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 건강한 캠페인으로 정착
고향교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
소외된 농어촌교회에 힘을 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반 역할
명절 앞둔 주일에 광고와 주보 통해 교인들의 캠페인 참여 권유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을 맞아 고향교회와 작은교회들을 찾아가 격려하는 일이 매년 진행되면서 한국교회에 건강한 캠페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외된 교회에 힘을 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교회를 건강하게 하는 밑거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도 많은 이들이 고향을 찾을 생각에 마음이 들떠있는 상황에서 명절은 고향에 있는 부모님과 친척들은 물론이고 어린시절 신앙을 키워왔던 고향교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한국교회가 이러한 좋은 운동을 ‘고향교회 방문 캠페인’으로 정하고 지속적으로 정착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고향교회로 대표되는 농어촌교회를 방문하고, 지역의 작은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며 그곳의 목회자들과 교인들에게 감사와 후원, 헌금을 통한 재정지원 등이 활발하게 진행된다면 농어촌교회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수년전부터 도심교회들도 이러한 캠페인에 동참하여 교인들에게 고향을 방문하여 그 교회에 물질적 후원과 섬김을 통해 고향교회를 돌아봐야 한다고 광고하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다. 명절을 맞아 고향을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주변의 개척교회와 미자립교회 같이 작은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그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후원하는 활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교회 성장의 모판 역할
도시의 교회들이 이처럼 고향교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 교회들이 도시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던 신앙의 모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도시에서 생활하는 교인들도 신앙의 뿌리는 시골의 농어촌교회에 두고 있거나 작은교회에서 신앙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들 교회에 대한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화로 인한 인구 이동으로 도시교회에 비해 인적·물적자원이 빈약한 농어촌교회와 작은교회들은 과거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급속한 고령화와 교회 양극화로 70%가 넘는 교회들이 미자립교회이거나 존립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교단도 동참하고 있다. 예장통합총회는 지난해에도 민족 최대 명절 ‘설’을 맞이해 전국교회와 성도들이 고향 교회,농어촌 교회를 방문하는 ‘동행하는 주일’ 캠페인을 지켜 달라고 요청했다. 총회는 “성도들이 고향교회 및 지역 내 농어촌 지역의 작은 교회를 방문해 도시교회와 농어촌 지역교회,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함께하는 동행하는 주일에 전국교회가 실천할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시길 바란다”며, “교회의 위기를 현실로 직면하고 있는 우리의 고향 시골교회,작은 교회들은 문을 닫거나 쇠퇴하는 길로 접어들고 있다. 총회는 어려운 우리 교회들과 함께하기 위해 설 명절 기간 동안 지역 내 작은 교회와 고향교회를 방문하여 함께 예배를 드리는 ‘동행하는 주일’로 함께 지키려 한다. 이번 동행하는 주일을 통해 고향(작은)교회를 격려하고 축복하여 어려운 현실 속에서 동행하는 형제,자매 교회임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래목회포럼은 지역교회들을 위해 이 캠페인의 구체적 실천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교회’ 혹은 ‘내 교회’라는 의식을 전환하고 고향의 작은 교회들에 관심을 기울여 성도들이 소외된 교회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추석과 설만이라도 고향교회, 작은 교회로 성도들을 파송하는 캠페인을 전개하며 △이번 설 명절을 앞둔 주일에 광고와 주보를 통해 교인들의 캠페인 참여를 권유하고 차량운행을 중단하자는 것 등이다.
70%가 개척 미자립교회 현실
동 포럼은 “한국교회의 가장 큰 현안은 70%가 넘는 농·어촌교회와 작은 개척·미자립교회를 돕는 일이다”며 “도시의 대형교회들은 몸집이 커지지만, 시골의 작은 교회들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교회 신앙의 뿌리는 시골의 농·어촌교회와 작은 개척교회였다”며 “작은 시골교회에서 신앙을 시작한 사람들이 도시로 옮겨가, 그곳의 교회들을 다니기 시작하며 도시의 교회들이 대형교회로 성장한 경우가 많았다. 농·어촌교회를 배경으로 성장해 온 도시의 교회들이 시골교회의 어려움에 동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고 역설했다. 또 “신앙의 뿌리가 이런 시골의 작은 교회들이었기에 ‘언젠가는 은혜를 갚아야지’ 하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고향을 방문했다가도 주일을 지킨다고 그냥 올라오게 되는 경우가 교인들 가운데 허다했다”며 “도시의 교회들이 설이나 추석 등 명절만이라도 성도들이 고향의 작은 교회들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배려한다면 농·어촌교회들 뿐만 아니라 성도들에게도 매우 유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교단과 단체들이 이미 명절을 앞두고 고향교회방문하기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던 농어촌교회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그 교회에는 위로가 될 수 있고, 방문한 교인들은 고향교회를 다시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고향교회에 힘과 용기를 전달
도시교회의 상당수가 농촌교회에서 훈련받고 양육 받은 성도들로 인하여 크게 성장했다는 점을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이렇듯 어려운 상황속에서 도시교회와 교인들이 고향의 농어촌교회를 지키고 있는 목회자와 교인들을 돌아보고, 더불어 주변의 작은 교회들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교회와 교인이 가져야할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명절이면 고향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의 물결 속에는 신앙의 뿌리를 찾아 고향교회를 찾아가는 교인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서 무엇보다 교회가 공교회로서 ‘하나’가 되어야 하고 주님의 몸된 지체로서 ‘더불어 함께’ 하나님 나라 확장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제 도시교회는 어떤 형태로든 농촌교회에 진 빚을 갚아야 할 때가 되었다. 그러기에 ‘고향교회, 작은교회 방문하기 운동’은 단순한 일회성 운동이 아니라 교회론의 적극적 실천이며 하나님 나라 운동을 위한 의미있는 문화운동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고향의 농어촌교회를 지키고 있는 목회자들과 교인들은 오랜기간 고향을 떠나있었던 교인들이 다시 고향을 찾아 함께 예배드리고 은혜를 나누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또 목회자를 격려할 수 있는 기회가 도시에서 시골로 향하는 귀성객들의 고향교회 방문이 농어촌교회에 대한 현실을 알리고 관심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농어촌선교연구소 강성열교수는 “도시교회는 자매결연 관계에 있는 농촌 지역과 교회를 자주 방문하여 하나님의 생명으로 가득한 자연의 질서와 아름다움을 배워야 한다”며, “농어촌교회는 마을과 지역을 생명 살림의 보금자리로 잘 다듬고 가꿈으로써 각박한 도시 문명에 오염된 도시교회 성도들의 영성을 회복시킴과 아울러, 창조 세계의 아름다움을 통하여 메마른 심령을 순화시킬 수 있는 생태교육장의 역할을 할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농촌교회가 도시교회와의 협력을 통하여 농촌 지역의 생활과 문화의 중심을 이루게 될 때, 농촌교회의 부흥과 성장 역시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