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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8.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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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말씀은 “어찌하여 너희는 나를 ‘주여, 주여’라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을 행하지 않느냐?”라고 안타까워하면서 행함을 일차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우리말 속담이 있듯이 이러한 예수말씀에 대해서 주님의 친동생인 야고보는 가장 예수의 가르침을 가깝게 따르고 있다(야고보서 2장 14~26절). 야고보서를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예수말씀을 찾아보면, 예수말씀의 평행귀가 복음서 이외에서 야고보서에 가장 많이 발견된다.

 ‘주여, 주여’라는 부름말은 흔히 ‘주여 삼창’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주여 삼창’이 유래된 구절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있다. 다니엘 9장의 기도를 읽어 보라. 특히 다니엘 9장 19절의 “주여 들으소서 주여 용서하소서 주여 귀를 기울이시고 행하소서”에 ‘주여 삼창’이 나온다. 인간이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행동을 촉구하는 간청이다. 그런데 인간의 이런 일방적인 간청과는 대조적으로 예수말씀은 놀라우리만치 인간의 행동을 촉구하고 나선다.

 예수말씀은 “나의 말을 듣고 그것을 행하는 모든 사람은 집을 반석 위에 짓는 사람과 같다. 비가 내리고 …시내…가 저 집에 밀려왔어도… 그것이 무너지지 않았다. 그것이 반석 위에 세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말을 듣고 그것을 행하지 않는 모든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사람과 같다. 비가 내리고 …시내…가 저 집에 들이쳤는데 그것이 곧바로 무너졌고, 그것의 무너짐이 컸다”고 이어진다.

 마태복음은 예수말씀의 ‘반석 위에 짓는 사람’이란 전승을 그대로 따르지만, 누가복음 6장 49절은 ‘흙 위에 집 지은 사람’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왜 이렇게 예수말씀의 중요단어가 반석에서 흙으로 변경된 것일까? 마태복음이 산상설교(마태복음 5장 1절)이고 누가복음은 평지설교(누가복음 6장 17절)의 차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마태의 유대인이 유대산지의 반석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누가의 로마인이 살던 드넓은 평지를 중시한 표현이다. 그런데 평지의 흙에 집을 바로 짓을 수는 없기 때문에 ‘주추’를 두 번씩이나 언급하면서(누가복음 6장 48~49절) 집을 짓는 사람이 나름대로 수고를 하였지만, 역시나 ‘큰물이 나고, 탁류가 부딪칠 때’(48~49절) 집이 곧 무너지게 된다.

 우리말에 ‘공든 탑이 무너진다’는 속담이 있듯이 인간의 경영하는 모든 수고가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시편 127편 1절은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다”고 하면서 인생이 하나님을 알아야 할 것을 일깨운다. 마태복음에서는 산상설교로(마태복음 5~7장), 누가복음에서는 평지설교로(누가복음 6장) 적용되었지만, 예수말씀이 ‘반석 위에 세운 집’을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인간의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지혜를 교훈하기 위해서이다. 인간의 지식은 하나님의 지혜를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사사기 55장 8~9절)

 인간은 미래가 불안한 나머지 모아둔 재산을 허비하며 부질없이 신접인도 찾아가서 점도 보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다. 집 안에 부적도 들이고 심지어 우상을 모시기도 한다. 치성을 드리며 기도를 올리지만, 제 마음이 차지 않아서 무당을 불러 푸닥거리까지 한다. 모두 신의 도움을 받아서 위기를 모면하려는 인간의 연약한 모습의 발로이다.

 예수말씀은 기껏 말씀을 듣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말씀하신 분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을 향해서 행동으로 보이며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길 것을 주문하신다. 당장 행하라고 말씀하신다. ‘기도한 대로 행하라’는 말도 있다. 기도는 말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옮겨야 할 차원을 일깨우는 말이다. 예수말씀은 듣고 행하는 자가 되라고 하신다. 한국교회가 기도는 잘하고 말씀을 듣는 데는 열심이지만, 행동과 실천이 미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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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신학동향 - 성서신학] 예수말씀 연구(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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