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C한미연회’ 추진, 국제적 관심 고조
진정한 감리교회의 신학·신앙회복 선언
역사상 최초로 미국감리교서 인정한 한인교회 중심 연회 결성
선교적이고 목회적인 면에서 한국감리교와의 연대와 협력 희망
미국 감리교회가 UMC(연합감리교회)와 GMC(글로벌감리교회)로 결국 갈라졌다. 특히 미국감리교회의 선교와 지원 속에서 태동하고 성장한 한국감리교회는 이 사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감리교회 한미연회’를 추진하고 있는 대표 류계환목사(사진)가 한국을 방문해 GMC의 정체성과 비전, 이 속에서 한미연회의 결성과 추후 방향에 대해 밝혔다.
먼저 류목사는 미 감리교회의 분열과 GMC의 등장에 관해 “그들이 우리를 떠난 것이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류목사는 “한국을 방문해 한국 감리교 감독 등 여러 인사들을 만났다. 첫 질문이 ‘왜 GMC가 분열했느냐’였다. 그러나 이는 한국교회에서 수시로 일어나고 있는 단순한 분열이 아니다. 성경적 진리로 돌아가려는 운동, 감리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려는 운동이다”고 강조했다. 교회사에서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이 로마 가톨릭교회에서의 분열이 아닌, 성서의 본질로 돌아가는 운동이라는 지점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류목사는 이번 사태의 근원적 원인에 대해 ‘결혼의 정의’와 ‘성경의 권위’라는 두 가지 신학적 테제를 제시했다. 그는 “UMC는 결혼에 대해 ‘두 사람의 결합’이라고 정의했다. 이것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라는 성경의 정의를 부정하는 것이다”며, “결국 성경의 진리를 수호하기 위해 GMC가 결성된 것이다. 따라서 이를 단순히 분열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진리를 수호하기 위한 운동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성애자를 감독으로 세우는 UMC의 행태를 문제 삼았다.
이어 성경의 권위라는 신학적 테제를 제시했다. 류목사는 “결국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성경을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느냐 아니냐라는 신학적 입장이 있다. GMC는 성경을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이며, 교리와 삶의 표준적 기준임을 인정한다. 이것을 지키기 위해 분리라는 행동을 하게 된 것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UMC에 만연한 신학적 자유주의, 세속주의, 혼합주의를 비판했다.
류목사는 UMC의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행정도 문제삼았다. 그는 “이번 분열사태에 대응하면서 한 변호사는 이렇게 나에게 말했다. ‘UMC는 감독에 의한, 감독을 위한 정치이다. 민주주의 시대에 어떻게 이런 체제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며,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UMC 감독체제의 패권주의는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원인이다”고 강조했다.
디데이도 정해졌다. 2024년 9월 20일에서 26일에 코스타리카에서 GMC 교단창립총회가 열린다. 미국에서 거의 7천 교회가 참여하며, 세계 40개국에서도 동참한다. 어쩌면 1517년 촉발된 종교개혁을 21세기 오늘 목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GMC는 말 그대로 ‘글로벌 현실’임을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의 관심은 단연 ‘글로벌감리교회 한미연회’에 집중된다. 그동안 미국 한인 커뮤니티에는 장로교, 감리교 등 교파별로 이러저러한 한인교회와 이들의 연합체가 존재했다. 늘 논란이 되는 ‘미주연회’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류목사는 한미연회는 이런 형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한다. 그는 “GMC 한미연회는 미국 감리교 총회가 행정적으로 승인한 하나의 실체적 연회이다. 임의적 단체가 아닌 자체의 행정력이 있는 법적인 연회이다. 이는 미국교회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스스로 자체적으로 목사안수도 하고, 목사를 지교회에 파송하고 관리하는 합법적 감리교연회가 미국에 등장한 것이다. 세계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류목사는 “한미연회는 폐쇄적이고 패권적인 UMC에서는 불가능했다. 한국인이라는 소수민족의 연회는 가당치도 않았다. 그러나 GMC에서는 현실이 됐다. 이것이 UMC와 GMC의 근원적 차이이자, GMC의 정체성이며 비전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GMC의 동성애 반대입장을 두고 혐오 프레임을 동원해 비난한다. 그러나 GMC는 동성애자를 혐오하거나 그들의 인권을 부정한 적이 결코 없다. 오히려 GMC는 여성차별, 인종차별, 소수자차별에 반대한다. 한미연회는 이에 대한 확실한 증거이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2022년 GMC에서 승인을 받은 한미연회의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12월 4일에서 6일까지 비전컨퍼런스를 진행한다. 여기서 한미연회의 신학적이고 행정적인 정체성과 비전을 공유할 계획이다. 2024년 5월 6일에서 9일에는 첫 공식적 연회를 개최한다. 그리고 9월 20일에서 26일 개최되는 GMC창립총회에서 한 연회로서 대의원을 파송한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한국 감리교회와는 어떤 관계인가? 류목사는 “GMC한미연회는 말 그대로 미국 GMC의 한 연회이다. 한국감리교와는 행정적으로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러나 정서적으로나 선교적으로 함께 연대하기를 원한다”고 바램을 전했다. 아무리 미국에서 미국시민으로 살고 있다고 해도, ‘한민족’이라는 뿌리는 사라지지 않는 법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와 ‘글로벌한미연회’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아직은 미지수다. 확실한 것은 한미연회가 상호인정, 목회자 교류, 선교협력 등 연대를 요청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활절에 미지의 땅 조선에 상륙해서 조선인들에게 복음을 전해준 아펜젤러 선교사는 미국 감리교의 선교사였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감리교회에는 미국 선교사들의 기도와 열정이 묻어 있다. 천국에서 아펜젤러 선교사가 한미연회를 본다면 어떤 마음일까 궁금해진다.
본지는 UMC의 입장에 대해서도 심층 보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