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순간에
머어먼 옛날부터 저를 아신 듯
저도 모르는 저를 아신다는 듯,
무척 익숙하신 다정하심으로
저에게 말을 걸어 오시네요
울게 하시고 웃게 하시고
버리게 하시고 세우게 하시고
용서하게 하시고 품게 하시네요
사랑의 이름으로
사랑의 이름으로
바람결 따라 나뭇잎이 살랑대듯이
저의 심장을 부비시며, 오늘도
저와 함께 사시네요
-양효원의 「어느 한 순간에」의 전문
이 시는 하나님이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 하심을 형상화했다. 하나님은 전능하시기 때문에 그의 섭리에 의한 삶임을 일깨워 준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음을 깨닫도록 한다. 하나님의 섭리에 순응하는 바른 신앙인의 모습이다. 인간과 자연의 세계가 자립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지배와 붙드심에 힘입고 있다는 신앙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섭리로 우주와 인간을 통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는 연을 나누지는 않았지만, 구태여 나눈다면 3개 연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연은 1행부터 5행, 둘째 연은 6행부터 8행, 셋째 연은 9행부터 마지막 행까지이다. 첫째 연의 1행인 “어느 한 순간에”란 구절을 임의로 구분한 각 연의 첫 행에 삽입할 경우에는 이 시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눈 깜짝할 사이인 어느 한 순간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고 계심을 스스로가 깨닫기 때문이다.
“머나먼 옛날부터 저를 아신 듯 / 저도 모르는 저를 아신다는 듯, / 무척 익숙하신 다정하심으로 / 저에게 말을 걸어 오시네요”란 구절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통치하고 계심을 보여 준다. 특히 “머나먼 옛날부터 저를 아신 듯 / 저도 모르는 저를 아신다는 듯”이란 구절은 이미 하나님께서 함께 하고 계심을 떠올린다. 인간이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그 인생의 모든 삶이 하나님의 섭리와 영원한 지혜의 계획하심 아래 놓여 있었음을 일깨워 준다.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을 보여주는 구절이다. 이미 예정되어 있었음을 깨닫게 한다. 또한 “무척 익숙하신 다정하심으로 / 저에게 말을 걸어 오시네요”란 구절도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 속에서 섭리하고 계심을 깨닫게 한다.
“울게 하시고 웃게 하시고 / 버리게 하시고 세우게 하시고 / 용서하게 하시고 품게 하시네요”란 구절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를 표현했다. 이 세상에는 상반(相反)되는 두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우리의 삶 속에서 예외없이 작용하고 있으며,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삶을 영위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삶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뜻에 따라 삶을 영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도록 한다.
“사랑의 이름으로 / 사랑의 이름으로 / 바람결 따라 나뭇잎이 살랑대듯이 / 저의 심장을 부비시며, 오늘도 / 저와 함께 사시네요”란 구절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심으로 우리와 함께 계심을 나타냈다. 우리의 삶과 활동에 대한 하나님의 돌보심에 대한 사랑이다. 창세기 26장 28절에서 “그들이 가로되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 우리의 사이 곧 우리와 너의 사이에 맹세를 세워 너와 계약을 맺으리라 말하였노라”란 구절을 연상시킨다.
이 시에서 보여준 것처럼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기 때문에 그의 능력을 제한받지 않고, 완전하게 행하신다. 무슨 일이 든지 못하는 일이 없고, 약속하신 것을 능히 이루시는 능력의 소유자이다. 자신의 능력을 제한받지 않고 완전하게 행하시고, 원하시는 것을 다 이루시는 절대적인 권능을 가지셨기 때문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