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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8.0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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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조건 없는 항복으로 지난했던 태평양전쟁이 종식되면서 8.15 광복을 맞이했다. 올해로 79주년이 되는 광복절의 광()은 빛을, ()은 되찾다는 뜻으로, ‘잃었던 빛(나라)을 다시 찾은것을 이른다. 해방을 맞은 우리 민족의 역사적 과제는 일제식민통치의 잔재를 깨끗이 청산하고 새로운 자주독립국가 건설의 토대를 세우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제적 역학관계 속에서 자기 주권을 가지고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남북한은 외적 강제로 인해 각각 미군과 소련군에 의해 분할 점령되었고 남북한의 정치적 이념과 체제가 달라지게 되었다. 냉전의 시작은 세계 각국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특히 한반도에서는 남한과 북한의 정치적 대립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남과 북의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역사의 깊은 상처인 동족상잔의 비극을 우리 민족의 마음에 새겼다. 그 트라우마는 우리 안에 이념의 모양으로 나타나 계층으로, 소득으로, 성향으로, 남녀로 우리를 가르고, 나누고 균열을 만드는데 충실했다. 79년의 분단은 우리를 그렇게 갈라놓는데 그치지 않고 교회도 분단의 영향을 받게 된다. 해방이후 한국의 기독교는 6.25 한국전쟁의 영향과 새로 들어선 이승만정부와 밀접한 관계 속에 철저한 반공의 입장을 취해 왔다. 특히 1950년대는 한국교회가 에큐메니칼 운동의 참여 여부를 놓고 갈등과 분열을 겪은 시기인데,19603.15부정선거와4.19민주항쟁,1969년 삼선개헌 등 격동하는 한국의 상황 속에서 교계가 복음주의 진영과 에큐메니칼 진영으로 나뉘게 된다.

 

  금년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71주년으로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을 잠시 쉬고 있는 휴전상태다. 그 긴 세월 동안 한반도는 결코 평화롭지 않았다. 우리는 분단의 역사를 통해서, 싸움보다는 화해를, 비난보다는 대화를, 적대보다는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행동했던 것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이롭다는 것을 안다. 현재 남북 그리고 북남은 강대 강으로 대치하고 있다. 서로를 으로 규정하고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연일 한쪽은 핵·미사일 고도화로 다른 한쪽은 전쟁연습으로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올리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도 보듯이, 전쟁은 예측할 수 없다. 서로의 오해와 작은 실수로 인해 국지전 더 나아가 전면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 한반도는 이 군사적 긴장이 어느 때보다 높다.

  

 남북의 연락망은 끊어진 지 오래되었고, 마지막으로 전쟁의 파국을 막을 수 있는 안전핀 역할을 했던 9·19군사합의 또한 무력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로를 향한 도발과 심리전은 서로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79년 전 일제로부터 해방의 기쁜 소식이 울려 퍼졌는데, 79년이 지난 2024년 오늘은 서로를 향한 적대와 비난의 소리가 가득한 광복을 맞이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평화가 유일한 길임을 아는 자들로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진심으로 기도해야겠다. 힘으로 겨루는 전쟁은 안 된다. 시편의 시인은 악한 일은 피하고, 선한 일만 하여라. 평화를 찾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라.”(34:14) 권면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긴장을 만들고, 비난을 전파하고, 적대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찾기까지 있는 힘을 다해야 한다. 이것은 평화의 사도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명령하신 절대적 소명이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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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론] 광복 79주년, 평화를 찾는 좁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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