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근본을 찾으러
나 여기 왔습니다
발걸음을 인도하여 주옵소서
속사람의 비밀을 날로 새롭게 하시고/당신 닮은 사랑 내게서
피어나게 하소서
간구하옵기는
오로지 당신의 온유
그뿐
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어
새 아침의 소망을
간절히 말씀드리나이다
—「새 아침에」의 전문
김행숙의 「새 아침에」란 시는 새해의 아침에 드린 기도이다. 성숙한 신앙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하나님 앞에 간구한 것이다. 이 삶을 위해 ‘지혜의 근본’을 찾기 위해 하나님 앞에 왔다고 고백한다. ‘속사람의 비밀’을 새롭게 하고, ‘당신 닮은 사랑’과 ‘당신의 온유’를 지니도록 간구한다. 성숙한 신앙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새해의 소망임을 고백한 것이다. 그것은 바른 신앙의 삶에서 비롯된 고백과 간구이다.
이 기도는 고백과 간구로 구성되어 있다. “지혜의 근본을 찾으러/나 여기 왔습니다/발걸음을 인도하여 주옵소서”나, “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어/새 아침의 소망을/간절히 말씀드리나이다”란 구절은, 하나님 앞에 스스럼없이 털어 놓은 고백이다. 그리고 “속사람의 비밀을 날로 새롭게 하시고/당신 닮은 사랑 내게서/피어나게 하소서”나, “간구하옵기는/오로지 당신의 온유/그뿐”이란 구절은, 하나님 앞에 간구한 것이다. 하나님 앞에 고백을 통해 진솔한 마음을 전달하고, 간구하므로써 응답이 온다는 견고한 믿음을 보여 준다.
제1연은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거듭난 삶과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사랑을 지니도록 간구한다. 바른 신앙인의 삶을 소망한 것이다. “지혜의 근본을 찾으로/나 여기 왔습니다”란 구절은 태초적 부터의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하나님 앞에 왔음을 고백한다. 이 ‘지혜의 근본’은 하나님의 지혜에 대한 바탕, 즉 시간과 공간이 창조되기 이전인 태초의 상태를 의미한다.
또한 “속사람의 비밀을 날로 새롭게 하시고”란 구절의 ‘속사람’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난 사람의 심령(에베소서 3장 16절), 또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죄사함을 받아 새롭게 창조된 새사람(에베소서 4장 24절)을 의미한다.
또 “당신 닮은 사랑 내게서/피어나게 하소서”란 구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스스로가 지닐 수 있도록 간구한 것이다. 또한 “피어나게 하소서”란 구절은 사랑의 실천을 의미한다. 간직한 것만이 아니라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예수 그리스도이며, ‘닮은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표현했다. 성경이 가르치는 사랑은 한 마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상에서 보여주신 신적(神的)인 사랑이며, 자기를 돌보지 않고 이웃을 위해 목숨까지도 버릴 수 있는 아가페적인 사랑이다(요한일서 4장 10절). 스스로에게서 피어날 수 있는 아가페적인 사랑을 간구한 것이다.
제2연은 이 세상의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을 지닐 수 있도록 간구한다. “당신의 온유”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이기 때문이다. 이 ‘온유’는 부유하고 거만한 사람들에 반대되는 진실로 경건한 사람들의 태도를 묘사하는 말이다. 따라서 구약에서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는 자의 태도나 타인에게 보이는 태도를 묘사하는데 사용되었다. 또한 ‘온유’란 말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을 묘사하는 데서 완전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이 시는 하나님 앞에 새해의 소망을 간구한 것이다. 주변과 가정, 물질적 요구의 외적인 삶에 대한 간구가 아니다. 내적인 성숙을 위한 간구로 성숙한 신앙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모습을 보여 준다. 바른 신앙인의 자세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