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불 뱀 사건으로, 자신에게 시선을 두고 살고 있는 어리석은 이들에게 하나님이 분명한 사건을 통해서 시선을 어디에 두고 살아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예수님도 “눈은 몸의 등불이니 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요 눈이 나쁘면 온 몸이 어두울 것이니”(마6:22~23)라고 말씀하시면서 시선을 어디에 두고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셨다.
불 뱀 사건은 믿음 시선과 현실의 시선이 하나가 아니라 별개의 것들로 존재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말씀을 통해서 각자의 시선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며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시선으로 고정되는 시간이 되길 축원한다.
첫째:현실에 흔들림(4~5)
믿음의 시선을 고정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 첫 번째는 이 시선이 흔들리게 되면 마음이 무너지게 되고 일상의 모든 것들이 감사와 찬양이 아니라 원망과 불평으로 가득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길로 말미암아 마음이 상하게 되고, 급기야 하나님과 모세를 향해 원망을 쏟아 놓게 된다. 애굽에서 자신들을 인도해 내어 죽게 만들었다고 원망하며, 먹을 것도 없고, 마실 물로 없고, 하나님이 주신 만나와 메추라기를 하찮은 음식이라 폄하하며 마음에서부터 그것이 싫다고 불평한다(5절).
그들이 하찮은 음식이라 말하는 만나를 처음 맛보았을 때 “맛은 꿀 섞은 과자 같았더라”(출16:31절)고 고백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 그들이 애굽에서 먹었던 것들을 떠올리며 만나를 “기름 섞은 과자 맛 같았더라”(민11:8)고 말하였다가 급기야 오늘의 본문에서는 하찮은 음식이라고 원망하고 있다(5절).
문제는 나의 시선이 어디에 있느냐이다. 현실에 시선을 빼앗기에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은 아닌지 돌아보고, 그 잘못된 시선을 하나님께 고정하기를 바란다.
둘째:위기에 처해짐(6~7)
믿음의 시선을 고정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 두 번째는 믿음의 시선을 잃어버리고 살면 현실의 삶에서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급박한 위기의 순간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모세와 자신을 향해서 쏟아 놓은 원망과 불평들에 대해 그 분명한 대가를 치르게 하신다. 믿음의 성장을 위한 고난도 있지만 자기의 죄악 때문에 감내해야 할 대가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각자의 삶에 정말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찾아오게 되는데 그 때 차분하게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연단인지 아니면 나의 죄악 때문인지 영적으로 분별해야 하는 것이다. 연단의 과정이면 믿음으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하며 되고, 불신앙의 결과라면 지체하지 않고 회개하고 돌이켜서 다시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받게 해 달라고 간구하면 된다.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반드시 있다. 시간이 지나고, 희미해진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죄는 항상 그 책임을 물으시기에 삶의 고난과 어려움, 인생의 위기 앞에서 하나님께 매달리는 믿음의 자세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셋째:절망속의 소망(8~9)
믿음의 시선을 고정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 세 번째는 어떠한 고난과 환란이 있다 할지라도 믿음의 시선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볼 때 그곳에 바로 참된 소망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출20:4)라고 말씀하셨음에도 불 뱀을 만들라고 하셨고, 모세는 놋으로 뱀 모양을 만들어 장대에 달아 세워 놓았다. 이 놋 뱀에 대해 재미있는 사실은 후대에 히스기야왕이 우상의 신상과 제단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모세가 만들었던 놋뱀을 이스라엘 자손이 이때까지 향하여 분향하므로 그것을 부수고 느후스단이라 일컬었더라”(왕하18:4)는 사실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들이 잘못된 시선 때문에 죄에 빠지자 그들의 시선을 돌리게 하기 위하여 스스로 금하셨던 형상을 만드는 것을 허락하셨지만 사람들은 역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아니라 그 놋 뱀을 붙들고 살고 있음을 보면서 믿음의 시선을 가지며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지금 어떤 어려움과 고난 속에 있다 할지라도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음이 그 어떤 것보다 큰 은혜임을 잊지 않고 살기를 바란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롯에게 보기에 너무나도 좋은 땅을 먼저 선택하게 한 후 떠나보내고 나자 하나님이 그에게 말씀하여 주신다.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창13:14~15)고 말이다. 그리고 그 약속의 땅으로 오늘 본문의 이스라엘 자손들은 불평도 하고 원망도 하고 있지만 향하고 있다.
하나님은 이 아브라함과 한 약속, 그 아브라함의 눈에 보여주신 그 땅에 대한 말씀을 변함없이 실행에 옮기시는 분이시다. 지금 당장의 현실에 손에 잡히는 것도 없고, 확실하게 보여 지는 것이 없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약속이 있는 한 믿음의 사람은 그 약속에 시선을 두고 살아가는 인생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