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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9.0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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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진 목사.png
 
얼마 전 민족의 명절 한가위를 맞아 기쁜 마음을 한 아름 안고 고향을 찾아온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추석은 한마디로 ‘민족의 대이동’이라 불릴정도로 많은 이들이 고향을 찾았다.


오늘날 명절 풍속도는 과거와 사뭇 많이 바뀌었지만, 온 가족이 한곳에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며 정을 나누는 일에는 변함이 없으리라 본다. 어린 시절 한때로 기억하기에는 우리네 고향이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세월의 미동 없이 우리를 반겨주는 고향의 존재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얼마 남지 않은 안식처이다. 그리고 고향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이는 유전적 가족만 있지 않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가족인 교회가 고향에서 우리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산업사회에 진입하면서 일어난 도시 집중화 현상은 고도성장 시기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귀농·귀촌 문화가 조금씩 퍼지고 있지만, 일자리와 양질의 교육을 찾고자 대도시로 몰려드는 젊은 사람들의 행렬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그렇기에 학교를 끝마치고 풀밭을 뛰놀던 어린아이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졌고 예수님 말씀을 가르치던 주일학교도 문을 닫는 일이 지금 우리네 고향의 현실이다. 이는 고향교회가 처한 위기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임계점이 넘어버린 것으로 교인 수의 회복을 넘어 교회 생존을 염려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고향교회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하는 교회만이라도 이 사회가 돌보지 못하는 저 고향을 돌보는 일에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진정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라면 고통을 호소하며 삶을 지탱하기 버거워하는 우리의 고향을 돕는 일에 힘써야 한다.


도시교회처럼 우리가 자주 찾아가지는 못할지언정 고향교회를 지키는 목회자와 교인들이 서 있는 자리 또한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자리이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까지 계속해서 이어져야 할 영적 공간임을 잊어선 안 된다.


이 공간을 채우고자 오랫동안 명절마다 고향교회 방문을 촉구하는 운동을 전개해왔다. 오랜 울림이 한국교회에 전달되었는지 많은 이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와 감회가 새롭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한국교회 구성원 모두가 지속적으로 고향교회를 위해 부단히 움직여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고향교회를 위한 헌금문화 정착을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바이다.


미국사회에선 유고 시 가족들에게 필요한 만큼 재산을 남겨주고 남은 재정을 자신이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다니던 교회에 상속하는 문화가 있다. 그저 부모님과의 추억을 상기하기 위함만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교회를 돕기 위함 때문이다. 또한 소득 일부를 고향교회에 매달 보내기도 하기도 한다. 비록 몸은 도시에 있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존재임을 자각하는 기독교인들이 뜻을 모아 고향교회를 돕는 이 문화는 한국교회가 충분히 본받을만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 속에서 한국교회가 부흥한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받은 이 축복은 도시에 있는 개교회만을 위함이 아니라 이 나라, 이 민족 공동체 전체에 나누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희망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바람에 우리 모두 함께할 때 하나님의 나라에 한 발짝 더 다가가지 않을까. 고향교회를 향한 한국교회의 사랑이 식지 않길 소망한다.

/미래목회포럼 이사장·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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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교회와 하나 되는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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