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준목사 신작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던 밤」
시적인 언어로 거장의 진면목을 탐구
저자 삶을 바꾼 아우구스티누수 8문장을 치열하게 사색
감성적인 문장과 감각적인 언어로 쓰인 기독교변증서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저자는 목회자로, 학자와 교수로, 작가로 널리 알려진 김남준목사(열린교회)이며, 그의 근원적인 사색에서 나온 책은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던 밤>(감영사, 2020.12.28.)이다. 부제는 ‘내 인생을 바꾼 아우구스티누스의 여덟 문장’으로 달려 있다.
위 문장에서 드러나듯 이 책은 단순한 자전적 에세이가 아니라 ‘서양사상의 바다로 나가는 수문’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에 관한 저자의 근원적이고 시대성찰적인 재해석이다. 저자는 “제가 읽은 그의 수십 권의 책들 중 깊은 감명을 주었던 여덟 문장을 골랐습니다. 그 여덟 문장을 사다리로 삼아 제 인생의 밤하늘에서 별을 따듯이 의미를 따왔습니다”고 고백한다.
8개의 문장 중 세 번째 “만일 지혜가 바로 하나님이시라면.... 진정한 철학자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다”를 보자. 여기서 저자는 먼저 하늘을 나는 갈매기를 가져온다. 그 갈매기는 저자가 고등학교 시절 감명 깊게 읽은 책 <갈매기의 꿈>으로 자유에 대한 메타포이다. “날아라! 날아라! 너의 자유는 비상이다.”
저자는 “철학, 기독교에 귀의한 내겐 액세서리였다”고 하다 아우구스티누스를 보며 “내 생각이 틀렸다. 그 철학은 이 철학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일생 과제는 하나였다. 그분을 찾아 가는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 치열한 염원이 담긴 3부작으로 <고백록>은 “자기 인생을 통해”, <삼위일체>는 “인간 지성 안에서”, <신국론>은 “세상 역사 속에서” 하나님을 찾아간 발자국이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의 인생을 바꾼 한 문장을 만난다. “진정한 철학자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저자의 사색은 일반상대성이론으로까지 확장된다. “운동하는 물체. 빛보다 빠르면 거리와 시간 모두 허수가 된단다. 그래서? 빛보다 빠른 물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한단다. 어쩌라고? 아아, 그게 지금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 저자는 “묻는 건 철학이 해도 답은 사랑을 통해서 듣는다. 정신을 풀어주란다. 가장 높으신 분을 사랑하여 정신을 상승하게 하란다. 거기서 그 사랑으로 다시 하강하게 하란다”고 의미를 밝힌다. 일반상대성이론을 아는 목사들이 얼마나 될까?
저자의 통찰은 BTS라는 이 시대의 가장 날카로운 문화마저 꿰뚫는다. “사랑을 찾을수록 외롭다. 무엇 때문일까? BTS의
그리고 저자는 초등학교 2학년 시절의 한 아스라한 기억을 소환한다. 그러면서 “학교는 싫었지만 그 선생님은 좋았다. 가르쳐주는 건 다 배우고 싶었다”며, “선생님 사랑하면 그 과목 좋아하게 된다며? 그분을 사랑하면 우리는 무슨 과목 좋아하게 될까?”라며 의미심장은 질문을 던진다. 3번째 사색은 “깊은 밤. 바람 속에 벌써 겨울이 들어와 있다. 따뜻한 찻물이 끓는다. 뭘 마실까? 채깍 채깍 채깍”으로 끝을 맺는다.
저자 스스로 밝히듯이 이 책은 철두철미하게 아우구스티누스의 신학에 바탕을 둔 기독교변증서이다. 즉 C. S 루이스의 저 유명한 책 <순전한 기독교>와 같은 ‘과’이다.내용은 매우 깊다. 그러나 술술 읽힌다.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코어’를 감각적이고 회화적인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이 시대의 탁월한 기독교 변증서이자 안내서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한 단락은 저자의 깊은 사색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유채색의 삶. 무채색의 죽음 위에 놓고 봐야 멋있다. 시간은 영원 위에서, 잠시 있을 건 항상 있는 것 아래에서 빛난다. 땅이 하늘 아래 있어 변화도 있는 거다. 사건은 땅에서 일어나고 의미는 하늘에서 주어진다.”
당연히 불신자에게 선물해도 좋다. 베토벤과 바흐와 같은 고전적 음악에서부터 비틀즈의 노래, 그리고 최신의 BTS와 또 가야금 산조까지 함께 들을 노래들이 등장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의 연극 이야기부터 현대 영화를 망라하는 폭 넓은 문화의 향연도 곁들여 맛볼 수 있는 책이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재료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