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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인문학연구서 「기생충」 분석강좌

“극복 불가한 세계의 부조리에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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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9.0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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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영화적 기법통해 현대사회 속 부조리한 현실 고발

“예수의 고난에 초점을 두던 프랑스 문화정신 깃든 영화”

 

기독인문학연구원(대표=고재백교수)은 지난달 26일 역삼동 크리스찬살롱에서 「봉준호감독의 기생충, 비평적 읽기」란 주제로 강좌를 열고, 영화문법 해석방법을 통한 기독교적 관점의 영화 읽기가 무엇인지 전했다.

 

이번 강좌에서 미국과 유럽 영화계에서 나타나는 영화문법의 차이와 의미에 관해 교육하고, 전문 비평가의 시선에서 영화가 주제와 의미를 어떻게 도출할 것인지 짚어주었다.

 

강사로 이정배박사(감신대)가 나서 봉준호감독의 「기생충」을 중심으로 영화 콘텐츠를 통해 표현되는 현실 세계의 일면이 무엇이고 이를 조명하는 영화기법에 관해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이박사는 “봉준호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유럽 영화, 특히 프랑스 영화의 문법을 상당히 많이 사용한 흔적이 있다. 그렇기에 스토리텔링 중심의 영화인 할리우드 영화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종교적인 관점에서 영화를 볼 때 프랑스는 가톨릭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톨릭이 개신교와 확연히 지닌 차이점을 한 가지 든다면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바라볼 때 고난 그 자체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며, “영광스러운 예수보다 고난받는 예수에 중점을 두기에 가톨릭 정신이 많이 스며든 유럽 영화 특히 프랑스 영화는 삶 속에서 나타나는 고난과 그 상태 자체에 방점을 둔다”고 강조했다.

 

유럽 영화는 사실 그대로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현실을 고발하는 데에 집중한다고 밝힌 이박사는 “유럽의 영화 운동을 보면 가난하면 가난한 상황 그 자체를 드러내며 고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영화를 통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에 무게를 두는 할리우드 영화와 다른 점이다”며, “「괴물」을 비롯한 봉준호 감독의 이전 작품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습이 나타내며 할리우드 영화의 색채가 짙게 배어 나오는 반면 「기생충」은 사람이 겪는 고난 그 무게를 둔다”고 전했다. 또한 “계급문제를 다루더라도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나 성취보다 사회 계급에 관한 문제를 심층적으로 직접 나타내는 대사나 장면은 없이 부자집에서 남는 것으로 생존하고자 하는 싸움 등을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할 뿐이다”며, “유럽에서는 마르크스주의에 많은 영향을 받았기에 이러한 문제가 사회 곳곳에 내재됐다. 그렇기에 「기생충」은 유럽식 코드를 중심으로 한국이라는 배경에 빗대어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고 역설했다.

 

「기생충」은 부자를 타도하자는 논리가 아니라 낮은 계층 간에서 일어나는 생존 경쟁을 그려낸 영화라고 피력한 이박사는 “할리우드 영화는 특정 문제가 생겨났을 때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해법을 나타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렇기에 특정한 만족감을 나타내는 결론이 나타나도록 한다”며, “하지만 부조리극을 알 수 있듯 유럽은 전혀 그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할리우드를 비롯한 다른 나라의 영화에서는 자연재해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면 개인이 이를 헤쳐나가는 장면에 힘을 실지만, 「기생충」은 위에서 아래로 시선을 비추며 가족이 걸어가는 장면을 통해 사건과 공간 전체를 담으려고 한다”며, “이는 사건이 아니라 구조 전체를 드러내려고 하는 감독의 의도와 목적이 영상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다. 즉 봉준호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관객 스스로 이 사회가 지닌 문제를 자각하고 고민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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