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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9.0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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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노인 - 그 어미의 유언이 무시긴 줄 아니? 마지막 말이 무시긴 줄 아는가 말이다. 이남 흙을 아이 쓰구 고향 흙을 쓰구 자겠다는기다. 저 귀신이 고향 흙을 쓰구 자겠다구 저기서 지드럭을 쓰구 아이 내려온다. 고향에 가는 날이나 저기서 내려오겠다구, 저러구 있다.

창길 - , 아버지.

김 노인 - 사람은, 제 물에서 살아야 된다. 고향에 가서 살아야지비. 그렇지않고는 사는기 아이다. 그날, 그날이 곧 온다. 꼭 오고야 만다. 그날 그날은, 빠르면 봄에, 늦어두 가슬(가을)까지는…….

 

(이반 희곡전집 2 <그날,그날에> 58-60쪽 연극과인간 2008)

 

고향만을 그리며 사는 김 노인은 천정에 누워 있는 아내의 시신을 아들 창길에게 확인시켜 준다. 연극은 죽은 시체를 본 아들 창길의 비명과 실성한 듯이 늦어두 가슬(가을)까지는 고향에 갈 수 있다는 김 노인의 중얼거림으로 끝난다. 이북의 고향에서 가장 가까운 동해안 마을에 자리잡고 사는 김 노인, 박 노인, 북청댁이 부르는 망향가는 여전한 분단의 현실이 갖고 있는 리얼리티를 그려냈다

이반의 분단극 그날 그날에1979년 제 3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문화공보부장관상, 희곡상, 남자 연기상을 수상하면서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 마을이 전국에 소개되었다. 그후 아바이마을은 시와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공간이 되었다. 그날 그날에를 신문에 소개한 기자는 이반과 동행하여 속초수복탑, 청호동, 무대 현장을 둘러 보고 198011일자 신문에 자세히 크게 보도했다. 그 기사는 80년대 통일이란 담론을 제기했다.

 

웁살라의 두 한국인 가정, 환상무대

 

이반은 웁살라에서 여러모로 분단극의 소재에 접촉되었다. 그가 있는 곳에 두 한국인 가정이 있었다. 그들의 가치나 생활방식, 성품, 경제적 수준 등이 유사한데, 대사관이나 다른 기관에 의해 저 집또는 이 사람의 성향은 친북적이다 라느니 친남적이다 라고 성향이 분류되어 서로 반목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조국의 분단이 야기한 또 하나의 부정적 현상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자유스러운 나라의 도시에서 보여 주는 한국인의 자화상이었다. 이반은 이러한 분열된 모습을 디자인하여 환상무대라는 분단극을 극작했다.

 

이 씨 가정은 백두산으로 여행가고 싶어 한다. 고 씨 가정은 한라산으로 가고 싶어한다. 그들은 응접실을 산이라고 생각하고 환상 속에서 여행한다. 백두산은 이 씨 가정의 구성원들이 호기심이나 풍광을 즐기기 위해 가는 산이 아니다. 그들의 시조가 태어난 산이다. 그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자신들의 성스러운 공간으로 산책을 떠난다. 한라산으로 산책을 떠나는 가정도 마찬가지이다. 백두산과 한라산은 한민족에게 있어 거룩한 공간이다. 응접실에서의 산책, 환상여행은 계속 관객을 웃게 한다.

 

  식탁의 중앙 부분을 이 씨와 고 씨 가정이 공유한다. ‘먹는다는 행위는 인간 실존의 가장 근본적인 행위로서 이 씨와 고 씨 집안은 결국 한 집안 식구들로 동족임을 나타내고 있다. 두 집안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품고 있는 실향민의 의식은 통일된 조국에 대한 향수 라고 신현숙 연극평론가는 지적했다. 

 / 기독교문화예술원 원장·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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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4) 극작가 이반의 분단극과 종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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