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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2.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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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선의 결핍이라 풀 수 있다. 어둠을 빛의 결핍으로 설명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악한 영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다면 악이 선의 결핍이라면 악령은 선한 영이 모자란 것이다. 원래 영은 하늘로부터 왔으니 선함이 모자라다는 것은 하느님과 그만큼 멀어진 것을 말할 터이다. 그러니 악령이란 하나님과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일체의 세력을 뜻할 수 있다.

 

하나님과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들은 모두 악한 영이라 부를 수 있다. 선하고 아름다운 것에 끌려야 할 마음을 다른 무익한 데로 빼앗는 것들 말이다. 그러므로 제국주의적 팽창 경향도, 자본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일체의 경향성도 다 악령이다.

 

복음의 상징적 표현들은 그것을 잘 웅변한다. 팔레스티나 지역에 주둔하던 로마군단의 깃발문양이 멧돼지라는 것과 돼지의 바다 몰살에는 이중적으로 독립투사들의 지중해 익사처형의 명예도 암시한다. 이는 마치 논개 이야기와 같다.

 

물론 악령은 사회구조적으로만 작동하지는 않는다. 시류라는 흐름에 휩쓸린 것일지라도 개개인의 성향에 분명히 개입한다. 마치 근자의 문화현상 - ‘팬‘의 열정이 거대한 물결을 이루는 것처럼 말이다. 돈이라는 우상도, 명예라는 우상도, 인기라는 우상도 악령이다. 두려움이라는 마음도, 돋보이고 싶어하는 마음도, 영혼 깊은 곳에 숨어있는 상처도 다 악령이다. 그렇게 보니 악령은 밖에서 들어온 귀신이 아니라 안에서 발생한 힘이다.

 

무덤을 전전하며 살던 이는 수천의 악령에 시달렸다고 묘사된다. 제국의 정치·경제·문화적 압제와 빼앗음을 암시하지만 마치 수없이 많은 유혹과 탄압에 시달리는 현대인을 그리고 있는 듯하다.

 

오늘도 우리는 그 악령들 앞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성서 언어로 표현하자면 수천의 군대귀신에 둘러싸여 사는 우리이다. 그 악령 청소하는 비결 스승께서 보여주신다.

 

단호함이다. 악한 기운을 빼내려면 단호함이 있어야 한다. 약하게 굴어서는 그것들을 당해낼 수가 없다. 스승의 단호함이 어디서 왔을까. 하늘 어버이에 대한, 선한 것에 대한, 빛에 대한 확신 아닐까. 선한 것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확고한 만큼 단호함의 결기도 더 여물어질 것이다.

 

겨울을 지나노라면 겨울이 끝간 데 없어 보이지만 이제 곧 봄이 온다. 나를 괴롭히고 내 아내를 괴롭히고 내 아들을 괴롭히고 내 딸들을 괴롭히던 악한 영도 선한 기운 앞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봄에 눈 녹듯 사라질 날이 오고야 말 것이다.

 

그런 희망과 확신이 있다면 오늘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온갖 악한 기운들을 스승님처럼 단호하게 다스릴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을 하느님으로부터 빼앗아 먼 어둠으로 끌고 가려는 온갖 것들, 구조악도 돈도 명예도 인기도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아들딸들의 영혼을 하느님으로부터 빼앗아 먼 어둠으로 끌고 가려는 것들, 걱정도 두려움도 비겁함도 상처도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교회가 되길 기도한다. 악한 영에서 벗어나 성령의 은혜에 충만한 기독교인들이 되길 기도한다.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모든 욕망과 우상들, 악한 영들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진정으로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날 수 있다. 추운 겨울의 한기를 벗고 따스한 봄날의 온기를 맞이하듯 우리의 영혼도 악한 기운에서 벗어나 성령의 따스함을 체험하는 봄철이 될 수 있기를 함께 기도하자.

/모퉁잇돌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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