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여성으로 더 잘할 수 있는 사역 집중해야
2018/12/05 11:0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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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여성목사’의 현실과 미래
6면1.jpg▲ 합동교단 지도부에서 군목 같은 특수분야에 제한적으로 여성안수를 허용해야한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03회 합동총회에서 여성목회자 회원들이 여성안수 허용을 요구했다.)
 
여성안수 안하는 교단의 여성인재들 허용교단으로 이동하는 유출현상 확산
여성목사 스스로 자기계발하고 교단차원에서도 제도적 지원방안 마련 절실

‘여자목사’는 시작부터 논쟁적이다. ‘남자’목사란 용어는 거의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자목사란 용어 속에는 ‘여자는 목사가 될 수 없다’는 함의가 은연중에 들어있다. 그러나 여성목사는 한국교회의 현실이고 일상이다. 여러 교단이 난립해 있는 한국개신교의 특성상 정확한 통계수치는 없지만 한국교회 전체 목사의 약 10%에서 13% 정도가 여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안수 점차 허용하는 추세
2018년 현재 여성안수를 허용하지 않는 교단으로는 합동, 대신, 고신 등의 ‘보수적’ 장로교단이 대표적이다. 그 외의 대부분 교단은 여성안수를 허용하고 있다. 물론 이런 단순한 수치만으로 여성안수 허용이 한국교회의 ‘대세’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여성안수는 계속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1994년 제 73회 총회에서 여성안수를 통과시켰다. 전국여교역자연합회 김혜숙 사무총장에 따르면 현재 약 2천500명의 여성목사가 사역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교단목사 중 약 12%에 해당하는 수치다. 1996녀 19명의 여성이 목사안수를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약 200배라는 폭발적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1955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여성안수를 허용했던 감리교단에서도 여성목사의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여교역자회 총무 윤정미목사에 따르면 기감 정회원 약 만 명의 목사 중 대략 800백 명이 여성이다. 통합교단에 비하면 적은 숫자이지만 감리교에서도 여성목사의 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렇게 여성목사의 수는 각 교파나 교단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전체 소속 목사의 10% 내외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그렇다면 여성안수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에서 가장 큰 교단이자 ‘장자교단’으로 자임하는 합동은 여성안수를 허용하지 않는 대표적 교단이다. 합동에서 여성안수를 반대하는 입장은 비교적 간단하다. 성경이 금지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드는 구절이 고린도전서14:34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그들에게 말하는 것을 허락함이 없나니”이다. 또 디모데전서3:2인데, 여기서는 감독의 자격을 남자로 국한하고 있다. 이렇게 성경을 근거로 여자에게 목사안수를 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물론 ‘남존여비’라는 한국민족의 뿌리 깊은 의식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반면 여성안수 찬성 측 역시 성경을 가지고 논리를 전개한다. 반대측에서 근거로 제시하는 성경구절들은 당시 시대의 문화와 상황 속에서 이해해야한다 것이다.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사무총장 이은주교수는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인간의 언어로 기록됐기에 당시의 시대와 문화 속에서 이해해야한다”며, “한 구절을 맥락에서 분리시킨 뒤 지금 우리의 상황으로 직접 가져오는 것은 올바른 신학적 작업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렇게 같은 성경을 가지고 찬성과 반대가 교차하고 있다. 

그런데 몇 년 사이 합동 안에서 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합동에서 감지되는 변화 기류 총회에 ‘여성사역자지위향상,여성군선교사파송및사역개발위원회’라는 긴 이름의 위원회가 설치된 것이다. 여성안수 이슈 자체에 대해 무시하던 그 동안의 태도를 봤을 때 ‘여성사역자 지위향상’이나 ‘여성 군선교사 파송’이라는 단어를 꺼냈다는 게 ‘파격’이라는 것이다. 합동교단 역시 여성안수 이슈를 그저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월 22일 여성위원회는 총신여동문회 임원을 초청해 여성 사역자들의 현실과 건의사항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여성위원장 김재철목사는 “현재 여성 군목의 필요가 높아지는데 반해 우리 교단은 아예 국방부에서 파송 요청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군 선교와 같은 특수 선교에 한해서라도 여성 목사안수를 허용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합동교단 지도부에서도 여성안수를 일부나마 허용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난 103회 총회에서는 여성선교사의 성례권을 통과시키기까지 했다. 물론 이러한 작은 변화가 ‘여성안수 허용’이란 큰 태풍으로 변하게 될지 아직까지는 미지수이다. 

