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개아버님 잘 지냈어요?”
“잘 지냈지, 어서들 와”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냅니다.
매주 금요일, 따밥은 노숙인들이 계시는 텐트촌에 방문해 준비된 도시락을 전달하고 한 주간 어찌 지냈는지, 어려움은 없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서로의 안부와 살아온 그리고 살아갈 긴 인생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합니다.
그렇게 깊어진 관계를 통해 우리는 그들을 위한 구체적인 기도 제목을 발견합니다.
따밥(따뜻한 밥차)은 성남시 야탑과 모란, 신흥에 계시는 약120명의 노숙인과 어려운 이웃에게 주일마다 도시락과 한 주간을 살아갈 물품(컵라면, 햇반, 생수, 커피 등)을 전하는데, 한 끼의 도시락을 전하는 걸음이지만, 이 걸음이 쌓여 서로를 향한 친구요 이웃이 됩니다. 그렇게 따밥은 교회로, 비영리단체로 지역의 노숙인들을 위한 삶의 예배를 드립니다.
따밥의 핵심가치는 함께그리고 존중입니다.
따밥은 인생의 길을 함께 걷는 연습을 합니다. 가다가 넘어지면 옆에 있는 사람의 손을 잡아줍니다. 천천히 가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함께하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이며, 함께 가는 길이 외롭지 않고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밥은 이웃의 경계를 확장합니다. 우리 주변의 다양한 이웃, 특별히 소외된 이웃, 노숙인은 우리의 이웃이며 친구입니다.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일은 아름답고 가치있는 일입니다.
끝으로 따밥은 서로를 존중합니다. 노숙인들의 현재의 삶은 판단 되어질 일이 아니며, 모두에게 있을 인생의 실패와 아픔을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존중함으로 아프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 섬기는 훈련을 해 나갑니다. 이 연습이 무르익어 서로를 감동케할 때 우리는 큰 기쁨을 경험합니다.
소개된 사역을 중심으로 따밥교회는 다양한 교회의 모델이 요구되어지는 시대에, 조금은 다른 옷을 입고 세상 속에 복음의 힘과 위로가 필요한 이들의 친구가 되고자 찾아가는 교회입니다. 이 사역이 지속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그리고 지역 교회들과 연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데, 현재 지역의 다섯 교회들이 매주 밥을 짓고, 도시락을 포장하는 일, 또한 후원천사들의 손길이 모여 함께 사역을 연합합니다.
사역을 하는 동안 크고 작은 기적들이 필요를 따라 공급되는 일은 물론, 도움을 준다 생각했던 우리에게 내민 노숙인들의 따뜻한 섬김과 용기의 말은 우리의 눈가를 적십니다.
힘든 순간들.....
왜 없겠습니까? 그러나 그 시간을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될 기쁨과 감사가 우리 안에 고백 되어질 때마다 우리는 하나님이 앞장서 일하심을 고백하게 됩니다. 2022년 12월 성탄절 주간, 혹독한 추위에 돌아가신 노숙인분은 저희 멤버들이 정성껏 사랑과 마음을 전했던 분입니다. 매일같이 일기를 쓰며 저희에게 가족도 외면한 인생을 돌보아준다며 감사 인사를 겸손하게 하시던 분이셨는데 그해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그가 남긴 일기장에 “세상은 혹독하다 그런데 나를 돕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 감사하다. 참 좋은 사람들이다.” 이 짧은 글에 멤버들이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장례를 치러야 했던 그날 밤, 늦은 시간에 찾은 둘째 아드님은 한없이 울며 저희에게 감사 인사를 건내고 가족장으로 쓸쓸하지 않게 한 노숙인의 삶이 마무리되던 일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이런 일들이 지면에 다 기록할 수 없으나 이 시간과 사건들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간들입니다.
한 봉사자분이 이야기합니다. “따밥은 성경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써내려가는 듯하다 느낍니다.”
바라기는 힘들고 어려운 일들앞에 돌아서지 않을 용기와 믿음이 우리 안에 자라나기를 그래서 묵묵히 그리고 겸손하게 이 부름의 길을 끝까지 걸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따뜻한 밥차 대표·목사
