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Y서 기독시민아카데미
영성생활로 ‘아픈 지구’를 살린다
◇서울YWCA는 구미정교수와 함께 기독시민아카데미를 온라인 줌(ZOOM)으로 진행했다.
기독시민 역할은 피조물의 신음에 응답해 더불어 공생하도록
하나뿐인 지구 소중히 여기고 공공선 실천하는 영성인의 삶을
서울YWCA(회장=이유림)는 지난달 20일 창립 100주년 기념으로 기독시민아카데미 3회기 강연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살고 살리는 영성으로의 부름」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강의는 구미정교수(숭실대 초빙·사진)가 맡았다. 아픈 지구와 고통받는 공동체성의 회복을 위한 대안으로 기독시민의 영성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구미정교수는 “창조세계를 지으신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내는 신음소리를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듣고 이에 응답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기독교인의 영성이자 ‘슬기로운 영성생활’이다”고 말했다.
구교수는 ‘기후붕괴시대’에 하나님이 우리를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 공생인)로 부르시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를 염려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왜 먹을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며, “하나님은 우리에게 창조세계를 돌보는 대리인의 자격과 역할을 주셨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보며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알게 하라고 하셨다. 인간이 통로가 되어 공공의 행복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이며, 하나님의 ‘살림’이다.
구교수는 “‘살림’이란 하나님의 창조 노동을 정의하는 아름다운 말이다”며, “생명을 주신 분의 뜻대로 살아보려고 몸부림치는 것이 자신과의 관계에서의 ‘살림’이다. 살림의 반대말은 죽임이다. 죽임 혹은 살림의 영성을 판가름하는 것은 바로 ‘내가 오늘 한 말과 행동들이 누군가를 살린 일일까, 죽인 일일까’하는 것이다.
그리고 구교수는 공공의 영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왜 사람은 공공 영역에 참여해야 하는가’, ‘무엇이 시민으로 하여금 공공 영역에 참여하도록 이끄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어 그는 “인간은 세 종류가 있다”며, “첫째, 내가 살고자 남을 죽이는 사람, 즉 제국주의자이다. 둘째, 나부터 살고보자는 사람, 즉 이기주의자이다. 셋째, 너가 살아야 내가 산다는 사람, 즉 이타주의자이며 구원자이다. 세 번째 사람이 우리의 목표이자 기독교인의 영성이다”고 말했다. 이어 “유대인 출신의 여성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책 <인간의 조건>에서 ‘건강한 시민들이 자기의 공공 의견을 펼치는 모든 것이 바로 공론장에 참여하는 인간의 의무이다’고 했다. 인간은 공공의 행복을 누리는 것이 진정한 시민으로서의 행복인 것이다. 우리에게 오는 낯선 타자, 그 누구라도 문을 열어 우정을 나누는 것이 ‘환대’이며, 이것의 다른 이름은 ‘사랑’이다”고 말했다.
한국은 OECD국가 중 인구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4위이다. 구교수는 기후위기를 넘어선 ‘기후붕괴시대’에 탄소금식 운동에 동참할 것을 강조했다. 구교수는 “과학자들에 의하면 2040년에 지구의 온도가 한 1.5도 올라간다”며,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산호초의 약 90%가 죽는다. 또 바다 생물이 멸종된다. 만약 지구 온도가 2도 올라가면 생물종의 3분의 1이 멸종한다. 요즘 벌이 사라지고 있고, 북극곰과 펭귄들이 갈 빙하가 없다는 것, 이것이 우리의 운명을 예견한다. 산업혁명 이전에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을 유지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 농도는 400ppm을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한편 기독시민아카데미는 동 단체의 핵심 운동 주제인 성평등, 기후위기, 노동, 평화를 신앙과 연결해 기독시민으로서 환대와 평화의 삶을 살아가도록 돕고자 기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