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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10.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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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새벽에 동네가 요란하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나섰던 청년 전도사가 차에 치어 숨졌단다. 그러자, 그 근방에서 호객하며 살아가는 한 젊은 여인이 달려 나와 그 남자를 부둥켜 안고 펑펑 운다. 그 전도사는 그 여자의 방에서 함께 지내던 관계이다. 그 전도사는 며칠 전에 그 여인을 찾아 와 소년 시절에 잘못 했다하며 용서를 빌고, 실컷 두들겨 맞았었다

 

김성일의 단편소설 <뒷골목의 전도사>를 거꾸로 정리한 내용이다. 만약 이런 사건이 오늘 일어 났다면, 미디어는 어떤 부분을 부각하여, 어떻게 기사화 했을까? 그 기사를 읽은 성도들과 시민들의 관심은 무엇일까? 전도사와 그 여인? 그 관계? 그들의 속사정? 그 얽힌 내용? 그 전도사가 소속한 교단의 어른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고 김수환 추기경은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존경과 사랑을 많이 받았던 분이었다. 그 분이 어느 해 연초에 윤락가를 찾아가, 그곳 여인들과 화투 놀이를 하였다는 기사가 있었다. 화기애애한 사진과 함께 인간미 있는 분으로 평가하여 사람들이 흐뭇해 한 내용이었다.

 

아마 그 중에 어떤 여인은 즐거움과 함께 눈물이 났을 것 같다. 나도 그 신문 기사를 오려 내 노트에 붙여 보관하였는데, 얼마 전에 그 사진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저 사진 속에 누구에게 주목을 하셨을까?’

 

나는 얼마 전 이주민들의 예배를 위해 교회 지하실 계단을 내려가며 생각했다. ‘왜 우리는 저 뒷골목, 저 아래 동네로 쉽게 들어가지 못할까?’, ‘성스러운 곳에 가까이 오지 못한 그들에게 그러면 누가 갈까?’ 평지에 안전하게 머무르며 아래로 내려가지 못한 이들, 그리고 죄인들을 만난다고 예수님을 불경하다고 했던 이들. 나도 그 부류의 범주를 벗어나기를 어려워했었다.

 

성경에는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힌 여인을 예수 앞에 끌어다 놓고 참소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종교인들은 예수에게 의도적으로 질문을 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고자 함께 했던 사람들도 참소자의 증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누가 그 죄인의 곁에 함께 서있을 수 있을까? 죄인을 용서하고 구원하는 길은 일반적 사역으로 안 된다. 그래서 바리새인들은 불경하다고 정죄할 구실을 많이 만들었다. 결국 그들은 호산나!’를 외치던 군중들을 사흘 후에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선동할 수 있었다.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예수님은 사람들아 자신들을 보라하며, 그 죄 많은 여인을 구하셨다. 구원에 관심 없는 종교인들은 모래를 씹으며 갔을 것이고, 군중들은 아니면 말고하며 흩어졌다.

 

주님은 어제도, 오늘도, 양들을 찾아 뒷골목으로, 아래로 내려 가셨다. 나도 그래서 주님을 만났다. 나를 부르셨다. ‘저 건너편에도 가자.

 

우리가 저 뒷골목과 저 아래로 내려가도 괜찮을까?”

예수님만 그럴 수 있지...” 친구 목사의 답이다.

 

그렇다면, 사역은 교회 안에서 안전하게...

몸은 여기에 마음만은 저 건너편에...

, 저 동네에도 불이 켜져 있다!

저 뒷골목과 저 아래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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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곤목사는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구약 및 상담학학위를 받고앵커리지 한인장로교회 담임목사로 17년 시무했다미국장로교 대서양한미노회 노회장 등을 역임하고아프리카 케냐에서 다종족 주민 협력 프로젝트 등을 위해 7년간 선교사로 지냈다김목사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목양적 단상과 영감을 이민자·목회자·선교사·다문화 사역자의 관점에서 나눌 예정이다. (격주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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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소수자⑦] 뒷골목의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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