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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7.25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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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세계에 잠시 머무르는 의미


 왜냐하면 기억한다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울지라도, 결국 지식과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강렬한 기억에서, 한 친구는 물리적인 몸이 머나먼 곳의 병실에 묶여 있음에도, 서가에서 자료 담긴 상자를 꺼내 한 문서를 찾아내고, 역사의 모자이크에 조각을 더합니다. 꿈은 현실로 넘쳐흐르고, 과거는 현재가 됩니다.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러한 전환은 한강의 소설에서 반복됩니다. 인물들은 방해받지 않고 돌아다니고, 그들의 더듬이는 신호를 포착하고 해석하기 위해 양방향을 향합니다. 그들이 목격하는 것으로 인해 무너지더라도요. 마음의 평화를 대가로 치르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필요한 힘을 붙잡고 앞으로 나아 갑니다. 망각은 절대 목표일 수 없습니다.

 ‘누가 나를 죽였을까?’ 살해당한 남자 아이의 영혼이 묻습니다. 그를 삶에 묶어 두었던 얼굴의 특징들이 흐려지고 사라질때예요. 생존자의 질문은 다릅니다.

 ‘나를 고통으로만 이끄는 이 몸과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고문으로 인해 단지 피 흘리는 물건이 되버린 이 몸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그러나 몸이 포기한다 할지라도, 영혼은 끊임없이 말합니다. 영혼이 지칠 때, 몸은 계속해서 걷습니다. 우리 내면 깊은 곳에는 완고한 저항이 자리하고, 말보다 강한 고집이, 기억해야 한다는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망각은 목표가 아니고,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한강의 세계에서 인물들은 상처입고, 부서질 듯하고, 어떤 면에서는 연약합니다. 그러나 다시 한 발 내딛거나, 또 다른 질문을 던지거나, 또 다른 기록을 요구하거나, 혹은 또 다른 생존자를 인터뷰하기위해 딱 필요한 만큼의 올바른 힘을 갖고 있습니다. 빛이 희미해지고, 죽은 자의 그림자가 벽에 계속 어른거립니다. 아무 것도 그냥 지나가지 않습니다. 아무 것도 그냥 끝나지 않습니다.

한강의 소설에는 모국어에서 흰색을 말할 때, 솜사탕처럼 깨끗하기만 한 하얀과 달리 에는 삶과 죽음이 소슬하게 함께 배어 있다. 한강 문학이 갈피마다 산 자가 죽은 자를 살려내는 흰색의 서사로 이루어 진 것이다.

한강의 소설은 흰색과 빨간색으로 고유 명사 광주와 제주를 보통명사가 되게 했다. 한강 작가는 5.184.3을 지금도 우리가 기억해내는 힘은 사랑이라고 증언한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이라는 생명체로 지구상에 잠시 머무르는 의미일 것이다. 엘렌 맛손의 한강 문학의 해석이 스톡홀름 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내빈을 뛰어넘어 전 세계에서 TV로 시상식을 지켜보는 이들에게 가슴과 가슴 사이를 빛나는 금실로 이어져 생명과 사랑의 공감과 연대감을 형성했다.

 

 

 20241010일 스웨덴 한림원에서 노벨문학상 한강을 수상자로 발표했던 한림원 18명 종신위원 중 한명인 문학 사학자 마츠 말름은 조선일보 황지윤 기자에게 한강의 증언 문학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계속) / 기독교문화예술원 원장·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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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산책]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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