그동안 요지부동으로 여성안수를 불허하던 합동교단 안에 이런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는 것은 여성 인재들의 유출이 크다는 위기감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8월 한 세미나 석상에서 소강석목사(새에덴교회)는 “우수한 성적으로 신대원을 졸업한 여성 사역자들이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교회 내에서 파트타임 부교역자로 섬기곤 하는데 이에 대한 불만이 갈수록 커진다”며, “그래서 뛰어난 여성 사역자들이 여성안수를 허용하는 다른 교단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인력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소목사의 이러한 발언은 지금 합동교단 지도부의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여성목사로서의 전문적인 영역이 있으며 지금 시대 속에서 이를 더 이상 경시하거나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것이 군목분야이다. 그동안 남자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군대에 여성들이 꾸준하게 진출하고 있다. 여자장교와 하사관은 이제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니다. 이에 따라 여자군목의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차별받는 여성목사의 현실
한국교회에서 여성목사의 현실은 한마디로 열악하다. 전국여교역자연합회 김혜숙 사무총장은 “여성목사에게 사역할 자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통합교단 전체 여성목사 중 약 12%가 현재 무임상태”라고 토로했다. 똑같이 신학을 졸업하고, 시험을 쳐서 안수를 받았지만 사역현장에서 여성목사는 ‘여자’라는 이유로 은근히 밀리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례비에서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여자목사라는 이유로 남자보다 적은 사례비를 받게 된다. 결혼을 했으면 남편이 있다는 이유로, 결혼을 안 했으면 혼자 산다는 이유로 적은 사례를 받는 게 큰 문제이다”고 김혜숙목사는 설명했다. 김목사는 “교회에서 여자목사는 설교나 성례보다는 아이를 돌보는 교육파트에 주로 일을 하게 된다. 물론 커피를 타던 과거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것이다. 그러나 여자목사에게 담임목사나 설교 같은 목사로서의 핵심적인 일은 거의 맡기지 않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감리교에서 여성목사의 현실 역시 통합과 유사하다. 기감 여교역자협의회 총무 윤정미목사는 “감리교에는 1972년에 ‘결혼한 여성에 대한 담임목사 불허’라는 차별조항을 만들었고 1989년까지 존속했다. 또 부부목사가 한 교회에서 사역할 수 없다는 법이 있는데, 이는 불합리한 법이 아닐 수 없다”며 여기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통합의 경우와 비슷하게 사례비에서도 차별을 받는다.

통합이나 기감의 사정은 그나마 낫다고 볼 수 있다. 김혜숙목사는 “통합이나 기감 같은 교단은 역사가 있어서 조직이나 체계가 그나마 잘 돼있는 편이다. 문제는 그렇지 못한 교단이다. 이런 교단에서 사역하는 여성목사들의 처우가 통합이나 기감보다 훨씬 더 열악하다”고 말했다. 
연합기관에서도 여성목사의 현실은 열악하다. 교회협에서 위원 27인중 여성이 8인으로 ‘헌장’에 명시된 30% 의무조항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기독교서회, 성서공회, 찬송가위원회, 기독교방송 등은 전무한 상태로 조사되었다. 또한 간혹 여성목회자가 정책결정기구에 진출했다 해도 주요자리와 고위직은 남성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6면3.jpg▲ 대전반석교회 박정미목사는 성공적인 ‘여성목회’의 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여성목사로서 전문성 계발
남성보다 여성이 더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감성적인 면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효과적인 능력을 보인다. 이것은 목회사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교회에서 모범적이고 성공적으로 목회를 잘 하는 여성목사들이 존재한다.

대전반석교회 박정미목사가 이런 경우에 속한다. 박목사는 “교회는 보통 남자보다는 여자가 많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정에서 일어나는 자녀교육 문제, 고부갈등, 부부문제 등에 대해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믿음의 여성”을 강조했다. 박목사는 “동양적 사고의 환경에서 여성에게 요구하는 아내의 역할, 며느리의 역할, 아내의 역할도 넓게 보면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것을 믿음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풀어나가는 것이 ‘믿음의 여성’이다”고 설명했다.

박목사는 여성목사의 현실에 대해 “신학을 졸업하고 사역을 하고 있는 여성목사를 보지만 그 역할을 잘 하고 있지 못한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돼 안타깝다”며, 여성목사들이 좀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목사는 처음 신학을 할 때 여성에 대한 선입관을 깨기 위해 “남자보다 더 많이 책을 읽고, 더 많이 공부했고, 더 많이 기도했다”고 전했다. 또 “그 동안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헌신한 여성신앙인들의 힘은 세계적이다”며, “여자후배들이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높이고 스스로를 계발하면 분명 하나님께서 선한 것으로 인도하실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정미목사의 사례는 한국에서 여성목회자의 미래에 대해 하나의 방향을 잘 제시해주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모두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동등한 존재이다. 그러나 남자는 ‘남자’로서, 여자는 ‘여자’로서 디자인됐다. 그래서 여성목사는 여성으로서의 장점과 특징을 살려 자신만의 사역과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특히 앞으로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더 확산되는 추세이다. 사회적으로 성평등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여성목사 스스로 자신을 준비시켜야 한다. 또 각 교단도 이에 대한 충분하고 효율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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