁜 사건들이 역사의 흐름을 타고 이 민족 삶의 구석구석에 아로새겨져 있다.

 

문맹이던 이 민족의 눈을 뜨게 해준 것은 쪽복음을 읽히면서 부터이다. 쪽복음을 이고지고 발이 부르트고 허리가 휘도록 하루에 백여리씩 걸어 다니면서 말씀을 읽을 수 있도록 한글을 가르쳤던 사람들은 천대받던 천민출신 여자들이었다. 예수를 제일 먼저 영접하고 성령을 받았던 사람들은 이름도 빛도 없었던 민초들이었다. 이들의 희생과 눈물의 수고를 통해 한국의 기독교는 세계적인 이목을 끌게 되었다.

 


가슴 속에 살아있는 복음의 발자취

 

이 소설은 의주지역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무엇보다도 등장한 인물들에 대한 의주지역의 방언이다. 그 당시에 사용한 말은 지역과 시대를 나타내 준다. 이 지역의 말로 전개해야만 소설이 지닌 생명성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작가는 의주 방언을 소설에 써서 지청구도 많이 들었고 칭찬도 수 없이 들었다. 그래도 끝까지 고집하면서 쓸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나의 고등학교 시절 국어를 가르쳐 주셨던 최영일 은사님 덕분이다면서, “매번 연재되기 전에 그곳 방언을 아시는 목사님의 검토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부까지 퇴고를 다시 보며 의주방언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기록으로 남은 방언을 확인했지만 구전으로 내려오는 그들의 방언을 그대로 표현하자니 조금 찜찜하기도 해서이다. 혹시 틀리는 방언이 나와도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작가의 소설구성은 우리나라 기독교 50년 역사를 리얼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스러져간 민초들은 순전히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낸 인물들이고, 역사의 주류를 이루고 등장한 널리 알려진 인물들과 사건을 등장시켜 역사의 현장감을 살려냈다. 겨레의 가슴 속에 살아있는 복음의 발자취이다. 그것은 기독교가 어둠 속에 부는 바람이고, 새벽에 깨어난 바람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 소설로 성령체험을 소망 

 

이 작가는 “1981년 소설가로 등단하고 나서, 기도 중 100년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를 소설로 쓰고 싶다는 마음이 불같이 일어났다. 그간 꾸준히 자료를 모으면서 준비를 했으나 목사의 아내라는 자리가 글만을 쓰기에는 너무나 벅차고 힘이 들어 울기도 많이 했다면서, “그래도 욕심껏 스케일을 크게 잡고 끌고 갔으나 남편의 소용돌이치는 목회를 돕다 보니 마지막까지 100년을 다 쓰지를 못하고 초창기 50년만 집필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작가는 매일 꼬박 들어앉아 글을 쓸 수 없었던 것이 참으로 아쉽다. 남편의 목회를 내조하느라 틈틈이 글을 쓸 수 밖에 없었고 시부모와 시누이 시동생들을 돌보고그렇게 들락날락 하다보면 기억을 더듬어 맥을 잡느라고 몸부림치면서 신음하고. 이런 와중에 그래도 이민큼 쓴 것은 하나님께서 내 손을 붙들어주셨기 때문임을 솔직히 고백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작가는 국민일보연재가 끝나고 오랜 시간 책으로 출간하지 못했다. 소용돌이치는 삶속, 잦은 이사 탓으로 원고를 모두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최근 놀랍게도 쓰레기로 버리려는 헌 책들 속에서 모든 원고를 찾나냈다. 아하! 이건 성령의 역사구나 하고 놀라며 기적에 가까운 이 일을 놓고 감격했다고 말했다.

 

이작가는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이 민족을 더 사랑하가를 소망한다. 소설 속에서 하나님의 손을 보기 바란다. 사악한 인간의 엣 성품이 변하여 새 사람이 되는 과정을 보면서 성령을 체험하기를 소원한다고 소망했다.

 

40년동안 기독교주제로 창작활동

 

이작가는 등단이후 40년동안 대부분 기독교를 주제로 창작해 왔다. 이번 대하소설과 함께 단편소설인 순교자의 아들을 비롯한 장편소설 거제도 포로수용소, 이브의 깃발등은 그의 대표작이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과와 미국 빌라노바대학교 도서관학 석사로 졸업했다. 1981한국일보신춘문예에 단편 양로원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서강대, 서울여대, 덕성여대, 건국대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창작집 팔월병, 미인은 챙 넓은 모자를 좋아한다, 꿈꾸는 여자, 어느 젊은 목사아내의 수기, 민초들의 이야기, 신데렐라의 아침, 순교자 아들, 장편소설 이브의 깃발, 에덴의 국경, 바람 바람 새 바람, 사람의 딸, 빈 배를 타고 하늘까지, 남은 사람들, 나는 살고 싶다, 정글에 천국을 짓는 사람, 예수씨의 별, 거제도 포로수용소, 수필집 엄마의 꿈은 힘이 세다등이 있다. 크리스천문학상, 들소리문학상, 창조문예문학상, 펜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계간 크리스천문학나무주간으로 있다.

 

특히 장편소설 거제도 포로수용소는 이념과 신앙을 통해 인간실존을 극적으로 보여준 전쟁소설이다. 이 소설은 자료수집에서 집필까지 6, 그리고 네 번이나 다시 쓴 역작이다. 한국전쟁의 축소판이 된 거제도 포로수용소 포로들 이야기는 남과 북으로 갈린 인간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낸 민족비극의 대서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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