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13(금)

[신학] 공공신학이란 무엇인가 4

공공신학과 선교학은 하나님나라의 비전을 공유한다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24.04.26 13:36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최경환 .jpg

 

오늘날 공공신학은 신학의 여러 분과에 적용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선교학과의 대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공공신학과 선교학은 각자의 방식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려는 목적을 공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실천에 있어서도 비슷한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공공신학이 공적 영역에서 다양한 주체들과 상호협력을 통해 공동선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면, 선교학은 이방인(타 문화)과의 만남을 통해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선교학은 오늘날 현대 사회의 맥락을 파악하고 분석하기 위해 공공신학을 필요로 하고, 공공신학은 신학의 형식과 방법을 넘어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내기 위해 선교학을 필요로 한다.

공공신학과 선교학의 교차점에 대한 연구는 조지 헌스버거(선교학자)로부터 시작됐다. 헌스버거는 공적 선교학라는 말을 직접 사용하면서 초기 기독교 공동체는 복음의 공공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에클레시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교회는 복음을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종교적 표현으로 이해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복음선포는 공적인 선언이자, 고백이었고, 선언문이었다. 뉴비긴이 말한 것처럼 복음은 열린 비밀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하나님의 신비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사건이고 모든 이들이 볼 수 있도록 공적으로 선포된 사건이다.

 

초대교회의 에클레시아는 복음의 공공성을 추구했다

어떤 이들은 교회가 세상 속에 대안 공동체로 세워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헌스버거는 그보다 세상과 동료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회는 겸손한 자세로 세상과 동료애를 가져야 한다. 세상과 대결하고 대항하려는 자세보다 포용하고 감싸 안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날 교회는 세상을 향해 겸손, 개방, 환대, 진실 말하기등과 같은 자세를 취해야 한다. 복음 선포는 동료 시민들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과 겸손한 봉사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 속에서 꽃을 피울 것이다. 이런 자세가 바로 세속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덕목이며, 공공성을 증진하려 할 때 반드시 갖춰야 할 태도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선교학에서는 문화인류학이나 선교역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지만, 사회를 분석하는 틀로서 공공성은 구체적으로 다루지 못했다. 현대사회학에서는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 형성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이 전개되고 있으며, 공공성에 대한 복합적인 개념들이 등장하고 있다. 공공신학은 주로 이런 사회적 역동과 그것이 전개되는 공론장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연구가 선교학에 접목된다면 복음과 문화에 대한 더욱 심층적인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레슬리 뉴비긴(신학자)이 제안하고, 데이비드 보쉬(신학자)가 확증한 것처럼 선교는 교회 전체의 삶을 아우르는 학문이다. 만약 그렇다면 공공신학 역시 선교학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 민주주의와 다원화된 세상 속에서 복음과 교회의 공적 차원을 연구하는 것은 결국 기독교적 증언의 새로운 차원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복음과 문화, 교회와 세상을 구분해 이 둘을 변증법적으로 통합하려는 시도를 지양하고, 복잡하고 다양하게 얽혀 있는 다원적 공론장 속에서 복음의 역할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 지점에서 공공신학이 선교학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 신학박사, 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 공동대표

전체댓글 0

  • 76323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신학] 공공신학이란 무엇인가 4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