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세미나·워크숍
성폭력 피해자위한 ‘몸의 영성’을 강화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은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몸의 영성」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내 몸과 화해하기」 워크숍을 진행했다.
우리의 몸과 감각은 하나님을 더 깊이 경험할 수 있는 매개체
존재를 수용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자신의 몸’과의 ‘화해’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원장=홍보연)은 지난 5일 동 연구원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몸의 영성」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몸의 영성’을 강화하기 위해 ‘나의 몸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세미나는 몸과 영의 단절을 극복하고, 우리의 몸을 영적인 공간으로 인식함으로, 소외됐던 몸이자 자기 자신과의 화해를 통해 내면의 힘을 다시 발견하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는 ‘자기 대상화’와 자기 몸과의 단절, 그리고 트라우마를 경험한다.
이러한 트라우마는 신뢰관계를 깨뜨린다. 먼저 ‘나’와의 신뢰가 깨진다. 여기에 한박사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몸의 영성’(Somatic Spirituality)을 강화할 것을 제의했다.
이날 세미나 강사로 나선 한혜현박사는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몸과 신체감각은 하나님을 더 깊이 경험할 수 있는 매개체이다”며, “인간의 몸은 하나님께서 지으신 피조물이자 하나님이 거하시는 영적인 공간이며, 외부세계와의 연결점이다. 예를 들어 우린 기도할 때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은다. 이처럼 많은 부분이 몸의 영성과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박사는 “트라우마는 먼저 나와의 신뢰를 깨뜨린다. 나를 믿지 못하고 나를 미워하게 된다. 그 자리에 있었던 나를 미워하게 된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의 몸과 친해질 필요성을 제의했다. ‘자신의 몸’과의 화해는 ‘자기 존재’와의 화해와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한박사는 “우리의 몸 자체가 ‘나’이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몸을 하나의 소유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독교 안에 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영성을 가로막는다”면서, “그러나 몸과 관련된 예수님의 생애로 성육신, 성만찬, 부활하신 몸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풀러신학대학교에서 강의하는 낸시 머피 박사는 우리의 몸이 ‘하나님의 영의 숨결이 불어넣어진 영적인 몸’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박사는 “‘인간 대상화’는 ‘자기 대상화’로 이어질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의 외모를 계속 검열하는 것이다”면서, “우리나라는 특히 급격하게 단식하며 ‘바디프로필’을 촬영하고, 시험기간에 밤을 새며 몸을 혹사시키는 등 우리의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문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정신과의사 주디스 루이스 허먼의 저서 <트라우마 앤 리커버리>(Trauma and Recovery)에는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3단계를 제시한다. 먼저, 트라우마와 싸우는 법을 배우고, 그리고 자신과 화해하며, 마지막으로 생존자로서의 사명을 맞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박사는 “특히 마지막 단계에서 자기와 비슷한 아픔이 있는 자들과 함께 하면 상처가 치유된다”며, “피해자에게 ‘나도 너와 비슷한 경험이 있어. 너의 잘못이 아니야’고 말해줘야 한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주신 회복탄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마지막 순서로 「진실한 움직임」이라는 제목으로, 참가자들은 각자 거울을 보며 자신의 겉모습이 아닌, 존재 자체로 바라보며 ‘나’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등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또한 각자 몸을 움직이며 감정을 표현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